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란 젤레바 내 함교. 함교에서는 클레어가 하얀 토끼 인형을 두 손으로 안고 있는 아미를 곁에 두고 있으면서 상황을 가만히 관찰하고 있었다. 그 무렵, 그러한 그를 향해 루시아가 평상복 차림을 한 채로 다가왔다. 그 이후, 클레어는 인기척을 느끼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향해 돌아선 후에 그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특별히 다치거나 한 것은 없어? 이전에 모르간과 대결을 펼쳤었는데."
  "응, 없어." 그 물음에 루시아가 그렇게 화답하고서 이제 모르간은 몰락했고, 그 괴물의 모습은 찾을 수 없게 되었으니 그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좋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두 손을 올려 머리 뒤로 옮긴 채로 저스틴은 전투를 속행하게 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렇다고 화답하는 클레어. 그리고 그 기세를 이어 발할라 요새로 진격해 들어갈 뜻을 드러내기도 하였다는 말을 건네고서 그에게 물었다.
  "파울리나가 나선다면 모를까, 전투를 주도하던 테레시아와 모르간 모두가 끝났으니, 이제 발할라의 전투는 끝났다고 봐도 괜찮으려나."
  그러자 아직 속단은 이르다고 클레어가 화답하였다. 그리고서 아직 아잘레아 자매와 샤리엘 자매가 남아 있으며, 나타샤도 발할라 요새 내에서 굳건히 자리 잡고 있기에 그들이 합심할 경우에는 전투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언급을 하고서 아직 방심하면 안 된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 때, 통신음이 울리면서 함교 스크린의 한 가운데에 저스틴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 이후, 그는 모르간이 죽었다는 통보를 키아라로부터 들었다고 말하고서 어떻게 된 일인지 자신에게 알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하였다.
  이후, 루시아는 알았다고 답하고서 설명이 기니 그에 대한 염두는 해 두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 무렵, 아미는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함교를 떠나 승무원들이 머무를 수 있는 방들이 늘어선 복도에 이른 후에 한 복도로 들어서고서 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하얀 네글리제 차림을 한 코지마가 웅크린 채 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조용히 고개를 들어 천장으로 시선을 향하기도 하나, 그 눈은 초점이 흐려 그가 기운과 의욕을 잃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서, 아미는 조용히 코지마를 향해 다가간 다음에 환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걸려 하였다.
  "코지마 언니......"
  이에 코지마는 조용히 고개를 돌려 그에게 시선을 향하였다. 그리고 이전에 없던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에게 시선을 향하다가 그에게 말을 건네었다.
  "막내 아이로구나." 그리고서 먹고 싶은 것 없느냐고 물었으나, 아미는 없다고 화답하였다. 그러자 코지마는 "그렇구나." 라는 말을 건넨 후에 그에게 다시 물었다,
  "예나 언니를 다시 만나고 싶지?" 그러자 아미는 그렇다고 화답한 후에 그 날이 머지않아 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그 때가 오기까지를 기다리려 한다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코지마는 환하게 미소를 띠며 그 날은 곧 올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그에게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모두 돌아올 수 있다면 좋지 않겠느냐고 그에게 물었을 때, 그는 그렇다고 답을 하였다. 그 이후, 아미는 눈을 크게 뜨면서 물었다.
  "코지마 언니, 그 일에 대해 자주 여쭈어 보시는데, 혹시 만난 사람 있어요?"
  그러자 에리사의 모습이 눈앞에 나타났었다고 말하고서 아미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묻고 있었다는 말을 하였다. 그 이후, 자신은 아미를 자주 만나보지 못한 탓에 잘 모르고 있었고, 그래서 잘 지내고 있을 것이라고 화답을 해 주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에 아미는 환하게 웃으면서 "잘 하셨어요." 라고 말한 후에 혹시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건네었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어." 그 물음에 코지마는 그렇게 화답하였다. 그리고서 아린다에 있었을 때에는 항상 강한 모습을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으며, 그 때의 모습이 그의 본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 그는 다소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그는 전사로서 살아갈 때에는 다소 차가운 모습도 자주 보여왔던 것이 사실이야. 하지만, 그것이 그의 진실된 모습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고 있어. 당시의 온화하고 감상적이었던 면모가 그의 진실된 모습이었겠지, 그리고 그의 약한 면을 알고 있었기에, 자신은 한 때 모르간으로서 그의 약한 면을 노리려 하기도 했었어."
  "지금은 그런 일은, 안 하시는 것이지요?"
