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um-
  거대한 재앙 속에서 사람들은 뒤늦게나마 문명적인 삶을 버리고 살아가려 하였다. 그러면서 태어난 이들이 행성을 비롯한 자연적 존재의 의지를 알아낼 수 있었던 이들. '노아' 라는 국가에 속해 있던 그들은 거대한 재앙 속에서 자신들이 나아갈 길을 행성의 운명을 통해 알아내려 하였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연에 동화되어가는 삶을 따르기 시작했으며, 그러면서 그들은 자연과 우주의 이치를 직접 알 수 있게 되었고, 그 의지를 통해 사람들이 나아갈 길을 알려주기도 하였다.
  그 이후, 이들의 후예는 인류의 수호신들과 함께 머나먼 별로 이주하였으며, 그 곳에서 정착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자연과 우주의 의지를 알아낼 수 있었던 이들은 이후, '무녀 일족' 이라 칭해지면서 인간과 세계의 운명을 알리는 자가 되어갔고, 그 중 일부는 운명을 변화시키는 자로서, '노아' 의 뜻을 따라, 인류가 올바른 운명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일족은 후일 3 개 일족으로 나뉘었다. 존재들의 운명을 알아내고 그것을 기록하는 자로서 역할을 행하는 자들로서, 노아에서 유래된 무녀 일족의 적손이라 칭해지는 '클로토(Clotho)' 일족, 존재의 현상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소유한 자인 '라케시스(Lachesis)' 일족,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래를 예지하고, 그것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가지어 많은 이들에게 두려움을 받은 '아트로포스(Atropos)' 일족.
  3 개 일족으로 분리된 무녀의 일족은 이후, 세상에 숨어 있으면서 조용히 세계를 움직이며, 세계가 더 이상 파멸을 선택하지 않도록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 하였다. 본래는 클로토 일족이 행성의 군주로서 사람들을 이끌었으나, 인류의 문명이 발전하고, 민주적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면서 3 개 일족은 세상의 표면에서 물러나, 이들의 모습을 조용히 관찰하는 것으로써 세상이 올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였다.

-Odin-
  그러나, 그들의 소망은 노아에서 이주한 이들의 후손 중 한 명인 한 남자에 의해 처참히 파괴되는 결과를 맞이하고 말았다.
  '오드 엔(Odr En)'. 노아의 후예 중 한 명. 그는 오래 전부터 자신의 선조가 머무르던 행성에 대하여 오랜 관심을 가지고, 그 역사를 탐구하는 자였다. 그러면서 그는 그 행성이 힘의 대결 속에서의 혼란과 그로 인한 인위적 재앙, 그리고 '고른(Gorn)' 과 같은 탐욕적인 세력의 발호에 의해 멸망하였음을 깨달으면서 그 운명을 변화시켜, 노아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세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성계 전쟁에 뛰어들었고, 목숨을 내건 전투를 거듭하여 가장 큰 승자가 되는 것으로써 국가의 영웅이 되는 것으로써 세력 확보에 성공, 이어서 그는 각지의 성계들을 정복하면서 인류가 여러 성계들을 지배하는 세상이 되도록 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일인 독재정 시대를 열고, 이어서 자신이 신성 불가침의 절대 황제가 되는 것으로써 오딘 제국의 시대를 열었다.
  3 개 일족은 이들의 움직임에 크게 반발하였으나, 오드 엔은 이 일족들을 군사력으로 철저히 탄압하면서 세상의 표면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도록 하였다. 그 와중에 살해당한 일족의 숫자는 상당히 많았으며, 그들 중 일부는 생체 병기의 실험을 위해 활용되었다가 처참히 버려지기도 하였다.
  그 이후, 오드 엔은 발할라라는 이름을 가진 거대한 요새를 건설하고, 행성의 한 곳에 이그드라실(Yggdrasil) 이라는 이름을 가지는 거대한 탑을 세운 다음에 그 꼭대기에 공중 도시를 건설하고, 그 이름을 아스가르드(Asgard) 라 칭하였다. 자신의 일족인 아사르(Asar) 일족이 지배하는 도시라는 의미를 가진 말이었다. 그리고서, 그는 영원한 제국의 지배를 위해 아스가르드의 중심에 위치한 거대한 컴퓨터 '미 미르(Mie Mir)' 에 자신의 두뇌를 이식하여 미 미르와 아스가르드의 지적 지배자가 되었으며, 아사르 일족에서 황제를 선출하여 그 정신을 빼앗고 육체를 지배하며 영원한 황제이자 신으로 자리잡으려 하였다.
