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가 만났다는 일가가 사고로 인해 몰살되었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 있어?"
  길을 가면서 에리사가 저스틴에게 물음을 건네자, 저스틴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 후에 발키르야들 사이에서는 제법 퍼진 이야기 중 하나라고 말하고서, 클레어는 그 일을 전혀 모르는 것도 사실임을 밝혔다. 그리고서 그 현장을 직접 찾아가기 전까지는 클레어에게 그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였다. 이에 "알았어." 라고 차분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는 에리사. 그 이후, 그는 저스틴에게 사건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었다고 말하고서, 그에 대하여 우선, 이야기를 듣는 저스틴도 알고 있겠지만, 레다 시스템의 폭주라는 사건의 배후에는 '발할라(Valhalla)' 라 칭해지는 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언급을 행하고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 사건을 일으키는 발할라의 움직임은 테레시아가 주도하고 있을 거야. 그의 곁에서 파울리나가 그가 구상하고 있는 이상향을 건설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말하면서 그가 레오 성계로 움직이도록 하였겠지. 어떻게든 인간이 중심이 되지 않을 수 있는 이상향을 건설하면서 그 곳을 안식처로 삼으려 하는 그이기에 파울리나가 그의 마음을 움직이기는 어렵지 않았을 거야."
  이에 자신도 상황을 지켜보면서 그러하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에리사는 고개를 떨구며 그 목적을 가지면서 그는 모간과 같은 이의 재능을 활용하기도 한다는 말을 하고서, 그 재능이 싸움에 분명히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모간과 같이 무작정 인간을 증오하거나 하지는 않는 이임은 틀림 없다는 말을 하였다. 그 이후, 그가 다시 고개를 들고 차분한 표정을 지을 때가 되자 저스틴은 분명 그러하다고 답을 한 이후에 그에 대한 말을 하였다.
  "그러면서도 그 아이는 '오딘' 시스템에 의지하며 싸움을 조장하던 통치자들의 모습에 분노를 품었고, 지배자들의 탄압으로 고통받던 '로키(Loki)' 일족의 반란과 그 일족이 행한 세계 유지 시스템, '이그드라실(Yggdrasil)' 의 파괴가 기인이 된 세계의 파멸을 지켜보면서 어리석은 지배자들과 그 지배자들에 따르는 인간의 어두운 내면에 대해서는 좋은 생각을 가지지는 않으면서 그 어두운 내면이 나타나지 않는 세상을 바라며 자신의 이상향을 위한 움직임을 드러내고 있을 거야."
  그 이후, 그는 슬픔에 잠긴 듯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모간 같은 이가 나서서 파멸적인 행동을 하는데,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뿐이니, 그로 인해 발할라의 폭주가 멈추지 않고 있을 거야."
  그리고서 그는 모간에 대해, 태어났을 때부터 저주를 받도록 한 인간들을 증오하고 있으며, 그 증오에 의해 자신의 능력과 힘을 다루고 있는 듯 하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면서 그에 대한 측은하다고 여기는 생각을 드러내며 말하였다.
  "마음 속 깊은 곳까지 퍼져 간 증오로 인해 심성 자체가 비뚤어진 거야, 그 아이는."
  그리고서 그는 현재는 테레시아가 모간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그의 면모에 회의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말하였다.
  "그 아이는 모간의 증오를 감당할만한 그런 이는 아니기 때문이지."
  이에 에리사는 다소 심각해진 표정을 짓다가 모간을 올바른 길로 보낼 수 있는 방안이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저스틴은 당장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답하고서 차분한 목소리를 내면서 에리사에게 앞으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렸다.
  "지금은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을 지키는 일이 중요해. 얻을 수 있는 것을 얻는 일은 그 이후에 생각할 일이지."
  그러자 에리사는 알았다고 답하고서 밝아진 표정을 지으면서 어서 돌아가자고 말한 후에 자신이 앞장서서 호텔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었다. 그러면서 루시아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밝아진 표정을 지으면서 침대를 혼자 차지하면서 팔, 다리를 뻗으며 누워 있다고 말하였다. 이에 에리사가 클레어나 셀리나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클레어는 책상에 앉아 책을 보고 있으며, 셀리나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방청객 웃음 소리가 나는 것으로 보아 쇼나 코메디 쪽이 아닐까하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객실로 돌아간 후, 객실의 침대 바로 앞의 바닥에 앉아 있으면서 텔레비전을 바라보는 셀리나와 침대에 누운 루시아로 시선을 향하는 에리사. 그 이후, 셀리나는 에리사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그를 부르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 이후, 침대의 가장자리에 앉는 에리사에게 물었다.
