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엘이 정말 해낸 것일까."
  성층권으로 진입하던 물질들이 더 이상 진입하지 못하고 행성 주변으로 흩어지자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다행스러운 현상이 나타났다고 생각하면서 기뻐하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티에라가 지상에서 떠올라 우주 저편으로 날아오르는 빛들로 시선을 향하라고 말하자,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인류의 거주지였던 곳에서부터 날아가는 가지각색의 빛들. 무지개를 이루는 빛들의 색과 거의 같은 구성을 이루는 그 색을 가지는 7 종류의 빛들이 한결같이 우주 먼 곳으로 날아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놀라면서 티에라에게 그 빛의 실체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그 빛이 무엇이기에 지상에서 우주로 날아가고 있느냐고 묻기도 하였다. 그 물음에 티에라는 다소 냉정해진 목소리로 답하였다.
  "의식을 잃은 아쿠에리아를 비롯한 행성 인류의 영혼들이에요. 그 영혼들이 발할라 요새의 중심 '미 미르(Mie Mir)' 를 향해 주술에 의해 이끌려가고 있는 거예요."
  그러는 동안 그런 일을 행할 이는 시그룬 혹은 모르간 외에는 행할 이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던 나는 의외의 사실에 대해 놀라면서 티에라에게 물었다.
  "이제는 시그룬도 몰락했잖아! 그런데, 누가 그 일을 주도하고 있는 거야!?"
  "...... 이제는 누구인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이에 티에라도 마땅히 답을 내지 못하는 듯이, 우울해진 표정을 지으면서 답하였다. 그 이후, 당황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재앙은 아쿠에리아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던 거네요."
  "그러게." 이에 나도 기운을 잃은 채 말하였다.

  아쿠에리아로부터 새로 유입되는 물질을 아미엘이 의식을 통해 막아낸 이후, 갑자기 지상에서부터 한 무리의 빛들이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아름다운 빛이었기에 줄리, 홉스는 그 빛들을 보면서 감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한 때, 나는 그 빛들이 평화를 지켜내려 한 이들의 의지에 대한 신의 가호가 빛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그 빛들은 공중에 떠오르면서 어둠에 잠긴 하늘을 비추고 있으면서 하나의 환상적인 광경을 보이고 있었다. 쥬디도 어느 순간에 깨어나 빛들의 무리로 시선을 향하고 있었는데, 그 때 줄리가 그러한 쥬디에게 다가가 땅 위에서 별들이 깨어나 하늘로 오르고 있다고 밝은 목소리로 말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나와 쥬디, 그리고 줄리와 홉스는 간만에 보게 되는 아름다운 광경에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루에나만은 그 광경을 즐겁게 바라보지 않고 있었다. 이에 왜 그러느냐고 나는 루에나에게 우선적으로 물어보려 하였는데, 그 때 나는 루에나로부터 충격적인 하나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아미엘이 의식을 통해 두 번째 재앙을 막아주기는 하였으나, 이미 이전에 들어온 물질들로 인해 잠들어 버린 자들의 영혼들이 별의 빛과 같은 형상으로 우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즉, 내가 바라보고 있던 별들은 잠들어버린 자들의 영혼, 그 자체이며, 그 영혼들을 지상으로 되돌릴 수 없는 한, 잠든 자들은 영원히 잠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서 나는 크게 놀라며, 그들이 죽게 되는 것이냐고 묻기도 하였고, 그 물음에 루에나는 차가워진 목소리로 "응." 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후, 내가 당황해서 어찌할 줄 모르는 동안, 루에나는 한 번 크게 당한 듯이 절망적인 표정을 지으며 한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며 걱정스러워 하던 쥬디가 왜 그러냐고 묻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는 건물의 동쪽 가장자리 근처로 나아가면서 난간을 잡고 하늘로 시선을 향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내가 발견하고 그를 향해 다가간 후에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가 바로 답을 해 주었다.
  "외부에서의 재앙만 막아내면 된다고 그렇지 않았어...... 발할라 요새 측의 행동에 대한 예측이 빗나간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분기를 드러내며 '설마......' 라는 혼잣말을 하였다. 다른 사람에게는 들릴 수 없도록 말한 듯 싶었으나 나에게는 들렸다. 하지만 나는 그에 대해서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 채, 가만히 그의 모습을 지켜보기만 할 따름이었다. 그러는 동안 루에나가 다시 한 번 분기에 찬 목소리로 말하였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런 일을 행하는 것인지...... 그들에 대한 무언의 협박인가.'
