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
  밤이 되고 호텔 주변 거리의 불빛이 밝아지기 시작하였다. 이제 일행은 평상복으로 갈아입고서 밤을 맞이한 거리를 걷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불빛이 곳곳에 보이는 시장 거리에 이르고서 일행은 거리에 보이는 다른 사람들처럼 구식 백열등에 의지하며 어둠을 밝히는 채 물건을 내놓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앞장서는 저스틴이 다른 이들에게 주의를 당부하였다.
  "혹시 물건을 모르는 사이에 훔쳐 가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니 조심하도록 해."
  "예." 이에 루시아와 함께 길을 걷던 베티가 알았다고 바로 답을 하였다. 그러자 루시아가 저스틴에게 너무 걱정하는 것 아니냐고 묻고서 들고 갈 것도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누가 자신들에게 무엇을 들고 가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저스틴은 "그건 그러하긴 해." 라고 말하고서 그래도 혹시 모르니 조심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는 동안 저스틴 일행은 각종 인형들과 장난감 기계들이 진열된 곳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둥그런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모형 기차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저스틴이 루시아에게 시선을 향하면서 그에게 이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전에 루시가 이런 기차를 갖고 싶다고 나에게 말한 적이 있었지. 그 당시, 나는 나름의 사정이 있어서 들어줄 수는 없었지만. 그 당시에 갖고 싶었던 것을 가지지 못해 루시가 꽤 울먹였었는데."
  "그 이야기를 왜 새삼스럽게 하는 거야?"
  이에 루시아가 못마땅하다는 듯이 묻자, 저스틴은 미소를 띠며 기차의 모습을 보니 문득 떠올라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고 언급을 하였다. 그러다가 지금이라도 살 것인지에 대해 묻자, 잠시 고민에 잠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저스틴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기차가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가서 모형 기차를 사달라고 그 상점의 주인에게 부탁을 하였다. 그 이후, 상점 주인으로부터 네모난 상자 하나를 받아들고 루시아의 곁으로 다가가는 저스틴.
  그 이후, 루시아는 말 없이 상자를 받아 왼손으로 들고 있으면서 일행을 따랐다. 그러는 동안 클레어가 미소를 띠며 저스틴에게 루시아가 장난감을 가지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하고서, 무슨 이유로 루시아에게 모형 기차를 사 주려 했는지에 대해 묻자, 저스틴은 차분한 목소리로 그 이유를 밝혔다.
  "언젠가, 그 물건이 우리들을 위해 필요하게 될 것 같아서."
  "정말?" 이에 의아해하며 클레어가 물었으나, 저스틴은 다른 답은 하지 않았다. 그 이후, 일행이 다시 앞길을 걷는 동안 에리사는 아미의 왼손을 자신의 오른손으로 잡고 있으면서 시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십자로 형태의 갈림길 앞에 이르자 아미가 앞으로 나아가자고 말하였고, 그 말에 따라 일행 전체가 앞길로 나아가게 되었다. 그 이후, 일행은 시장 거리를 벗어나 각종 가게와 식당이 자리잡은 새하얀 건물들이 늘어선 거리에 이르게 되었다.
  그 이후, 일행은 어느 하얗게 칠해진 건물 앞에 진열된 원형 테이블들과 그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자기로 만들어진 잔을 앞에 두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루시아가 그 모습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듯이 표정을 지으면서 그 곳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온 성계에서 '까페 아삐띠 (Kaphe Apiti)' 라 칭하는 그런 곳이야. 흔히 말하는 '커피 하우스'. 에리스가 온 제국의 전진 기지가 아니게 된 이상, 이런 곳도 자주 생겨났지."
  그러자 클레어가 어지간한 사람들이 알 만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였다. 그 이후, 클레어가 가장자리의 테이블에 앉은 한 늙은 남성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더니 발걸음을 멈추고 그 남성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였다. 이에 에리사가 왜 그러느냐고 묻자 이전에 만났던 사람을 보았다고 답하고서 테이블에 앉은 늙은이를 지목하였다. 그 이후, 어느 왕국의 귀한 사람이었는데, 무슨 이유로 그 곳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서 자신이 그를 잠시 만나보겠다고 말하였다. 그 이후, 자신만 가겠다고 말하고서 다른 이들에게 근처에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였다. 하지만 저스틴과 에리사가 같이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였고, 결국 이들과 아미를 대동한 이후에 클레어는 남자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셀리나, 루시아는 베티를 데리고 그 커피 하우스와 그 옆에 위치한 상점 사이의 골목길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4 사람을 기다리려 하였다.

