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내부의 십자 회랑. 탑 아래의 십자형을 이루는 통로로서, 수많은 병기들이 자리잡고 있는 요새의 중심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와 같은 존재가 바로 그 곳이었다. 그 회랑으로 들어서며 루시아는 자신의 네메시스가 요새포들과 자신을 향해 몰려오는 전투기들 및 인형 기동 병기들의 저지를 돌파하면서 클레어에게 외부 상황에 대해, 그리고 자신들이 격퇴했던 이들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에 응답하는 모습을 보이는 클레어.
  "외부 상황? 그에 대해서는 정보를 정리하고 곧 말해줄게."
  그 물음에 클레어는 그렇게 답하고서 잠시 후, 제 2 ~ 3 해치를 그가 파괴할 무렵에 그가 요청한 정보에 대한 발언을 그에게 전하기 시작하였다.
  "리젤은 시링크스 방향으로 나아갔어. 그 곳에 머무르며 상황을 지켜볼 듯 싶은데, 조만간 항복하게 될 것 같아. 그리고, 샤리엘 자매와 아잘레아 자매는 도망하였는데, 그 행적을 당장에 찾기는 어려울 것 같아. 각자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는데, 상황 상, 그들을 계속 추적할 수는 없었어."
  그 이후, 클레어는 다급해 보이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 모습을 본 루시아가 이유를 묻자, 아공간이 붉은 빛을 발하며 열리기 시작했음을 밝힌 다음에 그 열린 공간에서부터 이전에 아공간에 머무르고 있던 함선 및 병기들의 잔해가 그 아공간에서부터 아쿠에리아를 향해 쏟아지기 시작해 레오, 볼프 시리즈뿐만 아니라 그란 젤레바와 리스트, 에르켈 그리고 비젠그룬트까지 그 잔해들을 파괴하기 위해 나서고 있음을 밝혔다.
  "그게 사실이야!?" 이에 루시아가 놀라면서 묻자, 클레어는 한숨을 내쉬며 그렇다고 답하였다. 그리고서 그는 그로 인해 루에나도 돌아오고, 아리아니스와 엘레나도 돌아와서 잔해들을 막기 위해 나서고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자 루시아는 곧바로 그에게 아미의 근황에 대해 물었고, 그 물음에 클레어는 그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서 자신의 오른편 곁에 서 있는 아미의 모습을 잠시 보였다.
  "저는 무사해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 주세요."
  클레어는 그렇게 말하는 아미의 모습을 잠시 보여주고서 곧바로 그에게 루에나가 아쿠에리아 궤도로 돌아오면서 자신의 전투기인 '페오니' 를 통해 자신에게 돌아오도록 하였음을 밝힌 다음에 그란 젤레바에 문제가 없는 이상 무사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루시아에게 주어진 일을 잘 끝내줄 것을 당부하고서 그것이 다른 이들을 도와주는 길임을 밝혔다.
  그 이후, 루시아는 미소를 띠며 알았다고 화답하고서 맹렬히 이어지는 적의 포격을 피해내 포격의 근원인 요새포들과 전투기들을 하나씩 제거해 가며, 기대하고 있으라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그는 계속 회랑을 따라 돌진해 가며, 회랑의 끝인 중앙 구역에 이르려 하였다.

  6 월이 시작된 날, 루에나는 볼프 알펜로제와 야과 페오니를 이끌고 아미엘과 함께 다시 내 곁을 떠나 우주를 향해 나아갔다. 그 이후, 나는 탈출선으로 나아갔던 테레사 등이 걱정이 되어 그들에게 연락을 취하였으나, 다행히도 테레사와 티에라 등은 무사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불행한 소식을 하나 전해주고 있었다.
  '달을 향해 검은 비가 내리고 있으며, 그것 중 일부는 붉은 비가 되어 이 곳으로 내려오게 될지도 모른다' 라고.
  결국에는 재앙이 다가오게 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걱정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줄리와 홉스 그리고 쥬디를 이끌고 루에나와 아미엘이 위치하고 있던 건물 위로 올라 망원경으로 하늘의 모습을 살피려 하였다. 하지만 부질없는 일이었다. 망원경은 우주 공간의 그 무엇도 보여주지 않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검은 비' 가 모든 것의 끝이라고 나는 믿고 싶지 않았다. 분명 우주에는 검은 비를 막아낼 수 있을만한 힘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힘이 검은 비가 이 하늘에 내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계속 생각해 왔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그 모든 힘이 '검은 비' 를 얼마나 막아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기에.