  그 이야기를 듣고서 아미가 그렇게 코지마에게 묻자, 그는 그렇다고 화답하였다. 그 때, 문이 열리면서 루시아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잠시 후에 코지마의 곁에 앉으면서 밝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드디어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 모양이야. 후우...... 네글리제를 입은 모습은 간만에 보네, 그 모습은 천사가 내려온 듯한 그런 모습인데, 어째서 복수라는 것을 하게 되어 악마처럼 변해 가지고, 마을 사람들에게 폐 수준의 무언가를 끼치게 하는 거야, 왜."
  "미안해, 루시......." 그 이야기를 듣고 죄책감을 크게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코지마가 말하였다. 그리고 우울함을 드러내는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루시, 그 사람들을 정말 구원할 수 있는 것일까, 아에리사 언니께서는 지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도움을 받아 구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는데......."
  이에 루시아는 에리사가 무사할 수 있다면 가능하지 않겠는가, 라는 말을 건넨 후에 에리사가 구출된 이후에 그에게 부탁의 말을 건네 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에리사라면 그의 부탁 정도는 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언급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러자 코지마는 그러한 루시아에게 "정말 들어주실까?" 라고 물었고, 그 물음에 루시아는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기는 하지만, 애절한 부탁에까지 무심할 정도로 차갑지는 않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면서 안심해 줄 것을 그에게 당부하였다.
  "그렇다면, 그 언니를 믿어볼게. 그런데, 그 언니는 무사히 구출될 수 있을까."
  "유스티니아 언니를 믿어보기로 하자고. 그 이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별로 없지 않아? 우리가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불안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다려 보자고. 분명, 그 언니라면 좋은 일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겠지. 그란 젤레바 초창기 때부터 언제나 그래왔으니까."
  루시아의 당부를 듣고 물음을 건네는 코지마에게 루시아는 그렇게 화답하고서 저스틴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코지마가 그 정도로 신뢰할 만한 이인지에 대해 묻자, 루시아는 오래 전부터 항상 적을 파멸시키는데 앞장섰던 '검' 이 아니었느냐고 묻고서 그 검에 제대로 대항할 수 있는 존재가 현재 발할라 내에는 거의 없는 만큼, 희망을 걸어볼 가치는 충만하다는 말을 밝은 목소리를 내어 하였다. 그러자 코지마는 불안감이 적어졌는지 다소 밝아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래, 그 믿음대로라면 희망을 걸어볼 수는 있을 것 같아."

  발할라 요새 중심부를 향한 제 1 회랑. 그 회랑의 한 곳에는 두 소녀가 서로를 마주보며 서 있었다. 한 사람은 하늘색 상의와 하얀색을 띠는 긴 스커트 차림을 한 옷차림을 하고, 손에 길다란 막대기가 달린 거대한 검을 들고 있는 이였으며, 마주보는 이는 하늘색을 띠는 긴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이로서, 어깨끈이 달려 있고, 가슴이 깊이 파여 있으며, 치맛단이 발목 근처까지 내려가면서 앞부분이 트여 있는 드레스를 입고 허리에 푸른 리본을 두르고 있으며, 드레스 안에 하늘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리를 감싸는 하늘색 스타킹과 푸른 구두를 신은 모습을 보이고, 머리에는 푸른색을 띠며 앞 부분이 푸른 보석으로 장식된 머리 장식을 두르고 있었다.
  거대한 무기를 들고 있는 소녀는 어린 인상을 가지고 있었으며, 마주보는 이는 키도 크고, 가슴이 크게 부풀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마주보는 이보다 훨씬 성숙한 인상을 보이고 있었다.
  "예나, 정녕 발할라를 떠날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어린 소녀가 예나라 칭해진 소녀를 보면서 물음을 건네자, 그 소녀는 그렇다는 답을 한 이후에 자신은 아린다 성계에 살고 있던 이들을 결코 잊을 수 없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부르며 물었다.
  "아리아나 언니의 심적 부담이 크신 것은 알겠어요. 하지만, 자신이 지나치게 부담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계신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면, 내가 그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인가."
  이에 아리아나라 칭해진 어린 소녀가 물음을 건네자 예나는 그렇다는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그에게 무의미한 짐까지 너무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물음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 이후, 예나는 이제 발할라가 제국으로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는 말을 건넨 후에 발할라에 대하여,
  "이제 그 곳은 고향을 잃고 떠돌게 된 이들이 정착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과도 같은 존재로서 그 의미를 다할 수 있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러자 아리아나는 "그렇게 생각하는가." 라고 물은 후에 잠시 깊은 생각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서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말하였다.
  "그 말은 곧, 우리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대도 머지 않아 끝나게 될 것이라는 의미이겠구나. 하지만 한 가지 이 발할라 요새가 그런 운명의 단계에 접어들기 전에 해야할 일이 있다."