  "깊이 생각할 것이 있어서 나가봤던 거야?"
  "응."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는 에리사. 그리고서 세레나를 만났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자 "그랬었구나." 라고 말하는 셀리나. 그리고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리면서 기체를 검게 칠하는 버릇은 고쳤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미소를 띠면서 그가 기체를 검게 칠하는 버릇을 고치는 일은 세상이 망하고서야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반 농담 삼아 답을 하였다. 이에 한숨을 내쉬면서 말하는 셀리나.
  "쓸데없는 일에 흥미를 두고 있단 말이야, 그 아이는."
  그리고서 술은 마시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술병을 반 정도 비우고 있었다는 답을 한 이후에 자주 술병을 사기 위해 이용한 모양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셀리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자주 가게를 이용한 듯 싶다고 말하고서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 하고 싶지 않지만, 한 가지 그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고 말하고서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에리사에게 하였다.
  "세레나는 어른처럼 보이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술병을 살 수 있었으려나, 그것에 대해 알고 싶네."
  그러자 자신의 진짜 나이를 언급했을 가능성을 말하는 에리사. 그리고 텔레비전에서 웃음소리가 계속 들려오자 텔레비전 시청에 계속 방해가 될 것 같아 이야기는 그만하겠다고 말하였다. 이후, 셀리나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나중에라도 물어보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루시아가 자리에 앉더니, 곁에 앉은 에리사에게 시선을 향하였다. 그리고서 그에게 시선을 향하는 채로 물었다.
  "저스틴 언니는, 호텔 관계자와 이야기를 하는 거야?"
  "아니, 그저 방의 바깥에 있고 싶은가 봐." 그 물음에 에리사는 차분한 목소리로 답을 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클레어가 위치한 구역으로 나아가려 하면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있으니 들어가 보겠다고 말하였다. 이에 쉬고 싶으면 쉬라고 말하고서 앞으로는 휴식 없이 계속 싸워야 하는 수도 있는 만큼, 원 없이 쉬고 있으라는 언급을 하기도 하였다. 이에 에리사가 한 마디 말을 남기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 때일수록,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확실히 남길 필요는 있으니까."

  한편, 저스틴은 호텔의 3 층에 위치한 칵테일 바에 이르고서 음료수 한 잔을 앞에 두고 앉아 있었고, 그 오른쪽 자리에 세레나가 칵테일 한 잔을 앞에 두고 있으면서 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저스틴이 온화한 목소리를 내면서 자신의 옆에 앉은 세레나에게 말을 건네려 하였다.
  "세레나가 일부러 찾아올 줄은 몰랐는데."
  "제가 테레시아의 의사에 충실한 그런 사람도 아니니, 그 정도의 일은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무언가에 속박되어 있다는 느낌이 있는 그 곳과 달리 자유롭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면서 유스티니아 언니께서 그 발할라라는 곳을 나가시려 한 의도가 무엇인지 바로 깨닫게 된다니까요."
  이에 저스틴이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
  "후훗, 그 때마다 내가 부럽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네, 그렇다면 진작에 떠나지 그러하였니? 계속 테레시아의 편에 남아있기보다는 그 쪽이 더욱 수고도 덜 드는 편이잖아."
  그러자 세레나는 다른 동료들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으니 마음대로 이탈하기는 어렵다는 언급을 하고서 꽃봉오리처럼 생긴 칵테일 잔의 분홍색 액체를 조금 마신 후에 자신에 대해 그렇게도 신경이 쓰이냐고 물었다. 이에 그렇지는 않다고 답을 하고서 더 데려올 이도 있었는데 겨우 루시아와 셀리나만 데리고 도망친 일에 대해 미련과 후회가 남아있을 따름이라고 말하였다.
  "왜 미련을 가져요, 기회를 노렸다가 그들의 곁으로 돌아가, 그들을 구해줄 일을 도모하면 될 일이지."
  이에 낙천적인 목소리를 내며 세레나가 물었다. 그러자 "그렇게 해도 되려나." 라고 밝게 목소리를 내며 답하였다. 그리고서 이전보다 밝아진 기분을 내며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말을 하고서 화제를 바꾸는 말을 건네었다. 우선은 해안 해수의 온도에 대한 물음이었다,.
  "해안 해수의 온도는 아이들이 수영하기에 적절하다고 하니?"
  "저에게 물어 좋을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물음에 세레나는 평온해진 목소리로 그렇게 답을 하고서 본래는 체온이 낮아질 수 있을 정도이기는 하지만, 루시아 정도라면 충분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저스틴에게 수영복은 어떤 것으로 입고 싶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과도하게 노출하는 일은 가급적이면 피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서 그에게 말하였다.