-Ruined King-
  고관 귀족의 옷차림을 하고 있으나, 그 옷차림은 이미 남루해진 상태. 그 옷차림을 하고, 헝클어진 백발과 흰 수염을 가진 모습을 보이면서 남자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커피를 앞에 두고 앉아 있었다. 그 무렵, 클레어가 그러한 그 남자에게 다가가며 조용히 혼잣말을 하였다.
  '처음 만났을 적에는 그렇게도 당당하던 사람이...... 이제는 완연히 초췌해져 버렸구나. 무슨 일이 일어나 그를 이런 지경으로 몰았단 말인가.'
  그 때, 남자가 클레어에게 시선을 향하더니 그에게 말을 건네었다.
  "허어, 자네는....... 그 때, 내 딸을 구했던 그 기사로구만. 어찌된 일인지 그 당시보다도 젊어진 듯한 모습이라 놀랍네. 아무튼, 자리에 앉게, 간만에 만나니 참 반가우이."
  그러자 클레어가 그와 마주보는 방향에 앉고, 이어서 다른 세 사람도 자리를 잡아 앉을 무렵, 남성이 클레어에게 시선을 향하면서 미소를 띠며 말을 건네었다.
  "그 모습을 보니 기억이 나는구만, 공주를 구해 왕궁으로 올 때의 그 모습 말이다. 그 때, 공주가 자네를 바라보면서 자신이 모르는 어느 미지의 나라에서 온 왕자라 생각하였었는데......."
  이에 저스틴이 놀라면서 국왕인지에 대해 물었고, 이에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한 때는 일국의 왕으로서 한 나라를 다스리던 위대한 사람이었다고 답한 다음에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남자일 따름이라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클레어에게 시선을 향하면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용맹함과 말을 아낄 줄 아는 태도, 그리고 어떤 찬사와 사례에도 마음이 기울어지지 않는 겸손함을 갖춘 자였었지, 그러한 그의 면모에 감탄하여 자네를 공주와 함께 살게 하기도 했었고, 공주도 그를 마음에 두고 있어서 공주의 혼인감으로는 누구보다 좋을 것이라고 항상 생각해 왔네."
  그리고 클레어의 옷차림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놀라면서 혹시 여자였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공주가 위험에 처한 모습을 보면서도 여자가 나서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이 그 일을 두고 이상하게 여길 것이 우려되어 부득이하게 남장을 했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공주에게 폐가 되었다면 지금이라도 사죄를 하겠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에 굳이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고 말하는 남자. 이에 클레어가 놀라며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다시 고개를 숙이며 울적해진 목소리로 답을 하는 남자.
  "자네가 떠난지 3 년 후, 왕국은 행성간 전쟁에 휘말렸고, 그러면서 왕국 자체가 적대하던 행성 측의 군사에 의해 파멸하였고, 공주는 그 군사들에 의해 끌려갔다네. 당시 나이 17 세밖에 안 되던 아이가 그런 지경에 휩싸였으니...... 그래서 나는 그 공주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을 끌어 모아, 그 군에 대항해 보았으나 결국 진압되었고, 나는 내가 살던 행성에서 추방당하게 되었다네. 그 이후, 각지를 방황하다가 공주가 이 에리스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주를 찾기 위해 이렇게 와 있다네."
  "그러셨군요." 이에 클레어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 이후, 저스틴이 우려의 심정을 드러내는 목소리로 공주를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건네었다.
  "그런데, 정말 공주를 알아볼 수 있으세요? 지금 즈음이면 적어도 20 년은 지났을 것이고, 그래서 공주의 나이도 이제 40 을 바라보며 옛적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을 텐데."