  그리고서 예나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그것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말을 건네었다.
  "그란 젤레바라 칭해진 이탈자들의 도전을 전력을 다해 막아내는 것, 바로 그것이다. 그들이 자신들의 이상을 위해 발할라와 정면 대결을 행한다면, 발할라는 그 안에 머무르는 모든 이들을 수호하기 위해 그 힘에 전력을 다해 맞서야 할 의무가 있어. 그래야 발할라가 적어도 반항자들과 도전자들에게 응징을 가하고, 그 안의 사람들을 외부 침입 요인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보이기라도 할 수 있다."
  이에 예나가 놀라는 표정을 짓자, 그 언급에 대한 말을 하였다.
  "언젠가 에리카에게도 이야기 한 바 있다. 반항하는 자를 막을 의지를 강하게 보이지 않으면 조직은 외부의 힘에 의해 붕괴된다, 라고. 이 조직이 다소 정으로 이어진 감이 없지 않지만, 조직은 조직이다. 수호할 수 있는 힘을 분명히 보이지 않으면, 조직은 외부 침입자에 의해 언제라도 쉽게 무너질 가능성이 있게 되는 것이지. 그래서 그 이탈자들을 막을 수 없다 하더라도, 이탈자들을 막아낼 수 있는 힘을 최대한 보여, 외부적 요인에 의해 발할라라는 조직이 쉽게 무너지지 않음을 증명해야, 발할라가 제국이 되지 못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 이후, 그는 예나에게 차분한 목소리를 내어 말하였다.
  "아스가르드가 무너진 후, 제국 최후의 보루인 이 발할라까지 수호할 수 있는 힘을 잃으면 그 안에 있는 자매들은 한결같이 살 길을 찾아 흩어지려 할 것이다, 그란 젤레바의 이탈자들과 마찬가지로 말이야. 그러면 우주 각지로 흩어진 이들이 다시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은 약해지게 되겠지. 그런 일을 로타나 스쿨드가 원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은 이미 결심하였으므로 그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말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패배하게 된다면, 더 이상 그들과의 대결은 하지 않게 되겠지만, 적어도 그 이탈자들에게 발할라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회랑을 거쳐 요새의 다른 공간으로 들어섰다. 그러는 동안 예나는 그러한 그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 이후, 자신의 방에 이른 후에 그 방에 에리카가 머무르고 있는 모습을 확인한 아리아나는 문서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 때, 아리아나가 에리카에게 잘 왔다고 말하고서 한 가지 전해주고 싶은 정보가 있음을 밝혔다. 이에 아리아나가 무엇이냐고 묻자, 에리카는 그에게 그 정보가 무엇인지를 알렸다.
  "그란 젤레바가 레긴레이프(Reginleif) 를 데리고 있었다는 거예요. 지금껏 그란 젤레바는 아린다 마을에서 온 아미엘이라는 소녀를 보호하고 있어요. 그 아이는 독기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독기 등을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이라는 정보가 있는데, 이것이 신형 생체 병기로서 형식 코드 EV35 인 생체 개체와 일치한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근래에 확인할 수 있었지요."
  "그렇다면, 그 아미엘이 레긴레이프라는 건가."
  "예." 그 물음에 에리카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는 답을 하였다. 그 후, 에리카는 '레긴레이프' 가 그란 젤레바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물었고, 그 물음에 아리아나는 그들이 그 능력을 활용해 행성을 구원하려 한다면, 그들의 곁에 두게 하는 것이 옳다는 언급을 하고서 그들이 행성 구원을 위해 나서는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에리카가 그렇다는 대답을 하자, 미소를 띠며 답하였다.
  "잘 됐다, 그러면 그 아이는 그 곳에 두게 해라. 그러는 편이 그 아이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 정보는 다른 이들에게는 결코 발설해서는 안 된다, 그로 인한 영향은 결코 좋지 못할 테니까."
  그 이후, 그는 에리카가 문서 정리를 급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급히 나갈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에리카는 "예." 라고 화답한 후에 서둘러 가재 도구 등을 정리하여 탈출선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아리아나도 동행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이에 아리아나가 놀라면서 왜 그런 선택을 하느냐고 묻자, 우선 아리아나는 이제 더 이상 발할라 요새의 수호를 맡는 이로서 활약을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언급을 하면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이전에 비해 강한 어조를 내며 말하였다.
  "이전에 들려온 소식이 있어서 말씀드리자면, 테오도리아 언니께서 친히 발할라 요새의 지휘를 위해 나서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자신의 모든 능력을 끌어들여 발할라 요새의 수호를 위해 나서겠다는 말도 했었지요. 그렇게되면 아리아나 언니는 자신의 의지에 상관없이 그란 젤레바와 맞서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다는 거예요."