  황제이자 신이 된 오드 엔. 그는 공포와 폭력의 힘으로 세계 전체를 통일하려 하였으며, 그러면서 외부 성계의 정복을 행하여 성계들을 파멸시키는 잔인한 전쟁을 통해 제국의 영역을 확대해 나아갔다. 그러는 동안 그는 외부에서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는 그 침략의 근원이 될 만한 존재들을 파멸시켜야 한다는 사상을 내세웠으며, 또 그런 정복 전쟁이 세간의 관심사가 되도록 하여, 자신에 대한 비판을 무마하려 하였다.
  그러는 동안 그는 반항하는 모든 세력을 잔인하게 진압해 버렸다. 그러는 동안 그는 7 개 성계에서 반항하는 자 80 억 명을 잔인하게 숙청하였으며, 기존의 종교들을 철저히 파멸시켜, 전쟁과 지혜의 신이 된 자신을 숭배하는 종교만이 제국의 유일 신앙이 되도록 하였다.
  그리고 자신을 위협할 세력이 없어지자, 이번에는 제국을 내부에서 분열시키는 것으로서, 반항 세력으로 정해진 자들에 대한 숙청을 감행하려 하였으며, 그러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처참히 학살당했다. 그렇게 오드 엔의 음모에 의해 사망한 이들은 수백 년 간, 7 개 성계에서 800 억 명에 달할 정도였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무력에 의한 통일 및 국민의 단결과 강한 힘의 추구가 외부에서 다가오는 파멸과 내부 분열에 의한 파멸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죽은 이들의 혼을 발할라로 끌어와 이들을 생체 병기에 이식시키는 방식으로 에인헤리야르(Einherjar) 군단을 구축, 자신 직속의 그 군단을 통해 적에게 더욱 강한 공격을 가하여 파멸시키려 하였다.
  그 이후, 그는 궁극의 에인헤리야르를 창조한다는 발상 하에 생체 병기들의 진화를 행하여, 인간의 몸에 기생하는 생체 병기들과 그 기생을 행하여 마침내 인간의 형태로 완성되는 생체 병기의 개발을 행하도록 하고, 프레이야라 칭해진 여성 과학자로 하여금 그 궁극의 에인헤리야르를 창조하도록 하였다.

-Freyja-
  프레이야, 본명은 한나 소피엘 알미비안(Hanna Sofiel Almibian). 본래는 오자르(Ozar) 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과 결혼하며 살아가고 있던 자였으나, 오드 엔에 의해 오자르를 잃은 후, 그의 밑에서 생체 공학자로 일하고 있던 자였다. 하지만 남편을 지극히 사랑하고 있던 소피엘이었으나, 오드 엔의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자신의 의지를 가지는 궁극의 에인헤리야르를 창조하기 시작, 사람들의 육신에 기생한 생명체가 인간의 형상을 이루도록 한 이후에 이들에게 하나씩 이름을 부여하고 이들을 '발키르야(Valkyrja)' 라 칭하였다.
  소피엘은 그들이 확고한 하나의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려 하였으나, 오드 엔의 감시가 강하여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오드 엔에 의해 전쟁을 결정짓는 병기로서 활약하며, 전장의 공포로서 그 악명을 떨치며,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그 실체는 인간에게서 태어난 흉측한 괴물들의 가장 진화된 종족에 불과하였던 그들은 그 실체를 아는 이들을 비롯한 수많은 이들에게 인간으로서 취급을 받지 못한 채, 미움을 받아야만 했다. 영혼마저 피에 물들었다고 알려진 그들은 천국과 지옥, 그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존재라 칭해지기도 하였다.
  자신의 의지까지 희생하며 오드 엔을 위해 일하였던 소피엘이었으나, 그 역시 오드 엔의 기분에 의해 그의 시종장이었던 아이란(Eiran) 과 함께 희생되었다. 본래는 아이란이 오드 엔의 실상을 민중에게 고발한 사건으로, 소피엘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으나, 오드 엔에 의해 소피엘마저 그 사건에 연루되어 결국 그 역시 발키르야가 될 생명체 7 번 '괼둔(Goeldun)' 이 이식되는 운명을 맞이하였고, 자신의 몸에 기생한 그 생명체에 의해 몸의 모든 것이 뜯어 먹히며 죽음에 이르고 말았다.

