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평상복 차림을 한 채,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중심가의 분수대 근처에 앉아 있으면서 스커트의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루시아. 이윽고, 그의 왼쪽 손바닥 위에 한 장의 사진이 놓여지게 되었다. 노파를 등에 지고 있는 한 청년의 미소짓는 모습. 그 모습을 바라보며 루시아가 조용히 혼자서 말하였다.
  "그래, 분명 대학교에 합격했을 때의 그 모습이었겠지."
  그리고서 사진을 조용히 주머니 안에 넣어놓고 회상에 잠겼다.
  제국의 본 성계에서 이탈한 후, 루시아가 저스틴 등과 함께 용병으로서 어느 성계의 전투에 참가하였을 때의 일이었다. 그 곳에서 일행은 강대국에 의해 탄압을 받는 한 약소국의 독립 전쟁에 참가하고 있었다. 그 무렵, 그들은 독립군을 지원하여 대국의 군사들이 군사적 거점을 하나씩 잃고 퇴각하도록 하였으며, 결국 이들이 그 나라를 떠나 나라가 완전 독립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일이 있은 후, 일행은 소정의 보상금을 받고 전쟁터였던 곳을 거쳐 그 나라를 떠났는데, 그 무렵에 본 어느 시체에서부터 몇 장의 사진을 발견하였는데, 루시아가 가진 것은 바로 그 사진들 중 하나였다. 그 사진을 손에 들고 있는 채, 루시아는 조용히 혼자서 말하였다.
  "분명, 우리가 한 일은 짓밟히던 나라를 위한 일이었고, 그것이 옳은 것은 사실이야. 하지만 이런 유품을 가지게 되는 일이라면 완전히 좋은 일인 것은 또 아니야."
  그 이후, 루시아는 잠시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난 후, 남쪽으로 걸어가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상당히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서 발걸음을 옮기는 루시아. 그러면서 말하였다.
  "높은 사람들의 욕심에 의해 일어난 전쟁이라면, 그 전쟁에 참가하여 목숨을 걸어야 했던 사람들을 악인이라 칭할 수 있을까, 악인의 마음을 가진 자는 분명 그들이 아닐 텐데."
  그리고 발걸음을 옮겨 해안 근처에 이르렀다. 그리고 에리사와 저스틴의 소재부터 알아내려 하였다. 그러다가 이들이 해안 근처의 바다에 앉아있는 모습을 발견하고서 그 근처의 바위가에 이른 다음에 자신이 입었던 옷을 스커트부터 벗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옷을 전부 벗어내어 안에 입고 있던 하얀 비키니 수영복을 드러낸 후, 그는 저스틴이 앉아있는 곳을 향해 다가가려 하였다.

  한편, 저스틴은 앉아 있으면서 곁에 서 있는 에리사와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에리사가 이야기를 마친 이후에 저스틴이 온화한 목소리로 두 손을 가슴 언저리에 올린 채, 그에게 시선을 향하고 있는 에리사에게 온화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었다.
  "그 운명에 끌려 다니기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 그래서 나도 루시나 셀리나를 데리고 있으면서 운명에서 벗어나려 어떻게든 해 보려 한 것이지. 그리고 그 운명을 거부하는 삶이 죽음을 부르는 자로서 살아갈 때에는 찾기 어려웠던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을 추구할 수 있게 되기도 했잖아. 결코 손해볼 일은 아닌 거야."
  그 후, 자리에서 일어나는 저스틴을 뒤에서 끌어안는 에리사. 그리고서 눈을 감으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저스틴이 그런 에리사에게 조용히 말하였다.
  "괴롭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이제는 나에게 이야기를 해, 그리고 그 때 만큼은 너 자신을 숨기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야 네가 어떤 마음을 가지며 괴로워하는지를 알 수 있으니까. 혼자서 항상 본래의 자신을 감추면서 살아가기만 하면 신체에도 좋지 않은 현상이 생겨날 수 있어."
  그 이후, 저스틴은 에리사에게 행여 모간 등의 이상에 물든 이가 있다면 그들은 자신이 확실히 가는 길을 바로잡을 테니 그 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러자 에리사가 그런 저스틴에게 정말 혼자서 그들의 마음 모두를 바로잡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묻자, 저스틴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그에게 그 모습은 반드시 지켜보고 있어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 에리사가 그에게서 떨어지고서 저스틴을 향해 돌아섰다. 그리고 잠시 그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온화한 목소리를 내며 말하였다.