  "그러하긴 할 것일세." 이에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서 그러면서도 언젠가 그를 만날 날은 올 것이라고 말한 후에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자신은 떠나겠음을 밝혔다. 그 이후, 그는 폐를 끼쳐서 미안하다고 말하고서 혹시나 공주를 만나게 된 이후에는 아버지는 잘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만 전해줄 것을 부탁하면서 커피 하우스를 나서 서쪽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어 사라져 갔다.
  그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에리사가 다시 일행을 향해 시선을 향하면서 다소 암울해진 목소리를 내며 왕이었던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한 나라의 위대한 왕이자, 아름다운 소녀의 아버지였던 사람이 저렇게 되어버리다니."
  이에 루시아가 클레어에게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저스틴이 클레어를 대신하여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하고서 그 당시에도 클레어는 왕국이 항구적으로 번영하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면서 지냈었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면서 왕의 행방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음을 언급하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클레어는 충격을 받은 듯이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가, 차분해진 목소리를 내며 커피 하우스에 온 이상, 주문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고서 우선 주문부터 하자는 말을 건네었다.

  각자를 위한 커피 및 음료수가 전해지자 우선 루시아가 자신에게 온 데워진 우유를 잠시 마시다가 에리사에게 시선을 향하고서 그 공주에 대해 아는 바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에리사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일전에 우연히 만났던 사람이 있었다고 말하고서 10 년 전 즈음의 일이었음을 밝힌 후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하였다.
  "밤길을 가다가 한 창녀를 만난 적이 있었지. 예전에는 유복한 집안에서 살아가다가,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후에는 자신을 잡아간 이에 의해 옛 은하 연방의 영지 곳곳으로 팔아 넘겨지는 신세였다는 그 사람. 친구도 하나 있었지만, 그 친구가 성병에 걸려 헤어지면서 다시 외톨이가 된 이였어. 그 때,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라고, 10 여 년 전에 한 젊은 왕자가 자신을 괴물에게서 구해주고, 아버지를 기쁘게 해 준 적이 있었다고 말하고서 그런 왕자의 의기 있는 모습에 반했던 적이 있었노라고 이야기를 했었어."
  이에 저스틴이 그 여자는 왕자에 대해 그 당시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냐고 묻자, 그 물음에 바로 답하였다.
  "하지만, 그 여자는 그 상황에서도 왕자와 함께 하고 있었던 순간을 그리워하고 있었어, 비록 그 왕자가 실은 지옥의 문조차 두드릴 수 없는 피 냄새를 흩뿌리는 하늘의 새, '로타(Rota)' 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와 함께 하고 있었던 나날이 즐거웠었다는 것이지. 그리고서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 나도 거기까지 이야기 해 주시기를 바라고 있었고."
  이에 클레어는 "그랬었구나." 라고 말하고서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니 어찌할 수 있겠는가 라는 말을 건넨 후에 작전이 끝난 후에는 반드시 그를 만나도록 해 보겠음을 밝혔다. 그 이후, 일행은 각자 커피잔을 비우기 시작, 그 무렵, 에리사는 아미가 따뜻한 우유 잔을 두 손으로 들고 조심스럽게 우유를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활짝 미소를 지으며 맛이 좋은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아미는 밝은 목소리로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그 무렵, 루시아가 베티를 이끌고 와서는 자기도 조금 달라고 부탁하자, 저스틴이 안 된다고 답을 하고서 그 대신 호텔로 돌아가면서 과자를 사올 때, 루시아와 셀리나 등에게 더 많이 줄 것을 약속하였다. 그러자 두 사람은 꼭 약속을 지켜달라고 부탁의 말을 건네고서는 이들의 곁을 떠나갔다.
  그 이후, 저스틴이 찻잔의 커피를 조금 마시고서 밝은 표정을 지으며, 여행을 가면 찻집에도 자주 들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서 에리사에게 시선을 향하더니 에리사가 찻집에 대해서는 의외로 많이 알고 있는 편임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클레어가 정말 그러하냐고 묻자, 그에 대하여 각지를 방랑하는 동안 가난한 청년부터 높은 명성을 얻은 귀족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으며, 그러면서 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곳이나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에 대한 정보를 상당히 잘 알고 있다는 언급을 하고서, 찻집이나 회관으로 좋은 곳에 대해 알고 싶으면 에리사에게 물어보면 될 것이라고 언급을 하였다.