  "수영복은 바다에서 활동하라고 있는 옷이지, 남에게 보여주라고 있는 것은 아니거든. 그러하기에, 수영복의 선택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으려고 해."
  그리고서 무언가 기대를 하는 것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당황한 듯이 웃으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답하는 세레나. 그 이후, 자신이 호텔 측에 건의를 해서, 좋은 수준의 요리를 점심 때 제공해 주라고 말해 두어 놓겠음을 밝혔다. 이에 당황하면서 묻는 저스틴.
  "네가 호텔의 일에 관여를 할 수 있는 거니?"
  이에 몇 번 호텔의 일을 도와준 이래로 그 호텔에서라면 몇 가지 일을 도와주기도 할 수 있다고 말하고서 주로 식사 준비 쪽으로 도와주고는 했었다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그 공로가 몇 번 있어서 호텔 출입도 이제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편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밝게 목소리를 내며 몰랐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저스틴은 전혀 몰랐다고 답을 하고서 그 경지에 이르렀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말을 하였다.
  그 이후, 잔에 채워진 액체를 조금씩 마시다가 반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세레나에게 그라면 싸움은 그만두고 살아도 될 것 같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세레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화답하고서 가끔 와서 일을 봐 주는 정도라는 말을 건네고서 사람들과는 인연, 정 모두 주지 않고 있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충분히 짐작하고 있을 것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잔을 비우면서 밝은 목소리를 유지하며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 숙명이 더 이상 현실이 되지 않는다면, 이런 수준으로 끝내지 않겠지요."
  그리고서 그 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는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저스틴은 온화한 목소리로 "그래." 라고 화답한 후에 반드시 올 것이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서 그 때는 바로 자신과 같은 사람들 모두가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시기가 시작되는 때일 것이라는 말을 건네고서, 그에게 물었다.
  "일을 하고 돈을 벌어, 그것을 통해 생활 기반을 마련한다. 인간들에게는 당연하고 평범한 일이겠지?"
  그러자 세레나는 그 말에 대해서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야기를 하자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서 칵테일 바를 나가서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있으니 우선은 칵테일 바를 나서도록 하자고 말하였다.

  칵테일 바를 나선 후, 해안에 이르고서 저스틴은 멀리 보이는 바다의 모습을 노트에 스케치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세레나가 그 모습을 말 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잠시 고개를 왼편으로 돌리면서 노트에 연필 같은 것으로 칠을 하는 에리사의 모습이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그 일을 두고 세레나는 저스틴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 하였다.
  그 이후, 스케치를 마치고서 저스틴은 조용히 노트를 덮고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서 자신에게 한 때 하나의 꿈이 있었다고 말하고서 그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림을 그리면서 살아가는 것이 꿈이었어. 삶은 어려울지 몰라도, 내가 원하는 대로 그림을 그리면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아름다운 세계를 펼치고 싶다, 라는 것이 나의 꿈이었지. 그러면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는 했었어, 발키르야로 선발되기까지는."
  그러자 세레나가 저스틴에게 물었다.
  "그 영향이 남아, 지금도 가끔 그림을 그리시는가 봐요?"
  "그렇지." 그 물음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저스틴. 그러면서 다른 이들에게 그림을 보여주기도 했고, 에리사에게는 그림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자신이 발키르야가 아니었다면, 화가가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 아쉽다는 말도 건네었다. 그러자 세레나가 물었다.
  "지금은, 해야할 일로 인해 이루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이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저스틴. 그러나 언젠가 정착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면, 그 곳에서 그림을 그리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이에 밝은 목소리로 언젠가 그러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하고서 심려하지 말라는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에 돌아가도록 하자고 말하였고, 이에 저스틴은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따라 호텔로 되돌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파울리나 브란트 폰 카마일리스(Paulina Brand von Camailis) 라고?"
  침대에 누워있던 루시아가 한 사람의 이름을 거론하며 셀리나에게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응, 너도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35 인 중 29 번째. 코드 네임은 '욀룬(Oelrun)'. 태어날 때부터 시력에 장애가 있어서 어렸을 적에 제국군에 의해 의안 착용이 강요되었던 그 여자아이이지. 내가 보기에는 모간의 배후에 그가 자리잡고 있을 것 같아. 그가 그 파울리나의 이론에 설득되어 그런 짓을 벌이고 있다는 견해이지."