  "테오도리아 언니가...... 그 능력이라면 설마!?"
  이에 아리아나가 놀라면서 묻자, 에리카는 짐작하고 있을 것이라고 화답하고서 그런 사태를 적어도 아리아나나마 피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해 두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에 아리아나는 "그러한가." 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었다.
  "시그르드리파가 검을 들어 발할라로 진공을 하게 되자, 자신이 방패를 들어 막겠다는 건가. 하지만, 처음부터 최후의 수를 두다니, 이전에도 그러하였지만, 참 무모한 사람이야, 그 분도."
  그 후, 에리카는 곧바로 자신의 생각을 말로써 드러내었다.
  "저는 그런 테오도리아 언니의 생각은 무모하고, 또 위험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자칫하면 자매들의 목숨까지 위험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인데......."
  "분명, 그들의 목숨을 내걸면서까지 유스티니아 언니에게 자신의 힘과 의지를 보이고 싶은 것일 게다. 지금껏 조용히 생활하고 있었을 테니, 그란 젤레바의 대원들이 그가 무능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을 텐데, 그 생각의 틀을 깨 버리겠다는 의도도 있을 거다."
  그 말에 아리아나는 그렇게 화답하였다. 그 이후, 그는 탈출할 것인지의 여부는 잠시 생각한 후에 결정하겠다는 뜻을 에리카에게 알리고서 먼저 함선으로 가 있으라고 말하였다. 그 이후, 에리카는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그의 방을 떠나갔다. 그 이후, 그렇게 에리카가 떠나자 아리아나는 창가로 시선을 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다른 특별한 표정을 짓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 무렵, 코지마가 머무르고 있는 방 건너편 방에 누워있던 루시아를 향해 시아라가 다가왔다. 그 이후, 루시아는 자리에 누운 채, 시아라가 다가오기를 기다리고서 그에게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코지마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다고 말하고서 그의 곁에 앉는 시아라. 그러자 루시아는 그의 행적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이야기하기 싫다는 말을 하면서 귀찮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시아라는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다고 말하고서 그것에 대해서는 답을 해 주지 않겠느냐고 묻기도 하였다. 이에 루시아가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시아라는 바로 답을 하면서 자신이 묻고자 하는 바에 대한 물음을 이어서 건네었다.
  "그 '모르간' 과의 대결에서 루시아 언니께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시고 계셨어요?"
  "그 때에는." 이에 루시아는 그렇게 화답하고서 그 때에는 그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하였기에 승리를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는 언급을 하고서 본래 모르간은 어떤 형태의 전투를 하더라도 상대가 취약점을 드러낼 때까지 기다렸다가 취약점이 드러나게 되면 그것을 반드시 잡아내는 기질이 있는 인물임을 언급한 이후에,
  "그 기질을 정신적 안정 속에서 활용하고 있었다면, 나는 패배했을지도 모르지."
  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정신적 불안정 속에서도 그런 기질은 자신에게 계속 드러나고 있었으며, 그러한 그의 모습에는 놀라기도 하였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그만큼 그가 상당한 전투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되지 않겠느냐고 되묻기도 하였다.
  그리고 시아라가 아무런 답도 하지 않자, 그는 곧바로 자신이 그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은 거기까지, 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시아라는 루시아에게 한 사람을 떠올리면서 그에 대해 물었다.
  "혹시, 스칼몰드 그러니까 아가타라는 아이는 어떻게 하셨어요? 리스트의 부관이었던 그 아이."
  그러자 루시아는 그는 항복했지만, 리스트와 에르켈을 그란 젤레바 곁에 두는 전제 조건 하에서 발할라로 돌려보냈음을 밝혔다. 그리고 돌아갈 경우, 그란 젤레바와 싸울 수도 있다는 경고에 대해 무시로 일관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자 놀라면서 묻는 시아라.
  "그 아이도 의외로 실력이 상당해요, 그런 아이를 적으로 두는 행위는 괜찮은 일이에요?"
  그러자 차가운 목소리로 하라면 하게 내버려두라고 말하는 루시아. 그리고 상대는 '브린힐드' 와 함께 전투를 주도했던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서 아가타가 그를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느냐고 묻기도 하였다. 이에 아무 말도 못한 채, 시아라는 조용히 물러났다.