  한편, 루시아는 셀리나, 베티와 함께 상가를 잠시 돌아다니면서 살 만한 기념품을 찾으려 하였다. 그러다가 소품들을 판매하는 상점에 이른 루시아가 그 곳에서 물건들을 둘러보자고 말하면서 셀리나와 베티를 불러 상점 안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그 이후, 그는 잠시 상점의 곳곳을 둘러보다가 동화풍의 그림이 그려진 작은 다이어리를 발견하고서 그 노트를 왼손으로 들었다. 그 때, 셀리나가 구슬이 박힌 반지를 두 손으로 들고 있는 베티와 함께 그의 곁으로 다가와 무슨 물건을 가져왔느냐고 묻자, 곧바로 그 다이어리를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다이어리야, 외관이 좋아서 골랐어."
  그리고 잠시 다이어리의 안쪽 책장들을 넘겨보다가 쓸모 있다고 생각했는지, 쓰기에도 좋은 물건이라고 언급하고서 가져가자고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리고 계산대로 나아가는 동안 그는 셀리나에게 디자인이 좋은 것이라면 몇 권 더 가져갈 수 있는데, 당장에 필요한 것은 하나 뿐이라서 하나만 가져갔음을 밝혔다. 그러자 셀리나는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있겠냐고 묻고서 어서 계산대로 가자고 말하였다.
  그렇게 물건 구입을 마치고서 셀리나는 루시아 등을 이끌고 저스틴 등의 곁으로 돌아가면서 계속 지금과 같이 평화롭게 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루시아는 이번 일이 끝난 후에도 상황이 어찌될지 알 수 없지만 일이 끝난 후라면 당분간은 즐거울 수 있으니 그 동안이라도 평화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싸움을 하지 않게 되었을 때, 무슨 일을 하며 살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보기는 하였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딱히 생각한 것은 없지만, 어떻게든 일거리는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냐고 답하는 셀리나.

-Return-
  호텔 방으로 돌아온 후, 일행은 침대 위에 모여 한 잔씩 포도 주스가 채워진 잔을 받은 후에 포도 주스를 마시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주스를 마신 후, 저스틴이 이제 다음 날이 되면 호텔을 떠나 함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언급을 하고서 함으로 돌아간 후에는 각자 물품 및 전투 장비 정비를 해야 하기에 날이 밝을 때까지 자유 행동을 해도 좋지만,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연락은 충실히 해 두라는 언급을 하였다. 이에 루시아는 침대에 누우면서 아쉽다는 목소리를 내며 말하였다.
  "좋은 시절은 길지 않다는데, 그래서 쉬는 나날도 오래 가지 않는 거야?"
  이에 저스틴은 온화한 목소리로 자신도 오래 쉬게 하고 싶지만, 언제 적대하는 세력이 움직일지 알 수 없기에 그에 대한 대비는 반드시 해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하고서 회수해 온 금속제 물품 중에 쓸만한 것은 적재해 두었으니, 그것을 이용해도 좋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휴식 기간도 2 박 3 일이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처음부터 그렇게 정해져 있었던 거야?"
  이에 루시아가 그렇게 물음을 건네자 그렇다고 답을 하는 저스틴. 그 이후, 에리사는 연락만 가능하면 밖에 있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 물었고, 그 물음에 저스틴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에리사는 사고를 내지 않기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리라고 믿는다는 언급을 하기도 하였다. 그 때, 클레어가 저스틴에게 부탁을 하였다.
  "저스틴, 이번에 잠시 이 도시의 거리를 걸어도 괜찮아?"
  이에 저스틴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자, 그는 찾아야 할 사람이 있다는 언급만 하였다. 그러자 저스틴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의 의도를 바로 파악하고서 가도 좋지만 너무 무리하지는 말 것을 당부하였다. 그 때, 아미가 전부 나가면 누가 방을 지킬 수 있느냐고 묻자, 저스틴이 윙크를 하며 바로 답을 해 주었다.