  그리고서 잠시 멍하니 앉아 있으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렸을 적부터 인간에 대해 알고 싶어하였고, 인간의 역사서와 지식인들의 글들을 많이 읽었었지. 그러다가 냉소적인 지식인들과 희망을 버리라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강자가 약자를 짓밟는 그런 역사들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나름의 결론을 찾은 거야. 그것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도 인류는 깨달아야 할 것을 깨닫지 않고 있다.' 와 '인류가 만든 질서와 문명은 절대적으로 우월하지 않으며 세상의 모든 사물들은 그 질서와 문명에 복종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잘못된 세상이 바로잡혀지기 위해서는 강한 충격이 필요하다' 라는 것."
  그리고서 그에 이어지는 이야기로서, 루시아에게 모간은 여기에 더욱 나아가 성계의 항구적인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인류가 멸망하거나 성계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었다는 말을 한 이후에 모간이 비뚤어진 요인에 파울리나의 이론이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서, 그러면서도 파울리나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그에 의해 자매들이 인간으로부터 고통을 받는 숙명을 벗어나 새로운 터전을 찾기 위해 나서기 시작했으며, 또 그 이론이 우주 각 행성에 전파되면서 각지의 인류의 식민지였던 곳에 살던 인격체들이 인간에 대항하여 자유를 찾는 삶을 살아가기 시작하는 등, 여러 사건에 공헌한 바가 있다고 그 이유를 언급하였다.
  "여러모로 난감한 아이네, 파울리나도."
  "그러게." 그 이야기를 듣고서 한숨을 내쉬며 루시아가 말하자, 셀리나는 공감한다는 뜻의 한 마디 짧은 말을 건네고서 순전히 비뚤어진 아이였다면, 판단이 간단했을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 셀리나는 에리사 등은 알고 있는 사항으로서, 현 사건의 원흉일 발할라를 지도하는 이는 '테레시아 리샬리스(Theresia Lyschalis)', 코드 네임이 '흐리스트(Hrist)' 인 자로서, 전적으로 그런 파울리나와 모간의 재능을 신뢰하면서 레오 성계에 공세를 펼치고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였다.
  "그렇다면, 테레시아는 파울리나와 모간의 사상에 동의하기도 하고 있을까, 특정인을 신뢰하고 있다 보면, 그 사상에도 물드는 경우가 있을 텐데."
  "아직까지 그런 징후는 없었어. 아직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 테레시아는 에리사 만큼이나 생각이 깊어서 그 생각을 사람들이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어쩌면 파울리나 등도 그 생각을 이해하는 일까지는 하지 못하고 있겠지. 문제는 그러한 그도 파울리나가 원하는 바에 대해 잘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겠지만."
  이야기를 듣고 물음을 건네는 루시아에게 셀리나는 팔짱을 끼는 모습을 보이면서 답하였다. 이에 루시아가 파울리나에 대해서는 자신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서 드물지 않게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판별하기 어려운 행동을 한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그는 아직까지는 테레시아는 모간과 파울리나에게 모든 일을 맡기도 있지만, 계속 그런 행보를 이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언급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그가 시청하는 다큐멘타리 영상이 사자가 먹이로 삼은 짐승의 목을 무는 장면을 보일 무렵, 셀리나는 루시아에게 화제를 바꿀 겸, 열대 원야 지대에 간 적이 있냐고 물었다. 그 이후, 이들의 목소리는 이전에 비해 밝아져 이전보다 밝은 분위기로 대화가 이어지게 되었다.
  "간 적은 있었어, 한 번. 동물 관측 및 다큐멘타리 제작 촬영을 도와주기 위핸 간 것이었지만."
  "그러면 별로 위험하지는 않았겠네."
  "그렇지, 처음에는 지리 사정을 잘 알고, 나를 지켜줄 수 있는 현지인이 없어서 많이 불안했지만 말야. 그래도 작정하고 사냥하겠다고 나가지 않으니, 동물들도 나서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놓이기는 했어. 그러면서 때로는 새끼들이 무사하기를 기원하기도 했었고."
  그리고서 한 마디 언급을 하였다.
  "그런데도 새끼들은 꼭 한 마리씩 죽더라. 건기 동안에 이어지는 길고 긴 인내의 시간들을 견디지 못하기도 하고, 우기 동안에 발생할 수 있는 병 때문에 그러하기도 하고."
  "새끼들을 보면서 데려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었어?"
  "아니, 사자는 사자답게 살아야 하고, 사슴은 사슴답게 살아야지, 그들은 초원에서의 삶이 어울려, 그러하니 데려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어. 그리고 데려간다고 해서, 나에게 도움이 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고. 사자 한 마리가 상처로 인해 죽어갈 지경에 되었는데도 나는 가만히 내버려두었어, 인간이 도와준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면서."
  그렇게 한 동안 대화가 이어진 후, 셀리나는 루시아에게 청포도 주스 없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루시아는 없다고 답을 한 이후에 마시고 싶다면 호텔 안에 매점이 있으니까, 그 매점에서 사오든가 하라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아직 나타나지 않는 에리사 등에 대한 물음을 건네었다.