-Norn-
  언제부터인가 오드 엔은 다시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 자가 나타나기를 원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러면서 영력을 가진 이들을 '노른(Norn)' 으로 삼으려 하였다. 그러면서 에르데아(Erdea) 라는 노른에서부터 3 명의 딸이 태어나도록 하여 그 3 명을 노른으로 임명, 이그드라실의 수호자가 되도록 하였다. 나는 그 노른 중 한 명이었으며, 그 중 막내였다.
  두 언니인 로제아(Rosea), 그리고 마르가렛타(Margaretta) 는 클로토 일족으로서 운명의 기록과 현상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역할을 맡을 수 있었지만, 비록 생체 병기로 개조되기는 하였지만, 마지막으로 남은 아트로포스 일족으로서, 나는 인간과 세상의 마지막 운명을 결정짓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아트로포스 일족인 내가 클로토 일족과 함께 하게 된 것은 오드 엔의 미래를 결정짓는 자가 그들과 함께 있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의한 일이었다.
  하지만 언니들은 그런 나를 이질적인 존재로 여기지 않았으며, 오히려 나를 자매로서 따뜻하게 맞이해 주며, 내가 올바른 역할을 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오드 엔은 그런 나를 언니들과 떨어지도록 하기 위해 발키르야로 임명, 내가 이그드라실보다는 발키르야들의 무대였던 발할라 요새에 더욱 오래 머무르도록 하였다. 언니들은 그러한 나를 보호하려 애를 썼지만, 그들에게는 한계가 너무 컸다. 오히려 라케시스 일족 출신이었던 이사야(Jsaya) 에서부터 태어난 테오도리아 자매의 도움을 더 많이 받았으며, 그래서 그들을 더욱 의지하기도 하였다.
  그 일은 오드 엔의 노른들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었음을. 세 사람 중 가장 위험한 힘을 가지고 있을 미래의 힘을 가진 그 아이를 자신의 곁에 두어, '허튼 전언' 을 하지 못하게 함은 물론, 두 언니의 의사를 방해하는 효과도 노렸던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제아, 마르가렛타 두 언니들은 오드 엔의 폭주를 막아내기 위해 우주의 의지가 서서히 오딘 제국을 버리고 있음을 밝히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이미 오래 전부터 이어지고 있었으며 100 억 명의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었던 오드 엔의 폭주를 결국 두 언니들은 막아내지 못하였다. 결국 이들은 오딘 제국의 군단에 의해 어디론 가로 끌려갔으며, 이그드라실의 사당도 파괴되었다. 오드 엔이 더 이상 그들을 원하지 않게 된 것이었다.

-Avenge of Fate-
  노른의 두 여신이 죽은 이후, 그에 대한 소문을 철저히 은폐하고 있던 제국 정부가 보란듯이, 소문은 발키르야들 사이에 공공연히 퍼지고 있었고, 그 중 일부였던 아에리사도 그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만인이 아에리사가 복수를 위해 나설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지만, 정작 아에리사는 그 일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는 듯이 가만히 있었을 뿐, 그들에게 관여하지 않았다.
  그 이후, 유스티니아가 전쟁에서 죽어야 할 인간을 구출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오드 엔은 그를 발할라에서 떠나도록 한 후, 제국 외곽의 한 구역에 가두었으나, 그 사실을 알게 된 아에리사가 그 구역을 수호하던 병사들을 참살하면서까지 독단적으로 그를 구출해내었고, 그 이후, 그는 자신을 따르던 이들이 유스티니아를 데리고 제국을 떠나도록 한 이후, 자신도 그들과 다른 방향으로 제국을 떠나갔다.
