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에스 궤도 안쪽 우주 공간 내, 모함 그란 젤레바 내부 ###
  "후우, 그래도 빨리 끝나서 다행이야~."
  침대에 누워 있는 채, 두 팔을 머리 위에 올리면서 루시아가 밝은 목소리로 말하고서, 이제 세이렌(Seiren) 으로 가서 그 곳의 제철 업소에 고철들을 넘기기만 하면 된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의자에 거꾸로 앉은 채,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클레어가 힘든 일을 겪었는데도 루시아는 기운이 넘친다고 말하고서 어떻게 하면 전투에 잔해 수거까지 하면서 그러할 수 있느냐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루시아는 차분한 표정을 짓더니, 에리사와 저스틴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클레어는 저스틴의 사정부터 말하였다.
  "저스틴은 현재 쉬고 있어. 하지만 함교 내에 항시 머무르며 앞으로 있을 일에 대비하고 있지. 그 아이가 암만 그래도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아냐, 함장 역할을 맡고 있어서 언제 어떻게 누구와 연락을 취하게 될지 모르니까, 대기를 하고 있는 것이지, 함내 관리도 실상 그의 몫이고. 일이 많아도 내가 저스틴을 함내에 있도록 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너도 알고 있잖아."
  "그렇기는 해." 그 말에 루시아는 그렇게 답을 하고서 살림꾼까지 일을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라고 말하였다. 그 이후, 클레어는 곧바로 에리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에리사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고서 옷을 갈아입은 이후에 창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어.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라 우울해져서 우주 공간을 가만히 바라보기라도 하면서 그 우울함을 달래고 싶은가 봐."
  "에리사에게 소망이 하나 있었지, 작은 집이라도 가져서 그 집에서 평화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것."
  "그랬었어. 그러면서 하나의 행성에 머무르며 좋은 사람들도 많이 알며 지냈었는데, 그런 일을 당했으니, 우울한 상념이 마음 속에 머무를 만도 해. 그 상념에 잠겨 있으면, 나나 루시아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리가 없으니, 그 때에는 혼자 머무르려 하는 것이겠지."
  그 이후, 클레어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만히 창가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였다.
  "나나 루시아는 자유로운 삶을 원하고, 그러면서 여기저기 떠돌고 싸움도 일상이 되다보니, 싸움이 있는 세상에 대해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에리사의 경우는 달라. 단 한 번이었지만, 평화로운 삶이라는 것을 체험했고, 그런 삶에 만족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도 했었어. 그 삶이 깨어진 상태에서 전장으로 돌아오는 일이 그에게 그렇게 좋은 일만은 아니겠지."
  이에 루시아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냐고 묻자, 클레어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에리사 자신도 그러함은 알고 있을 거야. 알면서, 싸움을 행하고 있겠지. 모른다면, 전장에 있을 리가 없잖아."
  그 후, 클레어는 루시아에게 에리사를 데려올 것인지에 대해 묻자, 루시아는 "내버려 둬." 라고 말한 후에 자기 스스로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는 이라고 그에 대한 언급을 하고서 곧 진정하고 돌아올 것이니 기다리고 있어 달라고 그에게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잠시 후, 루시아는 화제를 바꾸는 물음을 건네었다.
  "그건 그렇고, 클레어, 두 곳에서 일어난 레다 시스템의 폭주, 모두 그들의 소행임에는 틀림없지?"
  "응, 에리사가 마주쳤던 이들과 너의 증언을 통해서도 그런 추론이 가능했는데, 여기에 네가 아리에스에서 건네었던 레다 시스템의 코어를 분석한 결과, 레오 성계의 고대 언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흔적과 함께 그들의 언어에서 사용하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한 사례까지 발견하면서 확증이 가능했지. 본래 레다 시스템은 보안을 위해 데이터 파일의 2 개 복사본을 만들어 원본은 명칭 및 내용을 그들의 공용어로, 사본은 그들이 사용하던 고대 언어로 표기하지. 여기서 걸렸던 거야."