  "저스틴 언니, 에리사 언니는 언제 오려나."
  "금방은 아니지만, 돌아오겠지. 기다리고 있어 봐, 아니면 자고 있다가 깨어나 보면, 어느새 돌아와 있겠지, 그러니까 다급해 하지는 말아."
  그 무렵, 클레어가 욕실의 문을 열고 타월로 머리를 닦으면서 이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다가 침대에 편안히 누워있는 루시아에게 시선을 향하며 조용히 미소를 지으려 하였다. 그 때, 루시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클레어로 시선을 향하더니 청포도 주스하고 아이스크림 살 수 있는 곳 없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클레어는 간단히 호텔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청포도 주스가 진열된 것을 보았다고 말하고서 그 곳에 가 보라고 말하였다.
  이에 루시아는 알았다고 말하고서 방을 나서며 사오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러는 동안 가만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더니 셀리나를 향해 다가가는 클레어. 그 때, 셀리나가 물었다.
  "이전에 네가 구해주었다는 그 공주, 잘 지내고 있으려나."
  "잘 지내고 있겠지, 네퓌라의 도당들에게 납치되었을 때에도 항상 당당한 모습을 보이던 아이였으니까, 적어도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밝게 살아가려 할 거야."
  "그러하겠지?" 이에 클레어는 환하게 미소를 띠며 물었다. 그리고서 수영복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간만에 새로 구입했으니, 활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인원에게 어울리는 옷은 잘 구입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내일 오전 10 시 즈음에 모두 바다로 나아가, 그 곳에서 즐겁게 지내보자고 말하였다.

  한편, 에리사는 스케치를 마치고서 가만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루시아가 그러한 에리사를 향해 다가간 후에 그림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에리사에게 말을 걸려 하였다.
  "에리사 언니, 또 그림을 그리는 거야?"
  "응." 그 물음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에리사. 그리고서 무언가 한 가지 추억거리는 남기고 싶다고 말하고서 그런 의미에서 그림은 그려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였다. 그러자 루시아는 그 모습을 보며 너무 자세히 그리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으나, 물감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한 후에 조금 있다가 그림을 다 그리고서 돌아가겠다는 말을 하였다. 그 이후, 루시아에게 물음을 건네는 에리사.
  "그런데, 루시아는 무엇을 위해 나갔던 거야?"
  "나? 아이스크림하고 청포도 주스를 사려고 나갔었어, 편의점에 그런 것들이 있다고, 셀리나 언니가 이야기를 해 주어서. 그러다가 에리사 언니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며 잠깐 들른 거야. 청포도 주스하고 아이스크림은 언제라도 사 올 수 있으니까."
  그 이후, 자신은 5 사람 몫의 주스와 아이스크림을 사올 테니, 기대해도 좋다는 말을 하고서 곧바로 그에게 그림을 완성하면 저스틴 등에게 보여달라고 부탁의 말을 건네면서 돌아갔다. 이에 알았다고 말하고서 계속 그림을 그리는 에리사. 그러다가 그가 그림을 다 그릴 무렵, 한 여자아이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에게 시선을 향하면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조심스럽게 보려 하였다.
  '누구일까, 어디서 본 듯 한 느낌도 드는데.'
  흑청색을 띠는 짧은 머리카락을 가진 작은 여자아이로서, 분홍색의 소매 없는 원피스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을 자세히 본 이후, 에리사는 자신이 알던 이와는 다른 모습임을 깨닫고서 혼잣말을 하였다.
  '역시, 아니로구나. 내가 잘못 본 것이네.'
  그 때, 여자아이가 에리사를 향해 다가오려 하였고, 그 모습을 본 에리사가 그에게 온화한 목소리로 인사를 한 다음에 말을 걸려 하였다.
  "이 근처에 사는 아이니?"
  이에 여자아이는 앳된 목소리로 "예." 라고 답하고서 줄곧 이 곳에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렇다고 답을 하는 에리사. 그리고서 그 날 오후부터 며칠 간 그 곳에 머무르려 한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부터 에리사는 노트를 덮고 잠시 함께 해안을 걸으면서 대화를 이어가려 하였다.
  처음에는 에리사가 소녀에게 이름을 물었다. 그리고서 자신의 이름부터 밝힌 후에 소녀로부터 '베티(Betty)'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 베티라는 소녀는 에리사에게 그림을 보여달라고 부탁하였고, 이에 에리사는 곧바로 노트를 펼쳐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여주었다. 밤을 맞이한 하늘 아래의 바닷가 풍경을 그린 그림을 그렇게 베티에게 보여주는 에리사. 그러자 베티는 환하게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대화가 이어졌다. 여자아이의 앳된 목소리와 에리사의 온화한 목소리로 교차되며 대화는 이어져 갔다.