  "셀리나가 있으니, 괜찮을 거야. 이후로는 밖에 나가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고. 불성실해 보이기는 해도, 맡은 일은 잘 해 주니까, 너를 지켜주는 일도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아미는 에리사가 나갈 것 같다고 말하고서 그래서 걱정이 된다고 말하였다. 이에 아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온화한 목소리를 내어 걱정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는 에리사. 그리고서 자신은 나가 볼 테니, 일이 생기면 연락하겠다고 말하고서 연락이 없으면 특별히 문제될 일이 없다고 생각해 줄 것을 당부한 후에 방을 나섰다. 그러자 루시아가 밖으로 나가는 에리사의 모습을 보며 물었다.
  "무슨 이유가 생겨 다시 밖으로 나가려 하는 것이려나."
  이에 셀리나는 개인적으로 말 못할 고민이라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언급을 할 뿐,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저스틴은 마치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불길한 예감을 느끼기라도 하는 듯이 조금 어두워진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걱정을 하며 왜 그러느냐고 묻는 아미. 이에 저스틴은 다시 밝은 표정을 지으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였다. 그 때, 셀리나가 분위기 전환을 하자고 말하면서 무언가 놀이라도 해 볼까라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좋다고 밝은 목소리로 말을 건네는 저스틴. 그 이후, 일행의 분위기가 바로 밝아지기 시작하였다.
 
-In the beach-
  해안에 이른 후, 감색 수영복으로 갈아입고서 모래사장을 걷기 시작하는 에리사. 그리고 조용히 어둠에 잠긴 바다에 발을 적셨다. 그리고 수평선을 그리는 물결로 시선을 향하면서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기기 시작하였다. 그 무렵, 그러한 그를 향해 왼편에서부터 한 사람이 걸어오는 모습을 보였다. 보라색 원피스 수영복 차림을 한 긴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에리사는 그를 알아보면서 그에게 말을 건네었다.
  "루에나로구나, 너도 수영을 하려고 나온 거야?"
  이에 그렇다고 답을 하는 루에나. 그리고서 홀로 바다에 머무르고 싶어서 나왔음을 밝혔다. 그 이후, 루에나는 에리사에게 혹시 부끄러워서 밤중에 바다로 나온 것이 아니냐고 묻자, 에리사는 그것은 아니라고 답을 하고서 곧바로 그에게 그저 바다에 들어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밖으로 나온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같이 수영을 하겠냐고 묻자, 루에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곧바로 말하였다.
  "진심을 드러내지 않는 물음은 의미가 없지 않아요?"
  그리고서 자신은 다른 곳에 가 있으려 한다는 언급을 하고서 전하고 싶은 소식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전할 상황이 못 되는 것 같아 다음에 전하도록 하겠음을 밝힌 후에 그를 지나쳐 다른 곳으로 걸어 나아갔다. 그러는 동안 에리사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바다로 시선을 향한 후에 물 속으로 조금씩 발걸음을 옮기려 하였다.
  그러다가, 허리까지 물에 잠겼을 때, 바닷물로 어깨와 가슴을 적시는 에리사. 그러면서 말 없이 수영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한 동안 그는 해안 주변의 바다를 다른 이유 없이 돌아다니며 수영에 열중하고 있었다. 특별한 무언가를 느끼지는 않고 있었다, 그저 자신의 마음 속에 머무르는 과거의 일에 대한 괴로움을 잠시나마 잊기 위한 일이었을 따름이었다.
  한 동안 허리를 위 아래로 굽이치며 수영을 행하다가 몸을 돌려 두 눈이 하늘을 향하도록 하면서 물 속에 잠겼다. 그리고 두 눈을 가만히 뜬 채, 잠시 수면에 투영되는 어둠에 잠긴 하늘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려 하였다. 그 이후, 눈의 따가움을 느끼며 눈을 감으면서 몸을 웅크리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그의 마음 속에 드리워진 것들이 그의 앞에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만나왔던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아린다 성계에 위치하고 있던 어느 마을의 사람들, 그리고....... 떠오르는 것은 과거의 기억들 뿐, 다른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억은 없었다. 그에 대해 하나의 생각을 하는 에리사.