  그리고서 레오 성계의 고대 언어 중에는 문법이 복잡한 언어도 있고, 그들만의 고유 용어를 레오 성계의 고대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걸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언급도 하였다. 이에 루시아가 천장으로 시선을 향하는 채로 클레어에게 물었다.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 생긴 결과란 말이지?"
  "그렇지." 그 물음에 클레어는 그렇게 답을 한 이후에 저스틴이 결과를 받아보고, 곧바로 그 세력의 특성 및 엑셀리세에 위치한 적 세력에 대한 대처 관련 사항을 포함한 보고서를 작성한 이후에 곧바로 라이트 성계의 아쿠에리아에 위치한 라이트 성계 수호 사령부에 제출했음을 밝혔다. 그리고 사령관으로부터 라이트 성계 의회에 보고를 행하고서, 은하 행성 연합 중앙 의회에 보고 자료를 통해 라이트 성계 대표 의원들이 은하 행성 연합 중앙 의회에 그란 젤레바에 속한 이들이 전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펼치겠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면 엑셀리세의 전투에서도 우리가 나설 수 있는 거야?"
  그 이야기를 듣고서 루시아가 물음을 건네자, 엑셀리세와 같은 중요한 곳에서 특정 세력이 전투를 행하도록 하는 일은 행성 연합 중앙 의회의 상임 위원들이 만장일치를 해야만 가능하다고 말하고서 논의가 잘 이루어진다면 반드시 가능할 것이라는 말을 하였다.
  그 이후, 루시아는 어떻게든 잘 되겠지, 라는 말을 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왼편에 놓여진 책을 무릎에 놓고 책장을 펼치면서 물었다.
  "세이렌에 갔던 셀리나 언니는 잘 있지?"
  "응, 혼자 섬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등대지기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행성이 워낙 평화롭고 고요해서 달리 하는 일이 없다고 하더라고. 그러면서도 외로움을 가끔 느껴서 루시아나 에리사를 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하더라."
  "에리사를 보고 얼음 같은 아이라고 칭할 때는 언제고, 헤어지니까 보고 싶지?"
  그 이야기를 듣고서 루시아가 자신의 곁에 없는 셀리나에 대한 놀림의 감정을 드러내는 목소리를 내며 물었다. 그러자 밝아진 표정을 지으며 클레어가 말하였다.
  "겉으로는 그렇게 말했으면서도, 따뜻한 감성을 자주 드러내던 에리사가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야, 그 아이가 만들어주었던 목도리는 지금도 갖고 있대."
  이에 루시아는 밝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였다.
  "그래~, 그런 언니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데, 함부로 싫다는 말을 하겠니, 아아~ 나도 셀리나 언니가 보고 싶다, 있다가 세이렌으로 갔을 때, 한 번이라도 만나보자."
  그러자 클레어는 미소를 띠며 물었다.
  "그 셀리나로부터 무모하다고 만날 지적을 당하면서 기분 나빠할 때는 언제고 그런 말을 하니? 너무 깐깐하다고 마음에 들어하지 않기도 했었잖아."
  이에 루시아는 밝은 목소리를 이어가며 말하였다.
  "그 때는 그 때고, 지금은 지금이야. 같이 살다보니 정이 든 것이지. 그리고 셀리나도 나나 에리사 언니 등을 보호하려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이었잖아, 믿고 의지할 이는 동료들뿐임을 그 언니는 분명 알면서 그렇게 대하는 것일 테고, 나도 그런 그를 이해할 수 있어."

### 1301 호실 내부 ###
  전등이 꺼진 방 내부. 어둠에 감싸인 방의 창가에 서 있으면서 에리사는 평상복 차림을 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그 때, 문이 열리고 복도의 빛이 비추어지는 너머로 팔짱을 낀 채,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기 시작하는 저스틴. 그렇게 그가 들어오는 동안 에리사는 인기척을 느끼면서도 가만히 서 있으려 하였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날 무렵, 저스틴이 문가에 서 있으면서 에리사에게 말을 걸었다.