  "별들이 없어서 아쉬워요."
  "별들을 그리지 않았구나, 하지만 어떻게 하니, 이미 색칠까지 해 버렸는 걸. 너도 알잖니, 이미 색칠한 그림은 다시 그리기가 어렵다는 것을."
  "...... 그런데, 에리사 언니는 별들을 싫어하세요?"
  "아니, 그림을 그릴 때에는 이상하게 별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 지금 보니, 잘 보이는데. 도시가 아니라서 그러한지, 많은 별들이 보이네. 별자리도 파악이 가능하고. 베티는, 어떤 별자리를 찾았었니, 이 하늘에서. 지금 보니까 하늘에 거대한 사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사자요? 어디에 사자가 있어요?"
  그 이후, 에리사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서 자신이 '사자' 의 형상을 이루는 별들이 모인 곳을 가리키며 "이 곳이란다." 라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베티는 잠시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사자의 모습을 확인하고서 밝은 표정을 지으며 에리사에게 그 형상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이에 에리사는 환하게 미소를 띠며 "그렇단다." 라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면서 이야기를 하였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몇 개의 별들이 하나의 형상을 이룬다고 믿어왔어. 그러면서 곰, 사자, 늑대, 저울, 거울, 삼각자, 토끼, 전설의 용사, 소녀 등의 모양새를 만들어 갔었지. 그 모양새가 지금까지 전승되면서 별자리의 개념이 확립된 것이란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또 하늘로 올라간 영혼이 별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기도 하지. 그렇게 별들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있어."
  "이 하늘에는 제 엄마의 별도 있을까요?"
  "응? 네 엄마도 세상을 떠났었니?"
  이에 베티는 그렇다고 말하였다. 그 아이는 부모가 세상에 모두 없는 소녀로서, 본래는 에리스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으나, 피난민들의 행렬에 떨어져 에리스라는 행성에 이른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서, 에리사는 베티라는 소녀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에 대한 언급을 한 이후 에 가족으로 보살필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말을 하였다. 하지만 그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았다.
  "에리사 언니도 엄마를 전쟁으로 잃으신 거예요?"
  "아니, 그것은 아닌데, 고향에 살던 소중한 사람들이 전쟁으로 인해 죽었어. 그 이후 사람들 주변을 겉도는 삶을 살게 된 것이지. 옛 친구 하나가 살아있다는 믿음을 가지며 그 친구를 찾고 있기 때문이려나...... 그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는 이렇게 계속 살아가려 해."
  그리고서 밝은 표정을 지으며 그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만큼은 남아있어서 우울하지 않게 살 수 있다고 말을 하였다. 그 이후에 베티는 그에게 물었다, 자신과 잠시 동안 함께 살지 않겠느냐는 물음이었다. 그러면서 에리사를 조금 더 많이 알고 싶다는 말을 하였다. 이에 에리사는 돌아갈 곳이 있어서 그것만큼은 곤란하다는 말을 하였고, 이에 베티가 부탁으로서, 자신을 돌아갈 곳으로 데려가 달라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에리사는 알았다고 말하고서 자신이 에리스를 떠날 때까지는 함께 데리고 있겠음을 밝혔다.
  그 무렵, 그를 향해 한 어린 소녀가 다가왔다. 청록색을 띠며 무릎 높이에 위치한 부분이 하얀 리본으로 묶인 것으로서, 발목 높이에 이르는 긴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를 가진 어린 소녀. 팔목까지는 좁으며, 그 이후부터는 나팔의 형상을 이루는 긴 소매와 팔목 부분의 푸른 띠, 그리고 허리의 푸른 리본이 특징이며, 치맛단이 무릎 바로 아래까지 내려가는 원피스와 하얀 신발, 푸른 양말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갖추고 머리에 앞 부분에 푸른 보석이 박힌 하얀 고리를 쓰고 있는 소녀.
  낯설다고 말할 수 없는 소녀의 모습을 보자마자 에리사는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전에 죽었다고 믿고 있던 소녀 '아미' 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고 있었기에.
  아미, 본명은 아미엘 C. 우라노스(Amiel C. Uranos). 아린다 성계의 작은 마을에서 에리사와 함께 살던 어린 여자아이였다. 예나, 에리사와 함께 꽃집에 살고 있었으며, 예나가 떠난 이후에는 에리사와 함께 꽃집의 일을 도와주기도 했던 소녀. 그 소녀를 발견한 이후, 에리사는 바로 그 아미를 향해 다가갔다. 그러면서 그에게 물었다.
