라넬리스 동남부의 도시로서, 대도시의 동부에 인접하고 있는 바샬라(Bashala) 는 여러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원래는 지난 493 년 말에 방문할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인근의 해양 박물관 관람 이후, 날이 너무 늦어버려 사실상 방문할 수 없어 포기했다가 1 년 반만에 다시 방문하게 된 것.
  바살라의 해안 입구에는 커다란 대문이 자리잡고 있었고, 대문 너머로는 나무들과 수풀들로 둘러싸인 산길이 있어서 그 산길을 따라 올라가야만 할 필요가 있었다. 산길 한 곳에는 전동 수레의 정거장이 있어서 그 정거장을 통해 전동 수레에 탈 수 있기는 하였으나, 이왕 산길을 오르려면 걸어서 올라가는 편이 낫지 않겠나 싶은 생각에 걸어서 산길을 오르는 선택을 하였다. 사실은 탑승비가 꽤 비싼 탓도 있기는 했다.
  한창 서쪽 방향-산길 오르는 방향으로 오른쪽 방향으로서 남쪽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을 따라 산길을 오르다가 자갈들이 깔린 작은 해안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해안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우측에는 바위길이 있어서 그 길을 통해 배를 탈 수 있었다지만 배가 운행되지 않고 있기도 했고, 굳이 배를 탈 필요가 없기도 해서 바위길은 적당히 오르다가 내려왔다.
  그 당시에는 파도가 워낙 거칠었다보니, 바다와 직접 맞닿을 수 없는 높은 바위길에도 바위가 파도에 부딪쳐 그 물보라가 내가 위치하고 있던 곳까지 튀어오르고 있었다. 어떤 때는 크나큰 파도가 부딪쳐 그 일부인 물이 옷에 튀어오르기까지 하고 있었다. 바위길에서 내려온 이후로 나는 자갈밭 해안에 잠시 머무르고 있었다. 자갈밭 해안에는 여러 사람들이 머무르고 있으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있었다. 나도 그 해안에서 오후를 보내고 싶었지만 보다 좋은 곳이 더 높은 곳에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바로 떠나기로 하고, 바다의 모습을 잠시 바라본 끝에 떠나갔다.

  산길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인공샘이 있어서 그 샘을 통해 세수를 할 수도 있고, 물을 마실 수도 있었다. 날씨가 무척 덥고, 땀을 많이 흘린 탓에 목이 자주 말랐고, 그래서 길을 가다가 샘을 만날 때마다 세수도 하고, 물도 조금씩 마시고는 했다. 그러다가 섬의 절벽가로 추정되는 곳에 이르렀을 때에 전망대로 추정되는 어떤 건물과 마주하게 되었고, 건물 근처에 갈림길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른쪽 길목은 전망대 하부로 내려가는 길로서, 그 하부를 통해 해안가 바위로 내려갈 수 있었다. 그 해안가 바위가 위치한 곳이 바샬라의 남쪽 해안 지대로서, 바샬라의 가장 아름다운 경관 중 하나였다. 청록색 바닷물이 구름과 먹구름이 무늬를 그리는 하늘 아래로 펼쳐져 있는 광경을 여러 사람들이 여유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바다를 향하는 방향으로 좌우측에는 절벽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절벽을 이루고 있는 바위가 여러 줄무늬를 그려내며 특이한 분위기의 광경을 만들고 있었다. 이 줄무늬는 지층이 이루고 있었을 것임이 분명했다. 여러 성질을 가지는 바위들이 굽이진 층을 이루며 겹겹이 쌓인 모습이 절벽을 바라보는 나에게 보였다.
  건너편 바다로는 작은 배들이 간간히 바다를 가로지르는 모습이 보였다. 빠른 속도를 내며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좌측으로, 또 우측으로 나아가는 그 배들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세히 보거나 하지는 못했지만 분명 그 물보라를 일으키는 배 위에서 즐거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을 것임이 분명했다.
  절벽 바위에는 물이 고인 부분-빗물이 고인 것으로 추정된다-이 곳곳에 있었으며, 그 고인 물에는 조그마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올챙이들이었다. 조그마한 올챙이들이 꼬리를 흔들며 그 작은 웅덩이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직 어린 개체들이라서 그러한지 그 크기가 손톱 크기만큼 자그마하기는 했으나, 개구리로 성장하더라도 그렇게 커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아 보였다.
  '그런데 어떡하니, 저 웅덩이는 먹을 거리도 없을 텐데.'
  신기해 보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불쌍하기도 하였다, 그들도 점차 몸이 커질 것이고, 아직은 그 웅덩이가 넓기는 하지만 개구리로 성장하면 좁아질 것임이 분명한데다가 올챙이가 먹을만한 것도 없어 보여, 결국에는 서로가 서로 잡아먹거나 웅덩이 속에서 굶어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음이 그 이유였다. 비로 인해 급하게 생겨난 웅덩이인 탓에 언제 말라버릴지도 알 수 없었음에 대한 걱정도 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웅덩이를 발견한 이후, 어린 소녀들이 웅덩이로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일부는 물병 안에 올챙이를 넣어두기도 하였는데, 물 속에 들어가거나, 웅덩이 속에 있거나 상황은 거기서 거기일 것이고, 그 소녀들이 올챙이를 잘 키울 생각을 한다면 오히려 웅덩이 속보다 낫다는 생각도 들었기에 그에 대해 나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곧 비가 올 것만 같은 기세였건만 비는 끝내 오지 않았고, 날이 어두워질 즈음이 되자, 날씨가 다시 맑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밤이 되니, 날도 어느 정도 맑아지기도 했고, 더위도 어느 정도 누그러져서 거리를 돌아다닐 만해졌다. 밤이 될 무렵, 나는 바샬라의 중앙 광장에 이르러 거리 공연을 잠시 구경했었다.

  다음날에는 바샬라의 해안 구경을 하고, 수영을 해 보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예약한 열차 출발 시각이 되기 1 시간 즈음 전에 떠났고, 20 여 분 전에 간신히 열차로 올 수 있었다. 열차로 온 이후로는 산악 열차를 통해 엘젠으로 돌아가서 엘젠을 통해 집으로 돌아갔다. 1 박 2 일이나 시간을 보냈으나, 그것만으로도 아쉬웠고, 그래서 어딘가 행선지를 정해 떠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