  "예나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니?"
  그러나 에리사는 당장에 그에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잠시 후에 그가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모습을 보며 지금껏 지켜보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응, 이런 모습을 보이면 나도 걱정이 되어서 그래."
  그 물음에 팔짱을 끼고 있으면서 저스틴이 화답하고서, 곧바로 그에게 예나라는 이는 잘 있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알고 있었구나." 라고 그에게 말을 건네는 에리사. 그리고서 그에게 잠시 잠들었을 무렵, 벌판에서 화사한 드레스를 입은 채, 자신을 먼 곳에서 바라보고 있던 예나의 모습을 보며 그를 향해 다가가려 하는 꿈을 꾸었다고 말한 후에 그러면서 엑셀리세에 머무르고 있는 그를 생각하며 그를 그리워하고, 또 3 년 간 갇혀 있는 동안 무슨 일을 당한 것은 아닌가에 대한 걱정도 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그 이후, 차분하게 이야기를 듣고 있기만 하던 저스틴에게 그는 그러다가 자신과 예나 그리고 아미와 함께 살아가던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하나씩 떠올리면서 평화롭게 살아가던 시절을 잠시 그리워하기도 하였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이에 온화한 목소리로 물음을 건네는 저스틴.
  "그들을 지키지 못하였음에 아직도 죄책감이 있는 거야?"
  "...... 응, 그러할 수밖에 없어." 이에 어두워진 표정을 짓는 채, 고개를 숙이며 답하는 에리사. 그러면서 마을 사람들이 죽지 않을 수 있게 할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었음에 후회하고 있다는 말을 하였다.
  그 이후, 그는 차분하지만 이전에 비해 어두워진 목소리를 내며 그런데다가 자신은 아린다 성계의 그 마을에 살던 이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로서, 마을 사람들로부터 예나를 보살펴 달라는 약속 을 받은 사람인데, 현재는 예나의 곁에 머무르지 않고 우주를 헤매고 있어서 그로 인해 죄를 짓고 있다는 생각을 항상 마음 속에 두고 있음을 그에게 밝히기도 하였다.
  그 이야기가 끝나자 저스틴은 "그랬구나." 라고 말하고서 처음 듣는 이야기가 많았음을 밝히고서 덕분에 에리사가 마음 속에 어떤 고민을 품고 있는지를 그 이야기들을 통해 알 수 있었음을 밝혔다. 그 이후, 살며시 눈을 감는 저스틴. 그리고서 "에리사." 라고 조용히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조용히 그의 두 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맞잡았다. 이에 잠시 당황하다가 곧 평온한 표정을 짓는 에리사에게 저스틴은 온화한 목소리를 이어가며 말하였다.
  "그 생각은 너 자신만의 생각일 뿐이야,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터전에서 태어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도망가지 않고, 사람들을 위해 마을을 지키려 하였던 에리사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거야. 다른 마음을 품지 않고, 그들을 위해서만 싸웠는데, 어찌 죄인이라 생각하겠니?"
  그리고 말 없이 자신을 끌어안는 두 손을 잡고 있는 에리사에게 말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너는 악인이 아니야, 에리사. 그러한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책망하는 일은 이제 그만 해, 그러면 먼저 떠나갔던 이들이 그러한 너를 안타깝게 바라보려 할 거야."
  "그래, 그렇게 해 볼게." 이에 알았다고 답을 하는 에리사. 그러다가 한 가지 떠오른 예감이 있었다는 말을 건네고서 그 예감이 무엇이었냐고 저스틴이 묻자, 이상하게 근래부터 아미가 자신이 모르는 어딘가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주 난다는 이야기를 답으로써 하였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 아미가 에리사와 함께 지내던 아미가 맞냐고 묻고서, 에리사가 그렇다고 답을 하자 저스틴은 "잘 된 것 같아." 라고 다소 밝아진 목소리를 내면서 그에게 격려가 될 수 있는 말을 다소 여린 느낌을 주는 목소리로 하였다.