  "혹시, 아미엘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
  이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아미. 그리고서 에리사를 곧바로 알아보며 앳된 여자아이의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천천히 불렀다. 그 이후, 에리사는 두 무릎을 땅에 대며 앉더니 말 없이 아미를 끌어안으며 말하였다.
  "살아있었구나, 아미....... 여태껏 죽었다고 믿고 있었는데......."
  그러자 아미는 미소를 띠며 슬퍼하지 말라고 부탁의 말을 건네었다. 이에 슬퍼하지 않는다고 답하는 에리사. 그리고서 미소를 띠며 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하였다. 그 때, 베티가 물었다.
  "함께 살던 사람 중 한 명이에요?"
  "응. 소중히 여기던 사람 중 한 명이란다."
  이에 에리사가 밝아진 목소리로 그렇게 답하였다.

-Reginleif-
  네퓌라에 위치한 어느 요새의 중심 구역. 그 중심 구역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왼편에 두 명, 오른편에 세 명.
  왼편의 창가와 가까운 곳에는 허리까지 내려가는 하늘색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를 가진 여성으로서 푸른색을 띠며 소매가 없어 상당히 풍만한 편인 가슴의 선을 드러내며, 치맛단이 긴 드레스를 입고 있는 이가 머무르고 있었으며, 창가와 먼 쪽에는 그 끝이 허리까지 이어지는 초록색 머리카락과 비취빛 눈동자를 가진 이로서, 암록색을 띠며, 상당히 크게 부풀어오른 가슴의 선을 은연히 드러내는 면모를 보이는 것으로서, 어깨끈이 달려 있고, 치맛단이 무릎까지 내려가는 원피스 드레스와 허리 근처까지 올라가는 암록색 스타킹, 그리고 구두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하고, 앞쪽에 하얀색을 띠는 팔면체 형상의 보석이 장식된 하얀 머리띠를 머리에 두르고 있는 소녀가 서 있었다. 이들은 모두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서 건너편의 이들로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오른편에는 감색을 띠며 목 근처까지 내려가는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를 가진 이로서 소매가 없고, 목을 감싸고 가슴의 아래쪽 근처까지 내려가, 어느 정도 크게 부풀은 가슴을 감싸는 검은 재킷과 검은 핫 팬츠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이로서 머리에, 이마 쪽에 흑요석 장식이 달린 머리 장식을 두르고 있는 소녀와, 서로 똑같이 하얀 목깃과 무릎 아래까지 내려가는 치맛단 등이 특징인 드레스와 허리 바로 아래까지 올라가는 스타킹, 그리고 검은 구두로 이루어진 옷차림을 한, 허리까지 내려가는 긴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를 가진 소녀들로서 옷과 머리에 달린 꽃 모양 장식의 색이 암청색, 암자색이고, 꽃 모양 장식의 위치가 머리 왼쪽, 머리 오른쪽이라는 사실만 다른 쌍둥이 자매가 미소를 띠며 서 있었다.
  왼편에 서 있는 이는 나타샤와 아리아니스. 그리고 오른편에 서 있는 이는 '엘레나 카이렐 운터마이어(Elena Cairel Untermeyer)' 와 '이즈마 샤리엘 폰 레타시온(Izma Shariel von Retasyon)' 그리고 '키야스 샤리엘 폰 레타시온(Qiyas Shariel von Retasyon)' 이라는 이름을 가진 쌍둥이 자매였다. 각자의 코드 네임은 '괼(Goell)', '히얄름스리물(Hjalmthrimul)' 그리고 '히외르스리물(Hjoerthrimul)'. 이들은 지금껏 일어난 일에 대해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파울리나가 이번 니플레아에서의 전투를 전술적 패배라 칭하였다고 알고 있다만, 전략적으로는 패배가 아니라니 무슨 의미인지 설명이 필요한데."
  우선 나타샤가 샤리엘 자매에게 묻자, 그 중 암자색 옷을 입은 언니, 이즈마가 그 물음에 답을 하였다.
  "이번 패배는 전술적으로 유스티니아 님의 부대 그란 젤레바에 의해 함대들이 괴멸하면서 대패하였으나, 전략적 승리를 위한 하나의 단계에 불과하므로 그것을 두고 함부로 책임을 거론하는 행동을 취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테레시아 님께서도 이번 패전의 원인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경솔하다고 말씀하신 것은 그에 기인함이지요."
  상당히 앳된 목소리를 내며 답변을 하는 이즈마. 이어서 그보다 더욱 어린 목소리를 내며 키야스가 이어갔다.