  "결국 내려오게 된 건가." 무언가에 이끌리는 듯이 아쿠에리아를 향하는 잔해들을 자신의 볼프 '빈드뢰셴' 으로 하나씩 제거하면서 엘레나가 그렇게 말하자, 아리아니스가 최대한 저지해 보자는 말을 전하며 그의 곁에서 커다란 잔해를 파괴하고 있었다. 그 무렵, 메르나가 자신의 전투기를 이끌면서 당황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어,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지요!?"
  라고 말하자, 세레나가 그 말에 그렇게 우려한다고 해서 내려오는 것이 내려오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언급을 한 이후에 침착하게 모든 상황에 대처해야만 한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그는 그란 젤레바의 주포에서부터 대형의 푸른 빔이 발사되어 여러 잔해들을 소멸시키는 모습을 보며 함선에 탑승한 클레어에게 물었다.
  "클라레 언니도 이번에는 지켜보지만 않고 있네요."
  그러자 클레어는 "그러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 라고 되물은 후에 모두가 막아야 할 재앙이라고 말한 다음에 그 재앙을 막아내지 못하는 한, 행성의 미래, 더 나아가 우주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미래가 없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자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리에타가 그러한 클레어에게 의문을 드러내며 물었다.
  "행성 하나가 멸망하는데 우주의 미래가 없다니, 무슨 말씀이에요?"
  이에 클레어는 막아낼 수 있는 의지가 실패했음을 증명하는 사례가 아니겠느냐고 묻고서 우주에서의 재앙을 인류가 막아낼 가능성이 없음을 보이면, 언젠가 일어날 다른 재앙에도 인류는 가능성을 찾지 못해 대처하지 못하고, 또 우주적인 재앙에서는 멸망을 피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언급을 한 다음에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분명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우리는 그 가능성의 사례를 이 자리에서 보여주어야 하는 거야. 누가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을는지는 나도, 누구도 잘 모르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러는 동안 그란 젤레바를 비롯한 전투 병기들은 최대한 대형을 넓게 마련하면서 넓은 범위 내로 잔해들을 파괴해 가고 있었다. 그 무렵, 함교에 위치하고 있던 아미가 클레어에게 이전에 누군가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었느냐고 물음을 건네었다.
  "응, 있었지. 코지마가 이전에 '붉은 구름에서 내리는 검은 비가 내리는 달' 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어. 그것이 무슨 이야기인지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 상황에 대한 예언이었을 줄이야."
  그 물음에 클레어는 다시 밝아진 목소리로 화답하고서 예언의 맞고 틀림은 이제는 중요하지 않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문득 궁금해졌는지, 셀리나와 루시아가 살아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미는 밝은 목소리를 내어 그 물음에 화답하였다.
  "반드시 살아오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들의 의지를 하늘은 올바르게 받아주고 있기에 그러하다는 언급을 한 다음에 기다려 보라고 클레어에게 부탁의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 이후, 어느 정도 긴 시간이 지났을 무렵, 루시아는 회랑의 중앙 공간에 이른 다음에 그 중앙 공간의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는 구형의 격벽을 보게 되었다.
  "이 격벽은....... 중앙 공간을 감싸기 위한 것이겠구나. 그러면, 다 온 것인가."
  그 광경을 보며 그렇게 말하는 루시아. 그리고 시선을 위로 향하면서 그 공간과 위쪽에서 이어지고 원기둥 형상의 거대한 통로의 모습을 보면서, 그 통로와 나뭇가지와 같은 형상으로 이어진 수많은 작은 통로들이 자리잡은 모습을 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회랑에서부터 구형 공간과 이어지는 통로의 모습을 보고, 회랑으로 돌아간 다음에 그 끝에 전투기를 착륙시켰다.