  한편, 클레어는 그란 젤레바에 머무르고 있으면서 상황을 점검하고 있었다. 그 때, 저스틴이 그런 그에게 통신을 시도,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이에 무슨 일이냐고 묻는 클레어. 그러자 저스틴은 다소 차가운 목소리를 내면서 자신의 지시 사항이 무엇인지를 알리는 말을 건네었다.
  "그란 젤레바에 머무르는 이들 중 원래 그 곳에 속해 있는 모든 이들과 메르나, 리에타만 남고 나머지는 세이렌이나 시링크스 등으로 이동하도록 해."
  "어째서?" 이에 클레어가 당황하면서 묻자, 그 이유를 다소 차가워진 목소리를 내며 밝히는 저스틴.
  "앞으로 발할라 요새 일대가 정신을 조작하는 주술의 범위에 들어가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그 주술의 영향을 받은 발키르야들은 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어. 후기 형태로서 그 주술에 저항할 수 있는 메르나, 리에타라면 안심이지만 나머지 이들은 위험해. 그러하기에 전역이 아닌 세이렌 같은 곳으로 물러나 있으라는 거야."
  "주술이라면, 설마 '그 사람' 이!?"
  이에 클레어가 놀라면서 묻자, 저스틴은 그러하다고 답하고서 그 사람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아마, 다른 이들까지 오게 되면 비겁한 수단을 사용한다고 그런 주술을 사용하게 되겠지. 그래서 최소한의 전력으로 발할라 요새를 돌파하려 하는 거야."
  그리고 자신과 셀리나, 세레나 그리고 리에타와 메르나의 5 기가 발할라 전역에 참가하게 될 것임을 알린 후에 발할라의 각 방향당 1 기씩 전역의 일부를 맡되, 리에타와 메르나는 한 팀을 이루도록 한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자 공격의 주도는 누가 하게 되느냐는 클레어의 물음에 자신이라고 답하였다. 그 이후, 그는 다른 이들은 세이렌 등에 머무르고 있다가, 만약의 상황에 연락이 오면 출격하라는 지시를 내릴 것이라고 말하고서 루시아는 클레어와 함께 상황 관찰 및 지시를 내리게 하라고 말하였다.
  "알았어, 그러니까 저스틴과 셀리나, 세레나 그리고 리에타와 메르나가 공격의 중심을 맡고, 루시아는 나와 함께 상황 관찰, 그리고 남은 인원들은 전역 밖에서 대기하도록 하는 거지?"
  "응." 그 물음에 저스틴은 그렇게 화답한 후에 리에타와 메르나 쪽이 위험할 수 있기에 그 쪽의 관찰에 신경을 써 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러자 클레어는 알았다고 답하였다. 그 때, 루시아가 클레어에게 다가오더니 그에게 방금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루에나 언니가 아미를 데리고 아쿠에리아로 나아갔어!"
  그러자 클레어는 놀랄 일이 아닌 듯하다는 언급을 하고서 그 곳이 무사할 것임을 믿으며 나아갔을 것이라고 말한 이후에 무사할 테니 걱정하지 말 것을 그에게 당부하였다.

  비어버린 거리를 바라보며 하루하루 희망의 날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나에게 붉은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새하얀 옷을 입은 어린 소녀와 함께 공손한 모습을 보이면서 찾아왔다. 그리고 그 이후, 테레사와 동행하고 있던 나에게 그 소녀가 찾아오더니 모두가 잠들었을 거리라고 생각했는데 살아남은 이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그는 테레사를 보더니 그를 두고 '테라 성계의 광황' 이 아니냐고 묻기도 하였다. 그리고 테레사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늘어놓으려 하였다.
  테라력 2197 년에 1 기의 전투기로 테라 성계에 나타난 온 제국을 다시 일으키려 한 은하 연방의 망상된 자들을 몰아낸 전설적인 인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내 곁에 있는 이가 그 공적을 이루어낸 자임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자 테레사는 왜 그 이야기를 꺼내느냐고 묻고서 자신을 알고 있었느냐고 묻기도 하였다. 그러자 그 소녀는 우주의 역사에서 공적을 이룬 이들 중 하나인 만큼, 우주의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다면 그 이름을 모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언급을 하고서, 그를 직접 만난 일은 영광이라는 언급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루에나라는 이름을 가진 그 소녀, 그리고 아미엘이라는 이름을 가진 어린 소녀와 함께 길을 걸으려 하였다. 그 때, 루에나가 테레사, 그리고 나에게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이제 밖으로 나와도 된다는 말을 전해줄 것을 부탁하고서 또 그 중에서 전황을 직접 보고 싶은 있는 이들이 있으면 자신이 함선을 마련해 놓았으니 함께 우주로 나아가 볼 수 있도록 하라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자 내가 물었다.