  "유스티니아 님 정도는 아무래도 좋은 거예요. 이번 목표는 사신으로서 지금껏 그란 젤레바와 함께 수많은 기계 병사들을 우주의 미아로 전락시킨 자, '에리사' 를 끌어들여 저희들의 수하에 두는 일. 그리고, 기계 병사와 인간의 혼을 끌어들여 그것을 통해 발할라 요새를 재기동하고, 에인헤르야르 부대의 재구축을 행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그 에인헤르야르와 발할라 요새의 전투력을 끌어들여 레오 성계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천계를 창조한다, 라는 것인가."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타샤가 차분한 목소리로 묻자, "그런 거죠." 라고 동시에 답을 하였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이제 통보는 끝났으니 돌아가겠음을 밝히는 말을 하면서 발걸음을 우측으로 옮겨 다른 이들의 곁에서 사라졌다. 그 때, 엘레나가 자신을 마주보는 나타샤의 바로 앞에 이르면서 말하였다.
  "이들은 아무래도 지금의 테레시아 님의 사상에 동의를 한 듯 싶습니다만."
  "그저 싸움을 즐기는 애들이기에 그러하지 않을까, 아잘레아 자매도 비슷하지만, 이들은 그저 싸움이 즐거워서 테레시아의 정책을 따르는 이들이다. 테레시아의 정책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이들은 그런 애들밖에 없어. 그러면서 이번 싸움을 예행 연습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겠지."
  그 때, 푸른 셔츠 위에 어깨의 깃이 넓고 소매가 손목과 팔목 사이에 이르며, 치맛단이 긴 것으로서 핏빛에 가까운 붉은색을 띠는 드레스를 입고, 붉은 구두를 신은 소녀가 이들의 앞으로 걸어왔다. 긴 치맛단의 끝이 무릎 바로 아래에 이를 정도로 키가 큰 소녀. 머리카락은 검고 무릎까지 내려갔으나, 소녀의 큰 키 못지 않게 길었으며, 눈동자 색은 맑은 푸른색이었고, 얼굴색은 하얀 편이었다. 머리에는 머리띠가 둘러져 있었으며 왼쪽 귀 근처에 하얀 날개 모양의 장식이 달려 있었다.
  그의 이름은 '루에나 프레데리카 폰 테스타롯사(Ruena Frederica von Testarossa)'. 35 인 중 21 번째로서, 코드 네임은 '흐룬드(Hrund)'. 붉은 옷차림이 특징인 이였다. 그는 세 사람의 앞으로 다가오더니 이들에게 차분한 목소리를 내면서 물었다.
  "이번에 시그룬이 레긴레이프(Reginleif) 를 발할라 요새 밖으로 보냈다고 해요. 무슨 의도인지 궁금한데, 혹시 여기 계신 분들 중 알고 계신 분이 계신가요?"
  "레긴레이프라면, 35 자매 중 막내인 아이이겠구나. 잘은 모르겠는데, 당장에 알 수는 없을 것 같아."
  이에 엘레나가 차분한 목소리를 내며 답하였다. 그리고서 루에나에게 이번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느냐고 묻자, 루에나는 바로 답을 하였다.
  "아직까지는 아무 말씀도 하시지 말아주세요. 지금은 그러하는 편이 좋아요."
  그리고서 기회는 소망하는 자를 위해 반드시 찾아온다는 말을 건네고서 키아라(Chiara) 의 전언이 그 근거가 되어준다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이들에게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핏빛에 물든 사신의 바람이 차가운 눈보라를 이끌고 빛의 화살을 부른다. 그 빛의 화살이 죽음의 궁전에 닿아, 그 심장을 관통하리니, 그 때가 오래된 신이 영면을 할 때이리니."
  "사신과 눈보라라면....... 그들이겠지?"
  엘레나가 그 이야기를 듣고서 루에나에게 그렇게 물었으나, 루에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때, 아리아니스가 나타샤에게 궁금한 것이 있다고 말한 이후에 곧바로 그에게 물었다.
  "레긴레이프의 몸에 시그룬이 무언가 심어놓지 않았을까요."
  "시그룬, 그러니까 모르간이라기보다는 파울리나의 행동이겠지. 분명 그러하였을 가능성이 높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란 젤레바 측은 금방 파악하겠지. 물론 에리사는 금방 파악 못하겠지만."
  그리고서 에리사는 몸 속에 이식된 기계 장치는 금방 파악하지만 의외로 머리 장식 같은 것에 기계 장치가 있음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고서, 유스티니아와 클라레가 기계 전반의 지식에 밝아 레긴레이프가 이들의 곁에 이르는 순간, 바로 감지되어 제거될 것이라는 언급을 하기도 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