  "수영복을 입은 모습이 아름다워요."
  "내가?" 이에 저스틴이 미소를 띠며 물음을 건네자 에리사는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두 가슴에 손을 올린 채, 지금까지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보지 못하기도 했지만,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라고 말하였다. 이에 저스틴은 조용히 미소를 짓다가 그에게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 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서 에리사가 무언가 말하려 하는 바를 차단하려 하는 듯한 말을 그에게 건네었다.
  "무슨 옷이 어울린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평상시에 입고 있는 그런 옷이 좋아. 이 옷이 가장 나다울 수 있는 그런 것이기 때문이야."
  이에 에리사는 미소를 띠며 분명 그러하기는 할 것이라고 말하고서 때로는 자신에게 어울릴 수 있는 화사한 옷에도 관심을 가져보라고 말하고서 그런 옷을 입고 있으면 과거의 주박이 떠오를 것 같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서 그렇다고 그 주박에 언제까지 끌려 다니고 있을 것이냐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래, 안 되는 것이지. 태어났을 때부터 나의 삶을 운명짓게 만들었던 그 주박, 그것에 끌려 다니고 있으면 안 되는 거야, 그런 삶을 내가 이어가고 있음을 나 자신이 증명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그리고 말 없이 한 동안 가만히 서 있다가 그래도 에리사의 말이 맞다는 말을 건넨 후에 언젠가는 그 주박에 해방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였다.
  그 무렵, 이들을 향해 루시아가 다가가더니 이들의 사이로 끼어 들며 외쳤다.
  "저스틴 언니, 에리사 언니, 거기서 뭐해~?"
  이에 저스틴이 에리사와 멀어지면서 루시아의 곁에 이른 다음에 에리사가 혼자 수영을 하는 모습을 보며 외로움을 느껴 그와 함께 있어주고 있었다고 답을 하였다.
  그 이후에 그가 자신에게 수영하러 나온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을 하는 루시아. 그리고서 마지막 밤인 만큼, 신나게 놀아보자고 말하였다. 이에 활짝 웃는 모습을 보이는 저스틴. 그리고서 시작하자고 그에게 말하였다. 그러는 동안 에리사는 그러한 그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이들의 놀이에 가담, 두 사람과 어울리기 시작하였다. 그 물놀이는 한참 동안 계속 되다가, 에리사가 밤이 깊었으니 돌아가자고 말할 무렵에 끝나고, 그 이후에 이들은 발걸음을 옮기어 해안으로 돌아갔다. 그 이후, 일행은 각자의 평상복으로 갈아입고서 호텔로 발걸음을 옮기었다.

  호텔로 돌아간 후, 객실에 이른 세 사람은 침대의 왼편 곁에 앉은 셀리나와 침대에 잠든 베티, 그리고 그 곁에 앉아 TV 로 시선을 향하는 클레어의 곁으로 돌아왔고, 이어서 루시아가 이들에게 다녀왔음을 알렸다. 이에 잘 갔다왔느냐고 묻는 셀리나. 그 무렵, 저스틴이 온화하게 미소를 띠면서 셀리나에게 이제 텔레비전은 보지 않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볼 것은 다 보았는데, 무엇을 또 보겠느냐고 말하고서 이제 잘 준비만 하면 된다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클레어가 따로 그의 것과 에리사의 것으로서 옷을 준비해 놓았으니 밖에 나가려면 갈아입고 나갈 것을 부탁하였다. 그러자 놀라면서 에리사가 클레어에게 물었다.
  "무슨 옷이야? 내 것도 있다니?"
  이에 클레어는 보면 알 것이라고 말하고서 저스틴이 이전부터 원하던 일이 있었는데, 그것을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 어울릴 좋은 옷이니 입고 나면 만족스러울 것이라는 언급도 덧붙였다. 그 이후, 저스틴은 알았다고 말하면서 먼저 안으로 들어간 다음에 에리사에게 얼른 들어가 줄 것을 부탁하였다. 이에 알았다고 답하는 에리사. 그러다가 잠들어 있는 베티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때, 그들에 대한 설명을 하는 클레어.