  '과거의 기억 외에는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 것을 찾을 수 없게 된 것인가, 나는.......'
  그러면서도 그는 그 자신이 그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여태껏 자신은 과거에 만났던 존재들에 대한 기억만을 가지고 있었을 뿐, 앞날에 대한 생각 등은 전혀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발키르야가 된 이후부터 그는 그 이후부터 있어왔을 여러 어두운 미래에 대한 생각의 문을 닫아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에리스의 바닷물은 적도 지역은 비교적 따뜻한 편이나 바닷물 자체는 찬 편이라 수영을 하기에 부적합한 때가 있을 정도로 차가운 편이다. 여름철에는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찬 편이다. 하지만 에리사는 그에 개의치 않았다. 자신의 살결에 닿는 차가운 느낌 자체가 좋은 듯해 보였다. 그러면서 한 동안 물 속에 잠겨 있다가 바다 위로 솟아오르려 하면서 머리를 한 번 크게 흔들었다. 그와 함께 그의 긴 머리카락이 물방울들을 흩날리며 펼쳐지다가 다시 자신이 위치하고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Prince of old days-
  그 도시의 화류 구역, 클레어는 앞으로만 시선을 향하며 형형색색의 등이 켜진 작은 집들 사이를 걸으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그는 계속 저스틴이 자신에게 남겼던 이야기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 여인이 자신을 계속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그 이야기를.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그 여자를 찾기 위해 그 여자의 흔적이나마 어떻게든 찾아보기 위해 거리를 계속 돌아다녔다. 그 무렵, 검은 옷차림을 한 한 노인이 그와 마주치며 물었다.
  "아가씨는 이 밤 중에 어디로 가는 건가?"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혹시 호라티아(Horatia) 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 분을 보시지 못하셨습니까?"
  그 물음에 차분한 목소리로 답을 하고서 그에게 되묻는 클레어에게 그는 그런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하였다. 그러자 클레어는 혹시 옛날에 왕자에게 구원을 받은 적이 있다는 사람을 본 적은 있었으냐고 묻자, 그제서야 남자는 바로 답을 하였다.
  "아, 그 여자. 일전에 우연히 그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지, 이제는 이 곳을 떠났다네, 이제는 고향에 돌아갈 수 있게 되어서 고향으로 간 모양이야, 그래봐야 창녀 신세를 면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리고 놀라는 표정을 짓는 클레어에게 그 여자가 젊었을 적의 모습만 기억난다는 '왕자' 에게 보낸다는 편지가 있어서 가지고 있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러자 그 편지를 달라고 바로 부탁하는 클레어. 그리고서 그로부터 편지를 받은 후에 가만히 서 있으면서 편지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말 없이 그것을 주머니 안에 넣었다. 그러면서 말하였다.
  "너무 늦어버렸구나, 이제는 너무 먼 길을 걸어 나를 만날 수도 없게 되었다니. 그래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기는 해. 그래, 언젠가는 고향에 갈 수 있도록 해야......."
  그 무렵, 한 무리의 청년들이 그를 향해 다가오더니 그를 에워싸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그들의 우두머리인 검은 재킷 차림을 한 남자가 혹시 일 거리를 찾고 있느냐고 묻고서, 그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대답을 할 의사는 없는 듯해 보인다면서 그를 덮칠 것을 다른 이들에게 지시하였다.

-Dream in the sky-
  한 동안 바다 속에 있다가 다시 해안으로 나오는 에리사. 그 때, 그러한 그의 뒤에서부터 한 여성의 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려 그의 모습을 바라보려 하였다. 하얀 블라우스 안에 하얀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있는 소녀로서 푸른 머리카락을 가진 머리 위에 하늘색 커다란 리본이 달린 특징을 보이고 있는 이였다, 저스틴. 그는 다시 수영복 차림을 하고서 에리사의 곁에 이른 것이었다. 그러한 그의 모습을 보며 놀라는 에리사에게 저스틴이 온화한 목소리를 내면서 말하였다.
  "어떻게 머무르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 찾아왔어. 수영을, 하고 있었구나."