  "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정말 그 생각대로 어딘가에 아미가 살아있을 가능성도 있을 거야. 그러면서 에리사를 그리워하고, 또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러하면 찾을 수도 있겠지."
  "그러하겠지." 그 이후, 저스틴은 밝은 목소리를 내면서 화답하였다.

  그리고서 잠시 후, 계속 그의 두 손을 계속 맞잡고 있는 채, 물었다.
  "마을 사람들, 좋은 사람들이었겠네? 그들을 지켜주려 하고, 그 일을 하지 못하자, 못하던 자기 자신을 원망하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니."
  "응, 그랬었어." 그 물음에 곧바로 답을 하는 에리사. 그리고서 다시 그들과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항시 품고 있다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예나가 있지 않느냐고 묻는 저스틴. 그리고 그의 두 손을 가슴 언저리로 올리면서 그의 가녀린 두 어깨를 끌어안으려 하면서 말하였다.
  "그리고 내가 있잖아, 에리사."
  이에 자신의 어깨를 안은 저스틴의 두 손을 맞잡고 있는 채, 온화해진 표정을 지으면서 자신을 안고 있는 저스틴에게 물음을 건네려 하였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고 있어, 울고 싶은 생각이 생기면 찾아와 달라는 것이지?"
  "응, 이제는 여린 아이가 아님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언니들과 소중한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남들이 모르는 곳에서 슬퍼하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그리고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그런 생각이 들면, 나나 루시아를 찾아가. 루시아라도 위로 정도는 해 줄 수 있으니까, 혼자 있으면서 걱정을 끼치는 일은 이제 그만 둬. 그런 일은 두 언니 분들께서도 원하지 않으실 거야."
  그 후, 저스틴은 미소를 띤 채 눈을 감으며 말하였다. 그 이후, 저스틴은 이전에 비해 밝아진 목소리를 내면서 셀리나 그리고 에리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셀리나가 차가운 아이라고 말했지만, 내가 보기에 에리사는 아직 연약하고 마음이 여린 아이야. 얼음 같은 아이도 아니고, 아마 셀리나는 에리사의 새파란 모습만을 바라보며 그를 차가운 아이라 칭했을지도 모르지. 아니, 어쩌면 너의 그런 면을 알면서도 평상시에 무심한 모습을 보이는 너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
  이에 에리사는 셀리나라는 이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서 감정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하고서 셀리나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저스틴은 잠시 웃는 소리를 내면서 그것이 에리사답다는 말을 건네고서 그런 면이 좋다고 말하였다. 그 무렵, 에리사가 뒤에서 끌어안는 저스틴의 가슴 쪽에서 무언가를 느꼈는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가슴이 참 따뜻하네."
  그리고서 저스틴에게, 이렇게 마음도, 몸도 따뜻한 사람이라면 평화 속의 삶이 더욱 어울릴 것 같다는 말을 하고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평화로운 세상으로 가려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저스틴은 눈을 뜨고서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하나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내가 루시아, 셀리나와 함께 여행을 시작하면서 그들과 함께 다짐한 바가 있어, 전투를 위해 태어난 존재들로서, 전투를 위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면, 싸움이 끊이지 않을 수밖에 없는 세상 속에서 가급적이면 힘에 의해 억압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가자고. 그리고 무기의 힘으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자들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자들의 분노를 대신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가도록 하자고. 그러면서 운명처럼 주어진 삶을 그렇게 이용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야."
  이에 에리사는 돈은 받고 있지 않느냐고 물었고, 저스틴은 그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서, 자신들도 먹고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그렇게 답하였다. 그러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돈을 버는 일은, 루시아가 회수하는 물품들을 통해서도 충분히 받을 수 있어. 그리고 무의미하게 사람들을 전쟁터로 내몰아 체스의 말처럼 버리려고 할 힘 있는 자들을 통해서도 돈은 받을 수 있으니까, 문제될 일은 없어."