  "아직 위험하지 않아요? 무슨 일이 이 아쿠에리아에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이에 루에나는 괜찮을 것이라고 화답하고서 아미엘에게 시선을 향하였다. 그리고 상냥한 목소리를 내면서 아미엘에게 "할 수 있지?" 라고 물었다. 그러자 굳은 의지를 드러내는 표정을 지으며 "예." 라고 답하는 아미엘. 그 이후, 그 소녀는 굳은 의지를 드러내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결국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이에요. 그러니까, 어떤 힘이 다가오더라도 막아보겠어요!"
  그러자 나는 테레사에게 무언가 또 올 것이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테레사는 티에라로부터 정보가 도착했음을 알리고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아쿠에리아로 다시 한 번 잠을 부르는 물질이 다가오게 된다고 하더군요. 그것을 '레긴레이프' 라는 별칭을 가진 저 여자아이가 막아내려 하는 모양이에요."
  "그래요!?" 이에 내가 놀라면서 물었다. 그러자 테레사는 사실이라고 답하고서 하지만 아미엘이 잘 막아내 줄 것이니 안심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하지만 아직 아미엘이라는 소녀가 어리다는 사실로 인해 마음이 놓이지 않은 나는 그러다가 그 아이가 실패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아미엘이 직접 나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였다.
  "걱정 마세요, 반드시 성공해 보일 테니까요."
  그리고 자신을 위해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 일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며, 못하게 되면 자신도 죽을 것이라는 어린 아이가 하기에는 다소 무서운 말을 하기도 하였다. 이에 놀라는 나에게 루에나가 그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고서 혹시 다른 가족들이 모인 곳이 있느냐고 나에게 묻기도 하였다.

  그 이후, 나는 남은 가족들과 함께 사람이 없는 술집에 이르렀다. 술집이라 하였지만, 일하는 사람 모두가 잠들어 사실상 빈 곳이나 다를 바 없는 곳. 그 곳에 나와 테레사, 이전 전투에서 무언가 조사를 행하고 돌아왔다는 티에라 그리고 아이들과 루에나, 아미엘로 이루어진 일행은 술집의 한 소파에 모여 앉아 아미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잠든 쥬디를 안고 있는 채, 줄리와 홉스를 곁에 두고 있으면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아미엘에게는 고향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고향은 어느 순간에 네퓌라에서 왔다는 군단에 의해 멸망하고, 자신도 죽임을 당하게 되었으나, 어떤 이에 의해 되살아났다고 말하였다. 그 이외에도 두 명의 사람들이 더 살아남았으나 그들 모두 자신을 위해 희생하게 되었다는 언급을 행하기도 하였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와 마주보며 앉아있던 티에라는 무언가 떠오르는 바가 있었는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테레사도 마찬가지였다.
  그 무렵, 아미엘은 무언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있었는지 하늘로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물론 하늘에는 그 무엇도 보이지 않았지만, 아미엘과 루에나의 눈에는 하늘에서 다가오고 있는 것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은 밖으로 나아가 하늘로 시선을 향하다가 나에게 도시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겠느냐고 물음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지상으로 몇몇 사람들이 걸어오고 있었으며, 그들은 유령의 시가지로 변한 거리를 가만히 돌아다니다가 도시의 가장 높은 곳으로 나아가려는 나를 도와주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쥬디를 안은 채, 아미엘과 테레사 그리고 줄리와 홉스를 데리고 루에나와 함께 그의 함선을 향해 나아갔다. 그러는 동안 몇몇 사람들 역시 나를 따라 그의 함선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다양한 목적을 가지며 나를 따르고 있었다. 어떻게든 아쿠에리아의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하늘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과 동행하면서 나는 루에나가 자신의 함선을 이끌고 도시의 가장 높은 빌딩인 210 층에 이르는 빌딩의 최상층에 이르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이후, 테레사와 티에라가 남고, 내가 쥬디, 줄리, 홉스를 데리고 루에나, 아미엘과 함께 내리게 되었다. 그 이후, 나는 아미엘이 가만히 하늘로 시선을 향하는 모습을 보면서 루에나에게 물었다.
  "괜찮겠지?" 이에 루에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함선에 남은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데리고 있으면서 나는 티에라와 함께 지상과 하늘의 상황을 가만히 바라보려 하고 있었다. 그 때, 티에라가 그러한 나에게 물었다.
  "이번에는, 그래도 살아남은 사람이나마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렇지 않아요?"
  확실히 그러하였기에, 나는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하였다. 그리고 검은 구름이 드리워진 하늘로 시선을 향하면서 하나의 형상을 떠올리기 시작하였다.