  그 의미를 알 수 없었으나, 그 의미를 알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더 이상 그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하늘로 오르는 빛들의 모습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 이후, 나는 홉스로부터 하나의 질문을 받게 되었다.
  "이 별들은 어디로 가는 거야?"
  그러자 나는 미소를 지으며 답해 주었다.
  "오랜 세월 동안 잠들어 있던 옛 별들이란다. 그러다가 하느님의 부름을 받고, 하늘나라로 돌아가는 것이지, 그리고 하느님 곁에 잠시 머무르고 있으면서, 밤하늘에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되어. 그 별들은 네가 어른이 될 때에 새롭게 반짝이는 별들이 될 거야."
  "정말일까?" 이에 줄리가 그렇게 묻자, "그러할 거야." 라고 내가 답을 해 주었다. 그 때, 아미엘이 불안해하면서 내 이름을 불렀다. 이에 아미엘이 무슨 말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짐작을 하고 있던 나는 그에게 다그치는 듯이 조용히 그에게,
  "지금은 그 일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고 있지 마." 라고 자그마한 목소리로 부탁을 하였다.

  한편, 저스틴도 그 빛을 보고 있었다. 그 이후, 그는 그 빛이 발할라 요새로 모여드는 광경을 보고 경악한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그 이후, 그는 그 빛들이 잠들었을 사람들의 영혼에서 나오는 빛들임을 알아차리고 그 빛들이 발할라 요새로 모이는 광경에 대해 놀라는 표정을 짓는 채 말하였다.
  "이 영혼의 빛을 모으는 것은...... 설마...... 오딘 제국의.......?"
  그 무렵, 발할라에서부터 한 척의 소형 초계함이 다가오더니 미라빌리스를 향해 광자 통신을 보내고 있었다. 그 이후, 빛이 발할라의 중심에 모이는 현상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그 통신을 미라빌리스를 통해 받고서 그것을 해석하기 시작하는 저스틴. 그 이후, 그는 차분히 통신을 통해 저스틴에게 전해진 문자들을 차분히 목소리를 내면서 읽기 시작하였다.
  "설풍의 전사여. 그 의지의 시련을 감당할 준비는 되어 있는가."
  그 때, 음성으로만 자신과 비슷한 목소리를 내며 한 소녀가 자신에게 말을 건네었다.
  "오랜 세월만에 이 곳을 다시 찾은 전사에게 환영의 인사조차 없음이란 무례이기는 하나, 이미 시련이 시작되었고, 그것을 알려야 하는 만큼, 이해를 해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서 나지막한 목소리를 내며 소녀는 그에게 다시 한 번 말하였다.
  "자아, 오거라. 그리고 소망을 이루고자 하는 너의 의지, 그 모든 것을 나에게 보여라."
  그 이후, 저스틴은 그 전언에 어떠한 답신도 보내지 않았다. 그리고 차가움을 드러내는 목소리를 내면서 그 답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모든 것을 내걸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나도 기꺼이 응해줄 수 있겠지. 그러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그에 대해 묻는 일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야.'
  그리고 그는 출발을 결심하고서 발할라를 향해 미라빌리스를 이동시키면서 아직 남아있는 세레나, 셀리나, 리에타 그리고 메르나에게 지시를 내려 출격을 행하여 각자의 전투기들이 발할라로 이동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각자 맡게 될 위치에 대해서는 발할라에 접근 후에 결정하도록 하겠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한편, 메르나와 리에타는 이미 각자의 '에델바이스(Edelweiss)' 와 '블라우 시리아키아(Blau Syriacia)' 를 이끌고 저스틴이 이끄는 미라빌리스의 곁에 이르고 있었다. 모두 평상복 차림을 하고 있었으나, 무기만큼은 각자 확실히 준비해 두고 있는 상태였다.
  "이번에는 슈츠를 입고 나오지 않았네?"
  "응." 이에 리에타가 그렇게 화답하고서 왠지 입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 이후, 메르나는 다시 리에타에게 확실히 마음의 준비까지 해 두었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리에타는 "예." 라고 다시 화답한 다음에 기대할 수 있을만한 성과를 내 보이겠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래, 그래야지!"
  그 이후, 리에타는 2 인이 1 인 몫을 하게 되었지만, 2 인인 이상, 1 인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잡자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자 메르나는 밝아진 목소리로 "좋은 마음가짐이야!" 라고 말한 다음에 그런 정신으로 출격했다면 자신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언급을 행하기도 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