  그 이후, 저스틴은 에리사에게 전쟁터를 벗어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그런 삶에서 해방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건네고서, 삶의 의지가 될 만한 이도 있는 만큼, 반드시 그 삶에서 해방되어 평화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예나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된다면, 그 때에는 에리사가 전쟁터로 가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나는 괜찮아, 차라리 어린 루시아나 셀리나가 전쟁터를 떠나도록 해야 하지 않아?"
  그 말이 끝나자마자 에리사가 저스틴에게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그는 저스틴은 루시아와 셀리나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따른 이들로서, 여행을 시작할 때의 다짐을 말한 이도 루시아였음을 밝혔다. 그리고서 이들은 자신이 전장을 떠나지 않는 한, 자신의 곁에 머무르며 자신을 지킬 것을 약속하기도 하였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저스틴을 지키겠다. 그 말, 셀리나가 한 말이었지?"
  이에 에리사가 그렇게 저스틴에게 물었고, 그 물음에 저스틴은 고개를 끄덕이며 "응." 이라고 답하였다. 그러다가 몸을 한 번 크게 다쳐, 그로 인해 휴식을 취하고 있을 따름이라고 말하였다. 그 후, 그는 그런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아는 이가 왜 모르는 척을 하고 있느냐고 미소를 띠며 말하였다. 그러면서 에리사에게 그런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밝아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리고서 그에게 말하였다.
  "에리사, 루시아 등은 그렇게 여린 아이들이 아니야, 어디를 가더라도, 어떤 삶을 살더라도 굳세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아이들이야. 가끔은 내가 보이지 못하는 냉정한 모습을 보이는 이가 루시아이기도 해. 그 아이들을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을 거야."
  그 후, 저스틴은 두 손을 내리고서 침대 근처로 나아간 후에 침대에 앉아 있으면서 에리사라면 아린다 마을의 사람들이 가지는 원한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서, 그 때는 반드시 올 것이며, 그리 멀지 않았을 수도 있기에 조금만 더 기다려 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리고서 그에게 말하였다.
  "이제 루시아의 곁으로 나아가 봐, 루시아가 너를 많이 걱정하고 있을 거야."

### 미상 구역 ###
  푸른색을 띠는 공간을 드러내는 창이 위치한 곳으로서, 천장과 바닥의 내벽이 푸른색 수정으로 이루어진 한 넓은 구역에 세 사람이 서 있었다.
  창가 왼편에 서 있는 한 사람은 검은색을 띠며 허리까지 내려가는 긴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를 가지며, 하소매가 없는 하얀 셔츠와 검은색을 띠며 다리를 거의 전부 드러낼 정도로 짧은 검은 스커트 위에 치맛단이 발 근처까지 올라오며 앞쪽이 트여있는 검은 스커트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하고, 팔목까지 올라오는 검은색을 띠는 장갑을 끼고, 검은 구두를 신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이로서, 비교적 밝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창문 근처에 있는 이는 허리 아래까지 내려가는 금색 머리카락과 초록빛 눈동자를 가진 소녀로서, 푸른색 전신 슈츠와 하얀색을 띠는 등갑과 배갑, 그리고 작은 견갑과 다리를 받치는 부분으로 이루어진 갑주를 그 위에 덧입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다소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창가 오른편에 서 있는 이는 분홍색을 띠는 목까지 내려가는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를 가진 이로서, 소매의 폭이 좁고, 길며 치맛단이 발목까지 내려가되, 앞 부분이 트여있는 드레스를 입고 있으며, 트여있는 앞 부분으로 인해 치마 안에 입고 있는 짧은 스커트와 하얀색을 띠는 레깅스, 그리고 하얀 구두를 드러내고 있는 어린 소녀였다. 밝고 활발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들은 제단 근처에 모여 있으면서 무언가 중요한 논의를 하고 있었다. 우선 금색 머리카락을 가진 이가 왼편에 서 있는 이에게 물음을 건네는 것으로써, 논의가 시작되었다.