  "그 앞에 있는 이가 직접 상대하려고?" 이에 뒤에 탑승하고 있던 코지마가 그러한 루시아에게 물었고, 그 물음에 루시아는 그렇다고 답을 한 이후에 그 자와의 대결은 직접 행해야 된다고 그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코지마에게 잠시 기다리고 있어 달라고 부탁하고서, 그에게 필요할 경우 앞 좌석에 앉아도 된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전투기에서 내려 회랑과 이어진 통로를 따라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평상복 위에 하얀 망토를 걸친 채, 오른손에 광검의 자루를 쥐고서 통로를 따라 걸어가는 루시아. 잠시 후, 그 루시아의 앞으로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푸른색을 띠는 레오타드 위에 하얀 갑주를 입고, 양팔을 하얀 장갑으로 감싸고 있으면서 오른손에 광검의 자루를 쥔 채, 팔짱을 낀 이, 금발에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그 소녀는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루시아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드디어 도착하였구나, 침입자."
  그 이후, 루시아가 자신의 바로 앞에 이르자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건네는 루시아. 그러자 루시아도 다소 차가운 목소리를 내어 에리스라는 이름을 가진 행성에서 마주친 이래로 간만에 다시 본다고 말을 건네고서 발할라를 수호하는 자로서 책임을 지기 위해 서 있는 것이냐고 그에게 물었다.
  "수호하는 자로서,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 아닌가."
  그 물음에 소녀는 그렇게 화답하고서 자신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한 다음에 각오는 되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렇다, 나타샤." 라고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화답하였다. 그리고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음을 알린 후에 바로 대결을 시작하자는 말을 건네었다. 이에 나타샤는 "좋다." 라고 답하고서 강한 어조로 외쳤다.
  "자매로서의 자비는 지금 이후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셀리나도 회랑의 끝에 이른 후에 구체 근처에 머무르고 있는 볼프로서 하얀 바탕에 초록색 무늬가 그려져 있고, 조종석 창 역시 초록색을 띠는 것으로서 삼각익이 좌우에 2 개씩 장착된 전투기 '에포이(Efeu)' 가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이후, 셀리나는 그 에포이를 알아보고, 그것에 탑승한 이를 불렀다.
  "오랜만이다, 에리카."
  "이 쪽이야말로 오랜만이군요." 그 말에 에리카는 바로 답례를 하고서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 이른 것이냐고 셀리나에게 물었다. 그러자 셀리나는 그렇지 않다고 답을 하고서 발할라의 모든 시설을 저지하는 것이 그 목적임을 밝혔다. 그리고서 그는 에리카의 능력을 시험하게 되었지만, 그런 의도로 온 것은 분명히 아니라고 말한 다음에 그에게 싸움의 목적에 대한 물음을 건네었다.
  "그런데, 이렇게 싸움을 행하면서, 에리카는 무엇을 얻으려 하는 것이지? 발할라 제국이 행하고자 하는 일이 어리석은 것임을 알면서도."
  그러자 에리카는 한 가지 답을 그에게 전하였다.
  "이 발할라에 머무르는 이들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음을 보이고자 하는 거예요. 비록 수많은 강자들을 불귀의 객으로 만들었던, 당신과 같은 이들에게는 패배하겠지만, 사소한 적 세력 정도는 막아낼 수 있는 힘이 발할라에 있음을 분명히 알리기 위해 싸움을 행하는 거예요."
  이에 셀리나는 "이런." 이라고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가, 그것을 위해 목숨을 내걸고 싸움을 행하는 것이냐고 묻고서, 그런 일은 전투 연습을 통해서도 충분히 보일 수 있지 않느냐고 그에게 묻기도 하였다. 그러자 에리카는 아니라고 화답하고서 전투 연습 정도로는 일부만 보일 수 있을 따름이라고 말하고서 그에 이어지는 말을 건네었다.
  "사람의 능력은 실제로 활용해야만 온전히 검증 받을 수 있어요. 수호하는 힘도 실제로 싸움을 겪어보아야만 온전히 증명 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와 아리아나 언니, 그리고 아가타가 터무니 없어 보인다 하더라도 그란 젤레바 대와 맞서려 하는 거예요."
  그러자 셀리나는 진지해진 목소리로 "알았다." 라고 화답하고서 그러면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하고서 자신의 목숨은 자신이 책임지라고 말하고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한 후에 강한 어조로 그에게 말하였다.
  "어디까지 싸우고, 어떻게 살아남는지, 너의 모습을 분명히 지켜보마. 모르고 넘어가는 일은 없을 테니, 확실하게 각오는 해 두도록."