  재앙의 해였던 서력 2197 년, 슬픈 기간의 마지막 날, 그 날도 그렇게 하늘에 검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다, 마치 세상이 겪은 모든 슬픔을 드러내는 듯이 그 하늘에 비가 내렸다. 그 슬픔의 기간 동안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이 소멸하였고, 지상의 문명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었다. 살아남은 이도 몇 없었으며, 그 중 대다수는 지하에 머무르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들을 만난 적은 아직 없다.
  그런 세상에 비하면 이 곳은 확실히 나은 것이다. 지상에 머무르던 이들이 의식을 잃었다지만, 어떻게든 되찾을 수 있는 것이고, 또 그러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문명의 파괴만은 있지 않기에, 현 시대를 그대로 이어갈 수는 있기 때문이었다.
  "막을 수 있는 자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 때, 내 생각을 읽었는지, 티에라가 나에게 그런 물음을 건네었고, 이에 나는 놀라면서 그러하다는 답을 한 이후에 나의 생각을 읽고 있었느냐고 그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는 나의 생각을 읽은 적이 없음을 밝히고서 그것은 착각일 따름이라고 나에게 말하였다. 그 이후, 티에라는 나에게 혹시 '슬픔의 기간' 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어서 자신이 나의 생각을 읽고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느냐고 물었다.
  "그 생각만큼은 확실하게 읽었네."
  이에 나는 환하게 웃으며 그렇게 말하였다. 그리고 이제는 내 생각을 어느 정도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나의 마음 상태가 어떠한지 잘 알아차릴 수 있게 된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티에라에 대한 감탄을 하였다. 그 이후, 티에라는 한 번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였다.
  "당신께서 혼자 남게 되셨을 때부터 함께였는 걸요."
  그리고 '지구' 에서의 이름은 기억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떠난 지 1 년도 되지 않았는데, 심한 질문이라 생각했던 나는 장난하고 있느냐고 물었는데, 그 때, 한 노인이 그러한 나와 티에라에게 무슨 이야기를 열심히 하고 있느냐고 묻자, 당황하던 나를 대신해 티에라가 환하게 웃으며 의미 없는 농담을 주고 받는 일을 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화답하였다. 그러는 동안 대기권을 향해 한 무리의 입자가 다가오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시작했구나." 그 모습을 보며 심각해진 목소리로 말한 나. 이에 티에라도 동감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었다.

  그 이후, 음파 반응형 입자는 계속 대기권으로 내려왔으나, 행성을 감싸는 거대한 장막에 부딪쳐 결국 행성 주변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아미엘은 옥상의 가장 높은 곳에 이르러 두 팔을 양 옆으로 벌린 채, 눈을 감고 주문을 외는 듯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무언가 마법적인 의식을 행하는 듯한 그 모습, 그 모습을 보이는 동안 아미엘이 위치한 곳 바로 위의 상공에서부터 투명한 원의 형상이 하늘을 감싸고, 그 형상이 입자를 계속 막아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제 힘이 다했는지, 하늘에서부터 입자는 더 이상 생겨나지 않게 되었고, 그 조짐을 알아차렸는지 아미엘도 미소를 띠며 의식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기운을 잃고 옥상에서 쓰러졌는데, 그 모습을 본 루에나가 급히 그를 안고 나의 곁으로 뛰어내렸다.

  한편, 아쿠에리아에 거대한 장막이 생겨나고 그 장막이 물질을 막아내는 모습을 그란 젤레바로 복귀 후, 함내 객실의 창가를 통해 지켜보고 있던 메르나는 그 모습을 보며 무언가 알아차린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이후, 그는 머리 왼편의 부분이 길다란 모양새를 가지는 하얀 수정으로 장식되고, 앞 부분이 약간 길쭉한 팔면체 형상의 하얀 수정으로 장식된 새하얀 머리띠를 쓰고 있는 긴 푸른색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려 하자, 잠시 고개를 돌려 그에게 시선을 향하려 하였다.
  목욕을 마친 후에 목깃이 하얀 보석이 박힌 브로치로 장식된 하얀 블라우스와 푸른 조끼 및 푸른색을 띠며 무릎 높이까지 내려가는 푸른 플레어 스커트와 하얀 리본으로 구성되어 있는 옷차림을 하고, 눈이 달린 대검을 오른손에 쥐고 있는 소녀,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그는 잠시 후에 리에타라는 이름을 가진 그 소녀가 잠시 후에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마자, 그에게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상황을 알렸고, 이어서 리에타는 그의 근처에 위치한 침대의 가장자리 중 그와 가까운 부분에 앉은 다음에 누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틀림없이, '레긴레이프' 의 행동이야, 그가 아니면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자가 없어."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이에 메르나가 잠시 그에게 고개를 돌리고서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 말한 후에 자신은 처음부터 그렇게 예상했었음을 밝혔다. 그 이후, 그는 다시 창가로 시선을 향한 후에 에리사가 레긴레이프를 데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는 언급을 하고서 마음을 잘 열지 못하는 아이였는데, 그 아이의 닫혀진 마음의 문을 열어낸 것만 하더라도 에리사가 보통의 재능을 가진 이가 아닌 것 아니겠느냐고 그에게 말하였다.