  "아우돔라와 밧서부르크(Wasserburg), 두 성계의 '게르트 지스템(Gerd-System)' 이 정지되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남은 것은 알페니아(Alfenia) 과 니플레아(Niflea) 에 설치된 것들. 그것들도 조만간 파괴되겠지요."
  이에 창가 왼편에 서 있는 이가 물었다.
  "확실히 그 지경까지 이를 거예요. 그들의 모습을 직접 확인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진공 상황을 예상해 보면, 그런 답 이외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 후, 그는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님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서, 게르트 시스템에 속한 부속 시스템의 파괴는 곧 새로운 길의 개방을 의미하지 않겠느냐고 묻고서, 그런 상황이 다가오게 되면, 자신은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서는 게르트 지스템의 모든 것을 정지시킬 것임을 밝혔다. 이에 제단 오른편에 서 있는 이가 그에게 그런 행동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느냐고 묻자, 그는 곧바로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자신이 말한 바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차분하게 목소리를 내어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그런 것들의 파괴는 엑셀리세를 정신적 수도로 삼고 있는 인류에게 있어서 마치 어둠 속에서 길을 헤매던 자들의 허망한 빛과 같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빛을 쫓기 위해 인류는 어떠한 어리석은 행동이라도 취하려 하겠지요.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듯 하나, 저희들은 이미 그 이성을 잃은 집단적 행동에 대한 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들이 그런 행동을 보이는 채, 엑셀리세로 다가오게 되는 순간, 그들의 운명은 정해진 것이나 다를 바 없겠지요."
  "그러하겠지요. 그런데, 그런 상황은 또 어떤 의미가 부여되는 것인가요?"
  제단 오른편에 선 이가 그 언급에 대해 물음을 건네자 그 답으로써 왼편에 서 있는 이는 바로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면서 답하였다.
  "그 상황이야말로 제가 이루고자 하는 바의 한 과정인 거예요. 저는 전투에서 생명을 잃은 영혼들을 이끌어 하나의 거대한 장치에 이르도록 할 거예요. 과거 에인헤르야르라 칭해진 혼들을 제국이 끌어들일 때와 같이. 그리고, 그 영혼들의 분노와 증오가 만들어내는 힘은 이 영역에 위치한 인류가 주도하는 세상에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는 뇌명의 검이 될 것입니다. 그 힘을 감내할 수 있는 인간이란 세상에 얼마나 될 것인지. 그것이, 제가 게르트 지스템의 파괴 이후에 이루고자 하는 사업의 방향입니다."
  그리고 음험하게 미소를 띠면서 말하였다.
  "게르트 지스템과 그것에 부속되어 있는 4 개의 지스템들은 어쩌면 그 사업을 위해 존재할 뿐인 장기말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남은 두 지스템들이 제 성과를 내 준다면, 역할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요."
  그 이후, 그는 일단은 부속된 시스템들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이끌어가고 있음을 밝히고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두 사람에게 하였다.
  "아쿠에리아에 구 은하 연방에 속해있던 은하 행성 연합의 아쿠에리아에 위치한 중앙 의회가 있다고 합니다. 그 중앙 의회에 '라스그리스(Rathgrith)' 를 보내 그 상임위원 중 한 명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가 있다면 시그르드리파 님께서 여러 가지 자료를 제시해 보이더라도, 만인의 동의를 얻지 못해 시그르드리파 님께서 행성 연합의 동의 아래에 엑셀리세 정벌에 나서는 일은 당분간 불가능 상태에 놓이겠지요."