  그 사건을 계기로 발키르야들은 오드 엔에 반발하기 시작하였으며, 결국 이들은 원정 사업을 계기로 발할라 요새와 함께 떠나간 이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제국의 강대함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던 오드 엔은 그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곧바로 아스가르드에서 새롭게 창조된 9 인의 전사들을 내세우려 하였다. 그들의 출신에 대한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었으나, 오히려 오드 엔은 그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대다수의 민중 역시 떠난 자들이 재앙의 원흉이 될 것이라고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재앙은 그들이 예상한 바, 그 밖에서 일어났다. 오딘 제국 본성 내에서 숱한 반항적 행위로 인해 철저히 탄압을 받고 있던 로키 민족, 니플(Nifl) 민족, 그리고 무스펠(Muspel) 민족이 오딘의 치하에 반란을 일으키면서 격렬히 오딘 제국의 수도를 향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제국 휘하에는 수많은 에인헤리야르들이 있었고, 또 여러 제국의 병사들이 제국을 수호하고 있었으나, 격노의 불길처럼 번지던 반란의 힘은 그들마저 무너뜨리고 말았다.
  그리고 마침내 무스펠 민족의 기함 주르터(Surter) 의 주포에서 발사되는 화염이 이그드라실의 중심을 파괴하면서 결국 아스가르드는 파멸을 맞이하게 되었다.
  반란의 규모가 커지면서 3 민족을 중심으로 반란의 세력은 점차 커져갔으며, 마침내 본성을 포함한 7 개 행성 전체가 반란의 영향권 내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자 오드 엔은 행성 오딘만이나마 살아남도록 하기 위해 6 개의 행성 전체에 행성의 표면 자체가 완전히 파멸될 수 있는 병기들을 사용하였고, 그로 인해 6 개 행성은 파멸하여 그 행성에서의 반란은 완전히 사라졌으나, 니플, 무스펠 민족의 반란을 완전히 막아내지는 못했다. 로키 민족의 군단은 에인헤리야르에 의해 제압되었고, 그들의 수장도 전사하였으나, 니플, 무스펠 민족의 기세는 그들 못지 않게 거세었고, 그 거센 기세가 주르터의 화염에 의해 아스가르드 자체가 파멸하도록 한 것이었다.
  이후, 하늘에서 수많은 운석들이 오딘 제국에 낙하, 파멸한 오딘의 표면에 내려지는 것으로써 그 반란 역시 끝나고, 오딘 제국의 본성은 파멸의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그 재앙이 일어나기 전에도, 제국의 탄압에 대해 분노하던 로키 민족을 달래기 위해 떠나갔던 제국의 마지막 황자 '발데룬(Balderun)' 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이어서 오드 엔에 반발하여 발할라 요새와 함께 떠난 발키르야 35 인을 대신하는 9 인의 발퀴레들 중 가장 서열이 높은 브륀힐데(Bruenhilde) 가 속국의 왕자를 사랑하게 되고, 속국 왕가의 음모에 의해 살해당한 왕자의 운명을 따랐다는 소식이 잇달아 들려오며, 제국에 불길한 분위기를 전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마치 정해진 운명처럼 재앙은 연이어 발생하였고, 그것은 제국의 멸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발데룬과 브륀힐데의 죽음에 대해 오드 엔은 불길한 징조라 여기는 사람들을 운명의 개척을 논하며 탄압하였으며, 그래서 앞으로 있을 재앙의 근원을 막을 일에 대해 아무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하여 오딘 제국은 멸망하였다, 선조 '노아' 의 멸망보다도 더욱 비참하게. 더욱 비참한 것은 그렇게 제국이 멸망하면서 인간으로서 그 후예를 온전히 남기지 못한 것이었다. 발키르야들이 남기는 하였으나, 그들은 엄밀히 말하자면 괴물에 해당되는 존재일 뿐, 인간이 아니었다. 이런 결과를 '노아' 의 사람들이 알았다면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Returning Stars-
  요새에서부터 다시 빛들이 돌아오고 있었다. 그 빛들은 아쿠에리아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으며, 모두 환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요새에서 사출된 구체가 폭발한 이후에 방출되기 시작한 빛들. 그 빛들로 시선을 향하면서 티에라가 나에게 물음을 건네었다.
  "이제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올까요?"
  "그러하겠지?" 이에 내가 미소를 띠며 그렇게 화답한 다음에 이제 전쟁을 통해 환희를 찾는 신은 없어졌다고 말하고서 그에 의해 속박된 모든 일이 해방되어 만인의 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말을 건네었다. 그리고 밝아진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우리들은 여기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지켜주는 역할이었는데, 이제 그 역할은 끝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어, 우리가 별로 한 일은 없었지만."