  검은 비가 내린다는 예언이 있었다는 루에나의 전언이 있었지만, 다행스럽다고 해야할지 모르나, 검은 비나 붉은 비는 아쿠에리아의 하늘에 내리지 않았다. 아니, 그 일은 어쩌면 우주에 머무르는 그들만의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하다보니 아쿠에리아 가장 높은 곳에 머무르며, 나는 하늘로 오른 별들이 혹시 다시 내려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하늘을 줄곧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그러한 나의 곁으로 다가오는 홉스.
  "누나, 무엇을 보고 있어?"
  그러자 나는 하늘에서 별이 내려오는 모습을 보려 한다는 답을 하였다. 그리고 하늘에서 별이 다시 내려오면 그 때에는 모두가 다시 평화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는 언급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러자 홉스가 그러한 나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잠들었던 사람들도, 전부 깨어날까."
  "그러할 거야, 분명히." 그 물음에 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답을 하였다. 그 때, 줄리가 하늘을 바라보다가 우주에 이른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지에 대해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언젠가 알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라고 답하였다. 그리고 두 손으로 들고 있는 쥬디로 시선을 향하면서 물었다.
  "그런데, 쥬디는 언제 깨어나?"

  한편, 탈출선에 탑승하였던 테레사, 티에라는 우주에서부터 아쿠에리아를 향해 잔해의 군집이 낙하하고 있는 광경을 발견하면서 그에 대해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전투기들과 함선들이 있는 힘을 다해 잔해들을 막아내고 있지만, 그들만으로는 역부족인지 일부 잔해들은 탈출선 근처에 이르기도 하였다. 그 때마다 조종사를 시켜 탈출선을 움직여 피해내도록 하는 테레사. 그 이후, 그는 티에라가 사람들을 계속 달래는 광경을 향해 다가간 다음에 그에게 말하였다.
  "언젠가는 끝날 거야." 그러자 티에라는 "그러하겠지요." 라고 답하고서 그란 젤레바의 함포가 여러 잔해들을 소멸시키는 광경으로 시선을 향하였다. 그 이후, 테레사에게 집으로 갈 수 있을 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묻고서 재앙도 어떻게든 끝나게 될 것이고, 앞으로의 일도 과정의 차이만 있을 것이지, 결말은 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 이후, 그는 아쿠에리아의 대기권으로 몰려오는 잔해들을 제외한 남은 것들이 그란 젤레바와 에르켈, 비젠그룬트 등에 의해 차단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끝이 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그에게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자 티에라는 밝아진 목소리로 "안심해도 될까요?" 라는 물음을 그에게 건네었다.
  한편, 세레나는 차분함을 유지하며 잔해들을 계속 파괴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쿠에리아 대기권 근처로 잔해들이 몰려오자, 리스트가 그 곳에 이르도록 클레어에게 부탁을 하고서 리스트와 함께 잔해들을 파괴하는 일을 행하고 있었다. 그 때, 루에나가 그러한 그에게 자신의 알펜로제와 페오니가 다가오도록 하고서 그에게 물었다.
  "아에리사 언니는 우리에 대해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요."
  그러자 세레나는 결국에는 모든 이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지 않겠느냐고 되묻고서, 그란 젤레바는 오랫동안 자유롭게 행동해 왔기에, 그 습성이 유지되는 한, 그란 젤레바에 속하게 된 이들이 돌아오기는 분명 쉽지 않기에 그런 소망은 당분간은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건네었다.
  이후, 루에나가 그러한 세레나에게 물었다.
  "당분간이라면, 언젠가는, 다시 모인다. 그런 의미이겠지요?"
  "응." 이에 세레나는 확신을 드러내는 목소리를 내어 답을 하였다. 그리고서 그 때는 반드시 온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 무렵, 그는 자신의 앞으로 급속도로 아쿠에리아를 향해 마치 그 곳으로 '날아 내려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거대한 소행성을 발견하고서 그 운석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검은 우박이 하나 모습을 드러내었구나."
  그 이후, 그는 소행성 내부를 향한 조사를 개시, 중심에 거대한 에너지 원이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하고서 곧바로 자신의 검은 네메시스를 그 곳으로 돌입시키려 하였다. 그리고서 자신은 그 운석으로 다가갈 테니, 남은 이들의 처리를 부탁한다고 말하고서 필요할 경우에는 아리아니스나 엘레나를 불러와도 된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그 운석이 유난히 위험해 보인다고 말하고서 적어도 조사 정도는 해 놓고 오겠음을 밝힌 다음에 최대 속력을 내어 낙하하는 소행성을 향해 접근하기 시작하였다.