  "아미는 아직 잠들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밖으로 나간 모양이야, 아무래도 에리사를 찾으려 한 듯 싶은데, 연락을 해 보니, 호텔 최상층에 위치한 식당으로 올라가, 줄곧 그 곳에 머무르고 있대. 왜 올라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곳은 내가 저스틴에게 소개시켜 준 곳인데, 미리 그 곳에 기다리려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어."
  이에 알았다고 답하는 에리사. 그리고 올라가면 찾겠다는 말을 건네고서 저스틴이 들어갔던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는 동안 이미 저스틴은 드레스로 갈아입고서 저스틴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깨 끈이 달려 있으며 가슴이 깊이 패인 윗 부분과 허리의 선을 따라 내려오다가 조금씩 폭이 넓어져 길다란 종과 같은 모습을 보이며, 그 단이 하늘색 스타킹으로 감싸여진 두 다리를 지나 하얀 구두로 감싸인 발까지 내려가는 치마 부분으로 이루어진 드레스로서 하늘색을 띠고 반 즈음 투명한 것이었다. 머리에 리본이 없어진 대신에 푸른 보석으로 장식된 고리가 머리에 걸려 있었으며, 오른손의 넷째 손가락에는 푸른 보석으로 장식된 은색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옷 자체의 특성 상, 풍만한 가슴 선과 어깨뼈가 분명히 드러나고, 신체의 선이 희미하게 나타나기도 하는 옷차림을 잠시 바라보고 있던 에리사는 곧 자신이 입을 옷을 향해 돌아섰다. 그 후, 저스틴은 그 옷을 입으면 된다고 말하고서 어려움을 느낀다면 도와주겠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짧은 어깨 부분과 네모나게 파인 가슴 부분 등이 특징인 윗 부분과 허리의 선을 따라 내려가며 치맛단이 하얀 구두로 감싸인 발의 높이에 이르며, 왼쪽에 슬릿이 있는 치마 부분으로 이루어진 드레스가 바탕이 되며, 허리 부분에 하얀 수정들이 박혀 있는 허리띠가 매어져 있고, 양쪽 귀에는 귓불에 끼우는 형태를 가진 은색의 화려하게 꾸며진 귀고리를 걸고 있었다.
  그 드레스로 갈아입은 후, 에리사는 만족스러운지 환하게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팔짱을 끼며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 온화한 목소리로 드레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저스틴.
  "여신의 모습다운 것으로서 클레어가 에리사를 위해 선택한 것이래, 이전에 마련해서 가지고 있다가 오늘 내놓은 듯 한데, 잘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었어, 정말 잘 어울려서 다행이야."

-Banquet-
  옷을 갈아입은 후, 저스틴은 에리사의 왼손을 자신의 오른손으로 잡고 있으면서 호텔 최상층의 고급 식당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을의 야경이 드러나는 창가에서 한 잔씩 금색을 띠는 포도주 잔을 앞에 두고 있으며 서로를 마주보며 앉아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가 저스틴이 에리사에게 물었다.
  "별로 어색해 보이지는 않아서 다행이야, 에리사."
  "익숙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전에는 이런 스타일의 옷을 입은 적이 있었으니까요."
  그 물음에 에리사는 미소를 띠면서 바로 답을 하였다. 그러면서 옷차림이 부담스러워 할 쪽은 저스틴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음을 밝히고서 혹시 그 옷에 대해 부끄러워 한 적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러할 리가 없지 않겠느냐고 답하는 저스틴. 그리고서 그 보다 더한 옷도 입어본 적이 있다고 말하고서 그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하였다.
  그 이후, 저스틴은 에리사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으면서 다소 가라앉은 목소리를 내며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에리사는 있는 그대로 말하면, 화낼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그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하는 저스틴. 그리고 활짝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여기서만큼은 조금은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을 보여도 좋아, 애교를 부려도 좋고. 원래 막내 아이였잖아, 너는."
  "싫어요." 그 물음에 바로 답을 하는 에리사. 그리고서 이제는 그렇게 할 수 없게 되지 않았느냐고 그에게 되물었다. 그러자 그를 다그치려 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그가 말하였다.
  "언제나 자기 자신을 감추려 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이전에도 말했잖니, 에리사."