  이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에리사. 그 이후, 특별히 찾아올 필요는 없지 않았느냐고 물으려 하였으나, 그 말은 꺼내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염두하며 찾아오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 그는 저스틴에게 같이 앉을 곳을 정하도록 하자고 말하고서 그를 이끌고 앉을 곳을 찾으려 하였다.

  이후, 파도가 밀려오는 곳에서 앉을 곳을 마련한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있으면서 바닷물이 밀려와 자신을 적시다가 돌아가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이는 동안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러다가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어 블라우스의 앞 부분을 펼친 저스틴이 온화한 목소리를 내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꺼내었다.
  "어렸을 적에는 하늘 위에 커다란 궁전이 있고, 그 궁전 위에 새하얀 옷을 입은 고귀한 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이라고 믿어 왔었어."
  이에 에리사는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그러는 동안 저스틴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져 갔다.
  "그래서 하늘 높은 곳에 가면 그러한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지, 그러면서 하늘의 사람들에 대한 기대도 많이 했었는데......."
  그 이후, 저스틴은 에리사에게 하늘의 사람들도 지상의 사람들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고서, 그런 사실을 깨달았을 때, 사람은 어른이 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정말 우주에 '빛의 세상' 이 있다면 어떠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지만, 그 곳의 사람들도 어쩌면 지상의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면모를 한 두 가지씩은 보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언급을 하고서 그러면서도 적어도 자신이 '천궁' 에서 만났던 이들에 비하면 더욱 선한 이들일 것이라는 믿음은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하겠지." 이에 그렇게 답을 하는 에리사. 그리고서 그 '천궁' 과 신적 존재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악마라 칭해질 수 있는 이들이 아니겠느냐고 말하고서, 세상 어디에도 잔학한 전사들을 평범한 사람들보다도, 전쟁을 평화보다도, 그리고 죽음을 삶보다도 중히 여기는 신적 존재는 없을 것이라는 언급을 하면서 말하였다.
  "그런 자들에게 '파멸' 이 주어지지 않음이란 우주의 이치에 들어맞지 않는 일일지도 모르지."
  그리고서 저스틴에게 그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믿음이 깨어지고, 꿈이 깨어질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서 이전보다 더욱 나아지기를 반복하여 어렸을 적의 잘못을 반성하고, 자기 스스로 분명한 미래의 길을 나아가며, 어떤 요인에도 자신의 의지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어른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아직 나이가 어린데도 믿음이 깨어질 수는 있어, 그런 이들은 과오에 노출되기 쉬워. 어른이니까 믿음이 깨어져도 견딜 수 있는 것이지, 믿음이 깨어져야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야."
  "그러하겠지?" 이에 저스틴이 그렇게 말을 하며 미소를 띠었다. 그 이후, 그는 에리사에게 여전히 자매들이 함께 살 수 있는 곳을 찾고 싶어하는지에 대해 물었고, 이에 에리사는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그리고 그들이나마 서로 다투지 않고 저주에 구애받지 않으며 지내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는 말을 하였다. 이에 저스틴은 모간의 경우가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고 물었으나, 괜찮을 것이라고 말한 후에 미소를 띠며 말하였다.
  "그도 언젠가는 자신의 이상이 그릇된 것임을 깨달을 수 있겠지."

  한편, 클레어는 여전히 화류 구역에 서 있었다. 그를 둘러싸던 이들은 쓰러졌으며, 그들 중 다수는 움직이지 못하게 된 상태에 있었다. 클레어는 그런 이들을 가증스럽게 바라보다가 이들을 지나 화류 구역의 입구로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루시아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 어서 돌아가자는 말을 건네었다.
  그러는 동안 쓰러진 일당 중 한 사람이 기운을 내 겨우 일어서려 하다가 아픔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동안 입가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던 이들의 우두머리인 청년이 물었다.
  "뭐냐, 저 여자애는? 외양은 공주마냥 가녀린 애가 어떻게 저런 싸움을 할 수 있는 거냐!?"
  이에 그 남자는 잘 모르겠다고 답을 하였다.