  "그렇지 않아." 그러자 리에타는 그렇게 반박하였다. 그리고서 메르나가 놀라며 그 이유를 묻자, 그 이유에 대한 언급으로써 하나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에리사 언니께서 그 곳에 이르시기 전에 예나라는 분께서 아미엘 혹은 레긴레이프를 데리고 계셨어. 그 분께서 아미엘과 함께 꽃을 키우면서 아미엘이 가진 마음의 문을 열어가시지 않았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예나라면....... 괼둔이라 칭해지는 그 분이지?"
  "응, 예나 언니께서는 그런 자신을 부정하시고 계시지만....... 그래서 그 분께서는 계속 인간 세계에 머무르려 하시는 거야, 언젠가는 발키르야가 아닌 인격체인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을 때까지......"
  그러자 메르나는 처음에는 다소 심각해진 목소리를 내다가, 이어서 밝아진 목소리로 돌아가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도검을 가만히 바라보기 시작하는 리에타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로써 전하였다.
  "결국에는 발키르야라는 이름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듯 싶은데...... 하지만, 계속 그러하시다 보면 희망은 생기겠지."
  그 이후, 그는 화제를 바꾸어 리에타에게 갑주를 입고 싶지 않을 때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상한 질문을 받은 듯이 무슨 질문이냐고 도검을 내린 리에타가 묻자, 메르나는 그 갑주가 덥기도 하고, 또 부끄러워 보이지도 않느냐고 다시 물음을 건네었다. 하지만 리에타는 그런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고 답하고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전사로서 살아가는 나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라서 그래. 사람들이 뭐라 하든, 나는 그런 옷차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 물론, 싸움터가 아니라면 그런 옷은 의미가 없겠지만......"
  "그러하려나." 이에 리에타는 그렇게 말하고서 순수한 마음가짐이라고 그에 대한 언급을 하고서 다른 사람들은 물러났지만 자신들이 남은 이유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두 번째로 물었다. 그러자 리에타는 모르겠지만, 그에 대한 하나의 짐작은 하고 있음을 밝히고서 그에 대해 언급하였다.
  "유스티니아 언니께서 우리들을 믿고 계신다는 거야. 테오도리아 언니의 주술에 우리들이 반드시 저항할 수 있는 것은 아님을 그 언니께서도 분명 아시고 계시겠지만, 우리들을 믿고 계셨기에, 내보내셨겠지."
  "하여간, 그 언니도 사람을 너무 잘 믿는다니까. 하지만, 그런 점 때문에 이끌리는 것 같아, 테오도리아 언니는 냉정한 모습을 자주 보인다는 점이 걸렸는데."
  그렇게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리에타가 메르나가 한 말에 대한 반박을 하였다.
  "테오도리아 언니도 사정은 실상 다르지 않아. 냉정한 모습도 우리들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그러할 뿐, 우리들을 믿고 보살피려 하는 모습은 테오도리아 언니도 크게 다르지 않아. 우리들을 위해 자기 자신을 자주 희생하시기도 하셨잖아."
  그리고서 그는 쌍둥이이고, 함께 살았기에 두 사람은 결국 닮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물음을 건네기도 하였다. 이에 리에타도 미소를 띠며 "그러하겠지요." 라는 언급을 하였다. 그 이후, 메르나는 한 가지 떠오른 바가 있었는지 리에타에게 다시 물었다.
  "그런데 있잖아, 리에타. 어떻게 하면, 테오도리아나 유스티니아 언니처럼 어딘가가 커질 수 있는 거지? 아니면 코지마 언니라든가,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이에 리에타는 차가워진 목소리로 그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물어보면 안 된다고 답하였다. 그 무렵, 아쿠에리아에서부터 한 무리의 빛이 날아와 발할라 요새를 향하기 시작하자, 리에타는 메르나에게 발할라 요새에서부터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했음을 밝히고서 곧 전투가 행해질 것이니 출격을 위한 대비를 행하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리에타도 정신을 차린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목소리를 내어 말하였다.
  "그래, 이런 상황 속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