  그러다가 그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이제는 정말 안 되는 것이려나, 라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서 자신이 잘못한 것 같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그러면서도 예전의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는 말을 하고서 지금이라도 어울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였다. 이에 알았다고 답을 하고서 에리사는 잠시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고개를 들고서 왼쪽 눈만을 감고 미소를 지으면서 이전에는 드러내지 않던 앳된 목소리를 내며 말하였다.
  "언니~~ 조금은 부끄러워 해 봐요~~."
  그러다가 정말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저스틴은 이 모습을 평온하게, 일상적인 모습을 바라보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 이후, 그러한 저스틴에게 에리사가 말하였다.
  "부끄러워요. 하지만, 낯설지는 않아."
  "낯설지는 않을 거야, 과거의 네 모습이었기에."
  그리고서 그 모습을 보며 옛 생각이 떠오르기도 한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는 동안 저스틴은 한 어린 소녀가 성숙한 면모를 보이는 두 소녀의 곁에 머무르고 있다가 먼 앞의 꽃밭을 향해 뛰어가는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 이후, 그는 에리사로부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는 물음을 받고, 그 답으로써 그저 과거의 일이 떠올라 그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 따름이라는 말을 하였다.
  그 이후, 조용히 포도주를 마시는 모습을 보이는 저스틴. 그러자 에리사도 그를 따라 잔에 담긴 금색 액체를 조금씩 들이켰다. 알코올의 맛을 좋아하지 않는 에리사였으나, 이번만큼은 그 거부감이 크지 않은 듯해 보였다. 잠시 쓴 액체를 맛 본 듯한 괴로운 느낌을 가질 뿐, 그 이후에는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저스틴은 온화한 목소리를 내며 말하였다.
  "가끔씩은 이런 것을 마셔보는 것도 좋아."
  "그러하겠지요." 이에 미소를 띠며 에리사가 화답하였다. 그 후, 그는 저스틴에게 세레나나 루에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들도 그러하지만, 다른 여느 사람들도 선한 면모를 가지고 있지 않겠느냐고 되묻는 저스틴. 그리고서 그 말에 이어지는 답을 하였다.
  "그들이 설령, 우리들을 배신한다 하더라도, 그들을 미워할 수는 없는 일이잖아, 그들이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라지만. 그들이 잘못을 하면 얼마나 잘못하겠니, 지금의 발할라를 이끄는 테레시아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거야, 분명 무언가 이유가 있어서 우리와 반목하고, 대결을 펼치려 하고 있겠지. 문제는 모르간의 경우일 텐데."
  "그래요." 그 말에 에리사가 동감한다는 듯이 화답하였다. 그리고서 자신은 가능하다면 그의 마음도 돌아서게 하고 싶지만, 방법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을 하였다. 그러자 저스틴이 다소 차가워진 표정을 지으면서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려 하였다.
  "그들이 자신이 잘못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야, 아니면 잘못된 것임은 알고 있으면서도 그 행동이 자신에게 해로 돌아오지 않음을 알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 그러한 이들을 위해서라면 분명 징벌과 같은 수단이 필요하기는 할 거야, 그를 위해서는 너 자신의 마음을 강하게 다질 필요가 있어, 그래야 그들도 너의 마음을 이용하려 하지 않으려 하겠지."
  "그러할 거예요, 분명." 그러자 에리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답하였다. 그리고 어렵겠지만, 힘내 보겠다는 말을 그에게 건네었다. 그 이후, 에리사는 화제를 바꾸면서 저스틴에게 물었다.
  "앞으로 이런 곳에 찾아올 기회가 몇 번 더 있을 것이라 생각하세요? 제가 보기에는 이와 같은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듯 싶기도 한데."
  그러자 기회는 바라지 않는다고 답을 하는 저스틴. 그 후, 그 대답에 이어서 격식을 갖추는 삶은 한 번 정도는 바라고 있기는 하고 있으나, 그 삶이 일상이 되기는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서 잠시 야경을 바라보기라도 하자고 말하였다. 그 때, 그 이전에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에리사가 말하고서 일어나 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리고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잠시, 가만히 있어주세요, 움직이면 안 돼요."