  "이제 우리는 어떤 일을 하면 되는 것이지요?"
  티에라가 그 말을 듣고 다시 묻자, 나는 밝은 목소리로 답하였다.
  "루에나 씨를 다시 만날 수 있으면 만나기로 하고, 또 티아나에게 인사를 해야지, 그리고 이제 곧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니, 이제 그는 그 때만을 기다리라고. 그리고 대피했던 사람들을 집으로 데려다 주는 일도 해야 하기에 일단 할 일은 많아. 그 모든 일을 다 끝내야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그러자 티에라는 그러한 그에게 여전히 일거리가 없으면 편안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것 아니냐고 묻고서, 이제는 편안해질 때도 되지 않았느냐는 말을 건네었다.
  "오래 전부터의 습관이려나. 이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네."
  13 세 때부터 부모를 모두 잃고 일을 해 왔던 나였다. 그리고 줄곧 일 속에서 살아왔고, 한 가지씩 어려운 일을 내가 맡아야만 했다. 그래서인지 나도 이제는 그런 삶에 익숙해졌고, 무언가 하나라도 일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 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지구에서 할 일이 없게 되면, 아공간 이동을 통해 다른 행성으로 나아가 무언가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은하 연방이라 칭해졌던 곳의 일부인 아쿠에리아에 이르면서 사람들을 도와주게 된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답을 하는 나에게 티에라가 물었다.
  "정말, 어쩔 수 없는 거예요?" 하지만 아주 어쩔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 만큼은 나도 쉬고 싶었다. 언제까지 의욕을 몸이 따라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으며, 나 자신이 무리하지 않도록 해야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러면서 미소를 띠며 그에게 말하였다.
  "하지만, 다음에는 꼭 쉬도록 하자, 그래야 나도 무리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지구로 돌아가겠다는 약속도 하였다. 그러자 티에라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나는 그렇다고 답하였다. 그리고서 나는 우선 티아나 등을 만나자고 말하면서 함선을 이끌어 아쿠에리아로 돌아가도록 하였다.

-Return-
  이윽고 마침내 별들이 정말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이어졌던 길고 길었던 재앙의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기라도 하는 듯이 걷혀 가는 구름과 함께 내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루에나, 아미엘과 함께 이전에 떠나갔던 테레사, 티에라도 돌아와 나에게 인사를 하였다.
  "사람들이 한결 같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네."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며 테레사가 그렇게 묻자, 나는 그렇다고 화답하고서 이전에 별들이 다시 내려올 때가 되면 세상은 다시 평화로워 질 것임을 사람들에게 알렸는데, 그대로 일이 일어나자 이제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냐며 남은 사람들이 환호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리고서 정말 그러한지를 알기 위해 바깥 사정을 잘 알고 있을 법한 테레사에게 그에 대해 물었다.
  "예, 이제 발할라 세력이 아쿠에리아에서 멀어지고 있어요. 그리고 발할라 소속 전투기 및 함선들도 발할라로 복귀, 요새와 전투 병기 모두가 철수하고 있지요."
  그 물음에 티에라가 대신 답을 한 다음에 정말 모든 것이 끝난 것 같다고 말하였다. 이에 나는 "다행이네." 라는 말을 하고서 실제로는 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으면 어찌하나, 싶었던 당시의 심정을 그대로 알렸고, 이에 티에라는 환하게 웃으며 말하였다.
  "세상은 본래 사람들이 우려한 바, 그 이상으로 좋게 진행되는 거예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에 루에나도 그 뜻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고, 세상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좋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고서 그 이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었다.
  "우주의 의지가 살아가는 모두에게 행복을 전해주려 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우주의 의지라고요?" 이에 내가 생소히 듣는 말에 대해 묻자, 루에나는 사람들이 흔히 '신' 혹은 '창조주' 라 부르는 존재임을 밝히고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신' 은 우주 그 자체 혹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행성 그 자체이며, 사람들이 볼 때마다 각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임을 밝혔다. 그리고 그 우주의 의지는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의지와 사념이 결합된 것으로서, 이들이 인간의 본성인 '빛' 을 찾으려 하는 의지를 가지기에 우주의 의지는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길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는 근본적 특성을 가진다는 언급을 하고서 그 의지가 운명을 만들어 가기에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 하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언급을 하였다. 그리고서 나에게,
  "신이 성별을 가지지 않음과 인간이 결국 신의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은 이러한 특성에 기인하는 것이지요."