  계속 대결을 펼치던 루시아, 그리고 나타샤. 이들은 한치의 양보 없이 계속 대결을 펼치고 있었다. 한 때, 나타샤가 자신의 검으로 루시아의 검을 밀어내려 하였으나, 그 때 루시아가 뒤로 물러나는 척 하다가 다시 공세를 펼치어 상황은 언제나 비슷했다.
  그러나 나타샤가 한 번 허점을 보이기 시작하자, 루시아는 그 이후에 계속 드러나는 나타샤의 허점을 노리기 시작하였고, 그 허점을 노리는 공격을 피하거나 막아가며 결국 나타샤는 루시아의 공세에 점차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때로 공세를 펼치어 루시아에게 기습을 가하기도 하였으나, 그 때마다 루시아가 막아낼 뿐, 상황의 진전은 없었다. 그러다가 결국 나타샤의 손 움직임이 계속 떨리더니 마침내 검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려는 나타샤의 검이 나타샤의 떨리는 손이 놓쳐버린 탓에 뒤로 날아갔다가 곧바로 구형 격벽에 떨어지면서 승패는 갈리고 말았다.
  그 이후, 그의 왼쪽 목 근처에 자신의 칼날을 들이대는 루시아. 그리고서 "끝이다." 라고 말한 다음에 패배를 시인하고 잔여 병기들의 가동을 중지 시키라 말하였다. 그리고 살고 싶지 않느냐고 묻고서 살아서 기회를 도모하고 싶다면 패배를 시인하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이에 물음을 건네는 나타샤.
  "패자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가."
  "말 그대로의 의미다." 그 물음에 루시아는 그렇게 화답하고서 한 번의 패배로 모든 것을 끝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 자신 역시 믿을 것이라고 자신은 생각한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 세레나와 키아라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느냐고 물음을 건네는 루시아. 그리고 그가 죽으면 그들이 슬퍼할 것이라고 말하고서 세레나는 여전히 나타샤를 자신의 가장 좋은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는 언급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리고서 말하였다.
  "이번에 죽으면 다시는 세레나를 만나지 못할 수밖에 없어, 그래도 죽음을 각오하고 있는 거야?"
  그러자 나타샤는 할 수 없다는 듯이 주저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숙인 채, 항복을 선언하였다.

  한편, 셀리나의 네메시스와 에리카의 에포이 역시 서로 대치를 반복하였으나, 결국 승부를 내지 못하고, 셀리나의 제안에 의해 두 사람은 각자의 창과 도끼로 대결을 하게 되었다. 그 이후, 이들은 각자의 전투기를 내려놓고, 회랑과 격벽 사이의 통로에서 각자의 무기를 들고 서로 맞대결을 하기 시작, 서로 대치하는 모습만 보이다가, 기회를 찾은 듯해 보이는 에리카의 선공으로 대결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서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각자의 창과 도끼를 부딪치며 대결해 나갔으며, 대결은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대등하게 이루어졌다. 대결을 펼치는 두 사람의 표정도 결코 밀리지 않고 있음을 보이고 있어서 이들의 대결이 쉽게 승부가 나지 않게 될 것임을 분명히 알리고 있었다.
  하지만 셀리나가 그의 도끼 날에 창이 부딪친 충격으로 창을 내려놓자, 기회를 잡으면서 승기를 잡은 이는 바로 결정되는 듯해 보였다. 에리카는 무기를 놓친 그를 도끼로 베어내려 하였고, 이에 셀리나는 급히 뒤로 물러나는 방식으로 계속 그를 밀어내다가 오른손으로 도끼를 잡고, 왼손으로 셀리나의 창을 잡으면서 그를 위협해 오자, 셀리나는 "고맙군, 기회를 마련해 줘서." 라고 말하더니 에리카가 창을 앞으로 뻗자 그것을 피해낸 다음에 그 창의 자루를 두 손으로 잡고서 그것을 힘껏 당겨 에리카가 끌려오도록 하였다. 그 이후, 에리카가 오른손으로 잡은 도끼의 날끝으로 그를 찌르려 하였으나, 찌를 틈도 없이 끌려온 에리카의 배를 셀리나가 왼발을 지면에서 위로 높이 올리며 가격하자, 그 충격을 받고 쓰러졌으며, 그와 함께 셀리나는 자신이 두 손으로 잡은 창을 온전히 쥔 이후에 그것을 올바로 잡으면서 창의 날이 그의 가슴 사이에 이르도록 하였다.