  "어?" 이에 저스틴이 당황하며 그의 앞에 서 있으려 하였다. 그러자 에리사는 지긋이 눈을 감고서 그의 붉은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하였다. 그리고서 다시 눈을 뜨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는 저스틴. 그리고서 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간단히 한 마디로 말하기에는 너무 어려워서......."
  이에 에리사는 미소를 띠며 화답을 하였다. 그리고 그 의미는 저스틴 정도라면 언젠가 반드시 깨달을 때가 올 것이라고 말을 하였다. 그러자 저스틴은 차분한 목소리로 "정말, 그러하려나." 라는 말을 한 이후에 그 의미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할 때도 있겠지만, 가끔 생각날 때가 분명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였다.
  그 무렵, 식당의 한 곳에서부터 하얀 드레스 차림을 한 어린 소녀가 이들을 향해 다가왔다. 그 때, 그 기척을 알아차린 에리사가 그 쪽으로 시선을 향하였고, 그리고서 어린 소녀가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에리사가 놀라면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아미!" 이에 아미라 칭해진 소녀는 에리사를 향해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서 지금껏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디에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식당에 있었고, 반드시 찾으려 했었다고 말한 후에 먼저 찾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서 아미가 자신의 곁에 있도록 하면서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간만에 만난 소녀이다보니 서로 주고 받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던 것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바가 하나 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서 아미가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는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하자, 에리사가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바로 이야기를 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러자 아미는 차분한 목소리를 내면서 예나로부터 들은 이야기임을 밝힌 후에 그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Angelic Stars-
  먼 옛날, 별빛의 가호를 받은 두 남녀가 살고 있었다. 이들은 어렸을 적에는 서로 행복하게 살고 있었으나, 어느 순간, 그리고 이들은 별나라의 힘을 얻으면서 사람들을 지키는 삶을 살아가기로 서로 약속을 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전쟁을 통해 욕망을 충족하는 제국의 궁정으로 들어가 궁정의 기사가 되었고, 그 이후에 서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궁정의 한 여인이 자유로운 신념을 지키기 위해 황제와 대립을 하다가, 스스로 제국을 떠나는 길을 걸으면서 그 중 소녀는 그 여인을 따라 제국을 떠나고, 소년은 제국에 남게 된 것이었다. 그러다가 제국 역시 종언을 맞이하고, 제국을 따르던 기사단이 방황하면서 이들의 결별이 결정되었다.
  그 이후, 제국에 남은 소년은 제국의 앞잡이로서 살아가다가 저승의 안식조차 허락되지 않게 된 이들의 안식처를 찾기 위해 나서게 되었고, 그러다가 자신을 따르는 한 지사의 뜻을 받들어 안식처가 될 '죄인의 행성' 을 찾아 그 행성의 사람들을 멸망시키려 하면서 망령 군단들을 앞세워 성계를 침략하게 되었다.
  그러자 그 성계에 머무르고 있던 제국을 떠났던 소녀는 그 소년의 뜻에 의해 움직이는 망령들을 막아내면서 그 실체를 알아내지 못하는 채, 망령과 망상의 군단과 맞서기 시작하였고, 그러다가 마침내 증오의 힘을 가진 소년과 대면하게 되었다.
  서로 헤어진 지, 오랜 시간이 지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 이들은 검과 검을 부딪치면서 자신의 신념을 관철해 나아가려 하였다. 그러나 결국 얄궂은 운명의 손짓은 이들이 서로의 칼날을 몸으로 받도록 하였다. 그로 인해 두 소녀는 격렬히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이어서 이들의 흔적을 불타오르는 성이 휩쓸었다. 그리하여 그 불길이 지나간 후, 이들은 전사들이 모르는 사이에 사라져 갔다. 그리고, 제국의 영광을 상징하던 천공성 역시 불길에 휩싸인 채, 한 광야에 떨어져 처참히 파괴되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 당시의 기사들 중 한 명이었던 광야였던 그 구역에 이르렀다. 대지는 풍요로웠고, 폭풍으로 가득했던 지역은 온화한 날씨를 가진 아름다운 땅이 되어 있었으며, 그 중심에 위치한 고대 유적을 중심으로 작은 마을이 세워져 사람들이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 드넓은 대지의 중심에 위치한 마을을 발견하고서 그 마을에 이르는 떠돌이. 그리고 그는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한 때, 자신을 비롯한 기사들이 살아가던 천공성의 흔적이 바로 그 유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유적을 발견하고서 그는 이어서 마을의 지도자라는 한 노인을 발견하여 그 노인으로부터 유적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유적은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별이었다. 그 별의 생명이 다하고, 불길이 사라지자 그 별에서부터 한 쌍의 남녀가 모습을 드러내어 별에 남겨진 생명의 씨앗을 뿌리고, 별의 기운으로 광야에 생명의 기운을 전하여 황폐하였던 땅에 생명이 가득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인간이 태어나 마을을 이루었을 때, 별의 신들은 자신의 역할을 다하였음을 깨닫고, 하늘로 올라갔다.'