  그 이후, 저스틴은 에리사에게 물에 들어가고 싶지 않느냐고 묻고서, 에리사가 고개를 가만히 끄덕이기만 하자, 잠시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하고서 블라우스를 벗어서 에리사가 옷을 벗어놓은 곳에 올려놓고서 그의 곁으로 돌아온 후에 그를 데리고 물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한 동안 이들이 물 속에 머무르고 있을 무렵, 에리사는 저스틴에게 뒷 모습을 보이면서 옛 일이 떠오르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저스틴이 눈을 크게 뜨며 무슨 일이냐고 묻자, 어렸을 적에 처음 물 속에 들어갔을 때의 일이라고 말하였다. 이에 저스틴은 활짝 웃으면서 그 때, 에리사가 물을 조금 두려워하고 있었는데, 그런 그를 모질게 끌고 들어가지 않았느냐고 묻고서, 그 때 자신이 모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제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을 하는 에리사. 그러면서 그를 향해 돌아선 후에 이전과는 달라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이제는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 그 때에도 그렇고, 놀기만 하던 내가 마음을 다잡을 때에도, 발키르야가 된 이후에 방황할 때에도 항상 곁에 있었잖아. 그러면서 무서운 말도 하고 그랬지만, 그래도 그 뜻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으니까, 그것으로 나는 그 모든 일에 대해 고맙게 생각할 수 있어, 저스틴."
  그리고 그를 끌어 안으면서 이전과는 완연히 달라진 여린 소녀와 같은 목소리를 내며 말하였다.
  "그래요. 다른 이들이 이 곳을 떠나 자유를 찾을 때에도, 언니가 있었기에 그들이 각성할 수 있었겠지요. 그 때의 모습처럼, 굳센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면, 누구라도 방황하지 않을 수 있을 거예요."
  그 후, 그는 저스틴이 그의 이름을 가만히 부르는 동안 미소를 띠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유스티니아 언니,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일을 겪겠지요. 그러는 동안에도 그 때의 굳센 마음가짐만큼은 항상 지켜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언제라도......."
  "그래, 그래야 하겠지." 이에 저스틴은 그러한 에리사의 말에 바로 답을 하였다. 그 이후, 저스틴의 입가에 조용히 입을 맞추는 에리사. 그러는 동안 저스틴은 말 없이 그러한 에리사를 끌어안은 채, 가만히 그의 감겨진 눈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이후, 물에 들어가 있는 채, 모래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저스틴의 왼편에 두 무릎을 바닥에 대고 앉아 있으면서 에리사가 물었다.
  "혹시 테오도리아(Theodoria) 언니에 대한 생각을 하시고 계세요?"
  "아니, 그 언니라면 무사하겠지, 테레시아가 누구보다도 잘 보살피는 이라는데."
  이에 에리사가 미소를 띠며 거짓말하지 말라고 말하고서 솔직하지 못한 것은 여전하다고 말한 후에 그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하고서 하지만 자신의 두 언니들에 비하면 낫지 않겠느냐고 말하였다. 그러자 저스틴이 미소를 띠며 물었다.
  "구원을 받았기 때문이겠지?"
  "그래요." 이에 에리사가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가끔 두 사람이 제국을 향해 자신을 돌려달라고 호소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고 말하고서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였다.
  "그 심정은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저, 그런 일을 당하신 두 언니들의 모습이 비참해 보였고, 또 그런 일이 없었다면 살아서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었으리라 믿었기 때문에."
  "그렇구나." 그 말을 듣고서 저스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이후, 저스틴이 에리사에게 항상 평화로운 세상이란 과연 있을 것인지에 대해 묻자, 그가 바로 답을 해 주었다.
  "세상의 어딘가에는 반드시 있을 거예요, 빛의 바다를 넘어 머나먼 별들의 장에 자리잡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우주는 넓고, 수많은 별들을 가지고 있으니까, 가까운 곳에 없어도 우리가 모르지만 우주에는 분명히 속하고 있는 어딘가에라면 반드시 자리잡고 있을 거예요."
  그러면서 말하였다.
  "그러니까, 그런 세상이 없다는 생각은 함부로 하시지 않으시는 편이 좋겠지요."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