  "강한 적을 상대하려면 너도 아직 멀었군."
  에리카를 내려다 보며 셀리나는 우선 그렇게 말하였다. 그러나 곧 그는 도끼 날로 자신을 계속 위협하고, 어느 때에는 충격으로 몇 번 자신의 창 자루를 놓칠 뻔한 상황에 내몰리게 하면서 그를 베기 위해 계속 움직였던 그의 모습에 대한 감탄을 하면서 말하였다.
  "하지만, 이 정도면 훌륭해, 에리카. 이 요새를 지킬 수 있는 하나의 힘으로 적격한 존재인 거야, 너는."
  그리고서 창을 세우면서 일어나라고 말한 다음에 그가 일어나자, 자신에게 패한 것을 굴욕으로 삼지 말라고 말하고서 자신은 오랫동안 삶과 죽음 사이에서 싸움을 이어갔기에 자신도 모르게 그런 지경에 이르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언급을 한 이후에 발할라의 모든 이들이 에리카 정도에 이른다면 어떤 이들도 함부로 발할라를 침략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자 에리카는 고맙다고 말하고서 이제 자신은 어떻게 하면 되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셀리나는 그 대답으로써, 그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아리아나와 아가타를 기다리고 있어라, 그리고 그들이 돌아오면 발할라의 제 4 인자로서, 요새의 수호자가 되었어야 할 내가 발할라의 남은 이들이 요새를 수호할 수 있는 적격한 힘을 가졌음을 증명했다고 그렇게 말을 전해주었으면 해. 그런다고, 아리아나 등이 싸움을 이어가지 않을 리는 없겠지만."
  그리고서 그는 약간 밝아진 목소리로 발할라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서, 그 누구도 발할라의 파괴는 원치 않는다는 말을 건네었다. 그 이후, 에리카는 알았다고 말하고서 좌측의 통로를 거쳐 어디론가를 향해 떠나갔다. 그 이후, 그는 잠시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다가 그가 사라지자 구형의 격벽을 바라보며 저스틴에 대한 걱정의 감정을 드러내면서 말하였다.
  '저스틴,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한편, 세레나를 떠나 보낸 루에나는 자신의 전투기인 알펜로제와 무인 조종을 행하는 페오니를 이끌고 클레를 이끄는 아리아니스와 함께 잔해들의 정리를 마무리짓는 단계를 실행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아리아니스가 루에나에게 말을 건네었다.
  "이 잔해들의 비는 한 때의 소나기에 지나지 않았군요."
  "그렇게 되었네, 결국." 그 말에 루에나는 바로 화답을 해 주고서, 그에게 머지 않아 끝나게 될 것임을 알렸다. 그러자 아리아니스가 그러면 자신들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묻자, 그 물음에 바로 답을 하였다.
  "발할라와 함께 그들의 역사 속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언급을 다소 날카로워진 목소리로 하였다.
  "우리들은 영웅으로 받들여져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기 때문이지, 우리는 인간에 기생하여 태어났고,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인간과는 다른 색의 피가 흐르고 있어. 그런 우리들이 인간을 도와 영웅이 된다면, 그 이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아? 우리를 닮기 위해 그들도 오딘 제국에서와 같은 과오를 반복하게 될 거야. 결국 우리들이 그들에게 불행의 씨앗을 남긴 셈이 되는 것이지. 우리가 그들의 역사에 남아서는 안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어."
  "루에나 언니......." 이에 아리아니스가 그러한 그에게 무언가 우려의 감정을 드러내는 듯한 목소리로 잠시 말을 건네는 모습을 보였으나, 그 이후, 그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한편, 테오도리아의 어둠에 잠긴 방에서는 나신의 긴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바닥에 누워 있다가 깨어나고 있었다. 그 후, 일어선 소녀는 조용히 침대를 향해 나아가다가 그 침대 위에 검은 망토와 하얀 슈츠 그리고 그 안에 입는 어깨와 소매 부분이 없는 전신 슈츠와 어두운 색을 띠는 낫이 잘 정리된 채 놓여진 모습을 보게 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