  이야기를 마칠 무렵, 에리사는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이야기에 신경을 쓰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저스틴이 그에 대한 걱정을 하면서 무슨 일이냐고 묻자, 아무것도 아니라고 바로 화답을 한 후에 아미에 대해 밝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가끔은 이렇게 인상적인 이야기도 할 줄 아는 아이야, 대단하지 않아?"
  그리고 다소 어두워진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기도 하고." 그 이후, 그는 무언가 슬픈 예감을 느낀 듯이 계속 암울한 표정을 짓는 채로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무렵, 루시아가 가슴 부분에서부터 시작되어 어깨의 선을 완연히 드러내고, 치맛단이 두 다리를 거의 온전히 드러낼 정도로 짧은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하얀 구두와 하얀색의 반투명한 스타킹과 다리와 발을 감싸고 있으며 목에 은색 목걸이를 걸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들을 향해 다가왔다. 그 모습을 보고 놀라면서 에리사가 물었다.
  "루시아, 여기에는 무슨 일로!?"
  그러자 루시아는 둘이서 드레스를 입고 높은 곳에 올라가 있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가 힘들어 올라왔다는 말을 하고서 아미에게 시선을 향한 후에 아미도 와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에리사가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저스틴의 곁에 앉으라고 말하였다.
  그 이후에 에리사는 아미 등과 함께 마을에서 있었던 일부터 각종 전설에 대한 이야기까지 여러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려 하였다. 그 활동은 한 동안 계속 되었다.
  그러다가 밤의 풍경을 구경까지 한 이후, 이들은 식당을 떠나 호텔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각자 잠옷으로 갈아입은 후에 침대 및 그 주변의 맡은 구역에서 잠을 청하였다. 그 이후, 저스틴이 다른 이들에게 잘 자라고 말하였고, 이에 에리사가 알았다고 말한 후에 저스틴과 아미에게 잘 자고 있으라고 말하였다. 그 때, 아미가 혹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고 물었으나, 에리사는 온화한 목소리로 괜찮을 것이라 말하는 것으로써 잘 타일렀다.

-Hatred-
  한편, 어느 요새의 중앙 구역에 위치한 집회소에서 한 소녀, 모간이 TV 를 시청하고 있었다. 검은색을 띠는 긴 머리카락과 하얀 셔츠, 그리고 검은색의 단이 무릎 높이까지 내려가는 긴 치마가 외견상 특징인 소녀. 그 소녀 영상이 보여주는 불타오르는 경기장 곳곳에 널린 시체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이어서 그는 억울하게 죽은 병사의 노모와 지옥으로 끌려가 고통을 받는 억울하게 죽은 병사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무참히 살해된 이들의 영혼이 울부짖으며 악마들에 의해 지옥으로 끌려가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그러다가 지도자들은 무슨 일을 해도 옳으며, 민중은 도덕적으로 청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학자가 강의를 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쓴 웃음을 짓는 모간. 그러면서 말하였다.
  '그래, 너희 레오 성계의 인간들은 언제까지나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존재들이지. 그런 인간들이 우주를 개척한다니, 그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그리고서 그런 인간들이 몰살당한다 하더라도 우주가 변화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라는 말을 하면서 사악해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이 우주에는 별들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 중에는 인격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과는 닮지 않은 존재들이 더욱 많으니까. 내가 계획하는 바가 실제로는 우주의 병균을 쓸어내고 우주라는 거대한 신체를 다시 건강하게 할 수 있는 수단일 수도 있을 테니까. 병균이 죽는다고 슬퍼하는 이들은 없어, 너희들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영상이 사라지자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그 너머의 문을 열어 어둠 속의 공간 안으로 들어서려 하였다. 그 이후, 그는 녹색 용액에 잠긴 사람들이 한 명씩 들어있는 원통형 용기들이 나란히 서 있는 사이에 서 있는 한 명의 어린 소녀와 마주치게 되었다.