  "증거를 찾으려 할 텐데." 이에 제단 바로 앞에 서 있는 이가 묻자, 왼편에 서 있는 이는 그에 대한 고려도 당연히 하고 있음을 밝히고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와 라스그리스가 서로 연계되었음을 밝히는 자료는 시그르드리파 님 등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 자료를 찾아 의원에게 보여주면 도망가게 할 것이지요. 그러함으로써, 시그르드리파 등을 바로 끌어들여 저희들의 계획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수순입니다."
  이에 오른편에 서 있는 이가 적을 끌어들이는 일이 어떻게 계획이 되느냐고 묻자, 그는 곧바로 미소를 띠는 채로 답을 하였다.
  "그 진의는, 후일 밝혀질 것입니다."

### 그란 젤레바 내부 ###
  아리에스 성계 궤도를 떠나 온 성계의 세이렌을 향하는 그란 젤레바. 클레어가 함교에 머무르며 각종 정보를 정리, 평의회에 제출할 보고서를 작성하는 동안 함내의 방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루시아가 책을 펼치고 침대에 앉아 있는데, 거기에 책상에 앉아 있으면서 자수를 하고 있는 에리사가 루시아에게 물었다.
  "루시아는, 오늘은 보드 게임은 안 하네?"
  이에 루시아는 읽어봐야 할 책이 있어서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그에게 오늘도 자수를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한 번 정도 그러한 일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건네는 에리사. 그러자 루시아는 이상하게 말을 한다는 듯한 목소리를 내면서 말하였다.
  "에리사 언니는 하이데스에 오기 전에도 자수를 뜨고 있었는 걸."
  그리고서 책을 덮고서 에리사의 오른편 곁으로 다가가 눈을 크게 뜨고 자수로 푸른색을 띠는 화려한 꽃무늬를 만들고 있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밝은 목소리를 내며 물었다.
  "취미로 만드는 것 치고는 너무 예쁘게 만든다, 누구를 위한 거야?"
  "내가 만나던 사람." 이에 에리사는 어조의 변동 없이 바로 답하였다. 이에 루시아는 "변함 없구나." 라고 말하면서 그 마음 그대로 가면 평생 동안 함께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귀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에리사 언니가 남자였더라면, 결혼식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을 텐데."
  이에 피식하고 미소를 짓는 에리사. 그러면서 작업에 집중해야 하니, 돌아가 있으라고 말하고서 다 만들면 저스틴에게도 보여주겠음을 밝혔다. 이에 루시아는 "알았슴다~" 라고 말하면서 침대로 돌아갔다. 그 때, 에리사가 루시아에게 루시아는 항상 침대에 머무르는 것 같다고 말하고서 트레이닝 시설도 있으니, 그 쪽에 있어도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물음에 바로 답하는 루시아.
  "셀리나가 돌아오면, 그 때 생각해 볼게."
  그 이후, 에리사는 루시아에게 그란 젤레바에 남은 고물 처리를 하는 일이 남지 않았느냐고 묻자, 루시아는 그렇다고 답한 후에 현재 세이렌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니, 곧 처리가 이루어질 것임을 밝혔다.
  그 무렵, 저스틴이 문을 통해 그릇을 두 손에 들고 조심스럽게 들어오고 있었다. 그릇 위에는 2 개의 초코 크림이 들은 빵이 놓여진 접시와 두 개의 우유가 채워진 원통형 유리 컵이 놓여져 있었다. 그 그릇을 들고 방으로 들어오면서 온화한 목소리로 간식이 왔음을 알리는 저스틴.
  "에리사, 루시아, 하나씩 빵을 먹어. 그러면서 앞으로 있을 일을 위해 기운 내......."
  그러다가 에리사가 자수에 신경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잠시 말을 멈추더니 에리사가 잠시 틀에 꾸며진 꽃을 가만히 바라보는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다가 조심스럽게 그 곁으로 다가가려 하면서 물었다.
  "이번에는 꽃을 만들고 있는 것이니?"
  "응, 이제 조금만 더 시도하면 완성이야." 그 물음에 에리사는 차분한 목소리로 답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