  분홍색을 띠는 목까지 내려가는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를 가진 이로서, 소매의 폭이 좁고, 길며 치맛단이 발목까지 내려가되, 앞 부분이 트여있는 드레스를 입고 있으며, 트여있는 앞 부분으로 인해 치마 안에 입고 있는 짧은 스커트와 하얀색을 띠는 레깅스, 그리고 하얀 구두를 드러내고 있는 어린 소녀. 그 소녀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는 나지막히 그의 코드 네임을 읊었다.
  "소근(Thogn)." 이에 소근이라 칭해진 소녀는 시아라(Siara) 라는 이름으로 불러주면 안 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소녀는 알았다고 답을 하였다. 그 이후, 시아라는 병기의 배양은 잘 이루어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하고서 실전 투입은 언제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그들이 엑셀리제의 침공을 단행할 때, 바로 활용할 것이다. 여러 용도로 활용되며 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행하겠지."
  그리고서 아직 배양 단계이기는 하나, 시링크스의 병기들은 실전 투입을 행할 방침이라고 말하였다. 이에 시아라가 놀라면서 모간에게 아직 불안정할 텐데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고 묻자, 모간은 미소를 띠며 방도가 있다고 답을 하고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죽음의 신을 도발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어줄 수 있을 거다."
  그 이후, 모간은 시아라에게 레긴레이프(Reginleif) 의 머리에 있던 장치가 제거되어, 그를 이용하는 작전은 실패한 모양이라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서 그들이 그 계략을 모를 줄 알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시아라가 당황하며 죄송하다고 말하였으나, 모간은 미소를 지으며 "괜찮다." 라고 답하면서 자신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고, 혹시나 효과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나 하고 있었을 따름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Return-
  다음 날, 일행은 호텔을 떠나고, 베티를 집으로 돌려보낸 후에 아미를 데리고 있으면서 다시 그란 젤레바로 돌아가고서 병기의 정비를 행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 에리사는 클레어와 함께, 정비 머신들을 다루는 저스틴의 근처에 이르고서 현재 저스틴이 정비를 행하는 코사이토스에 시선을 향하면서 물었다.
  "코사이토스의 정비가 생각 외로 빨리 끝난 듯 하네, 속도를 붙일 일이 생긴 거야?"
  이에 저스틴이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에리사를 향해 돌아선 후에 이전에 전역에서 구해 온 금속들을 정제하여 만들어낸 합금들로 이루어진 부품들의 활용이 잘 이루어져 최상의 상태로 정비가 되었음을 밝히고서 출력도 최대로 맞추어져 있어서 바로 출격을 행해도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임을 언급하였다. 그 때, 클레어가 그렇게 말하는 저스틴에게 물었다.
  "에리사가 나갈 것이라고 미리 결정된 것도 아닌데, 이렇게 기체 정비에 당장에 힘을 들일 필요가 있어?"
  그러자 저스틴은 에리사의 앞길이 이상하게 안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고 말하고서 그러는 동안 있을 만약에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말한 후에 원래 만약을 대비하는 일은 전투 준비의 필수가 아니냐고 그에게 물었다. 그 이후, 한 동안 말이 없던 클레어는 루시아와 아미는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활짝 웃으며 답하는 저스틴.
  "방금 전에 에리니에스와 네메시스의 정비를 마치고, 지금 방 안에서 함께 놀고 있어, 셀리나도 함께. 특별한 걱정은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그리고서 에리사에게 에리스에서 얻어온 기판은 잘 보관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렇다고 답을 하는 에리사. 그 후, 그는 그란 젤레바로 돌아온 후에 데이터의 해석도 해 두었음을 밝히고서 아르겐티로스가 그란 젤레바의 행동에 문제를 제기할 경우, 그것을 제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저스틴이 그 기판이 아르겐티로스와 네퓌라의 반란 세력의 연계, 그 증거가 될 수 있느냐고 묻자, 차분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건네는 에리사.
  "그러하니까 데이터를 보존하고 있지 않겠어?"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