  그러자 내가 그 우주의 의지를 위해 자신이 해야할 일이 있느냐고 묻자, 루에나는 한 가지가 있음을 밝히고서 그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선하다고 여기어질 수 있는 일, 그 일을 하라. 그것뿐이에요. 그 의지대로 모든 것이 진행될 때, 우주의 의지는 만인의 세계를 위해주겠지요, 그러나, 인간이 악을 향해 나아갈 때, 우주의 의지는 만인의 세계가 존속할 수 없음을 깨닫고, 그 세계에 파멸을 안겨줄 거예요. 발할라의 근본이었던 오딘 제국처럼......."
  그리고 오딘 제국에 대해서는 자신이 이야기를 곧 해 주겠음을 밝히고서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그 이후, 밤이 지나가는 동안 모든 이야기가 끝날 수 있을 것임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는 동안 아미엘이 나에게 쥬디가 깨어나고 있음을 알렸다. 이에 놀라며 쥬디에게 시선을 향하자, 이미 쥬디는 눈을 뜨고 나를 가만히 바라보려 하였다. 그 이후,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나에게 물었다.
  "아빠, 어디 있어?" 그러자 나는 곧 돌아올 것이라고 그 아이를 안심시키고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모든 이들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갔다.
-Daybreak-
  새벽이 다시 오고, 사람들은 언제 의식을 잃었냐는 듯이 잠에서 깨어났다. 그러나, 의식을 잃은 시간이 확실히 길었는지 꿈 속에서 온갖 세계 체험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다행히도 나와 함께 하던 다른 모든 이들도 깨어났다. 정말, 그 빛과 함께 영혼들이 돌아오면서 모두 깨어날 수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우주에 출정을 나아갔던 모든 함선들이 돌아왔다. 전멸했다고 알려진 이들이었으나, 함선들까지 모두 무사히 돌아온 것이었다. 그 이후, 14 함대에 소속되었다던 쥬디의 아버지도 돌아왔고, 기다리고 있던 쥬디가 그를 안았다. 그렇게 쥬디가 무사한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심 기뻐하였다. 물론 함께 할 수 있는 가족이 없어졌음에 대해서는 아쉬웠지만, 아버지가 돌아와 주는 것이 쥬디가 가장 원하는 일임을 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그에 대해 크게 뭐라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모든 것이 평화를 되찾자, 루에나와 아미엘, 그리고 테레사, 티에라도 각자 살아가는 곳을 향해 떠나갔다. 그러는 동안 함대까지 돌아오는 일에 대해 테레사, 루에나는 의아해하는 모습을 보이자, 티에라가 그에 대한 설명을 바로 해 주었다.
  "그것이 바로 '기적' 이라는 거예요.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염원이 우주의 의지를 움직여 '기적' 이 일어나도록 하지 않았을까. 이 일에 대해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Hope-
  한편, 발할라 요새 입구에서는 푸른 드레스 차림을 한 테오도리아와 그 드레스와 똑같은 모습에 하얀색을 띠는 드레스를 입은 유스티니아가 서로 마주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결국, 언니의 의지대로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갔어. 이제 남은 것은 이 요새를 떠나보내는 것이겠네."
  "그렇지. 그래야 사람들이 우리들을 잊어버릴 수 있으니까. 사람들이 더 이상 우리를 찾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잊어야 할 필요가 있어. 우리가 병기로 활용되는 순간, 세상에는 재앙이 언제라도 찾아올 수밖에 없음은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니?"
  유스티니아가 건넨 물음에 테오도리아가 그렇게 화답하자, 유스티니아는 분명 그러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이전에는 정말 놀랐었다고 말하고서 진심인지를 의심하기까지 했었음을 밝힌 다음에 온화해진 목소리로 그에게 그에 대한 말을 건네었다.
  "결국, 테오도리아 언니도 다른 모든 이들이 다시 만났으면 하는 소망만큼은 가지고 있었던 것이네."
  "응." 이에 테오도리아는 그렇다고 화답하고서 오랫동안 헤어지고 있었으며, 그래서 사정으로 인해 떠나갔던 이들이라도 결국 다시 발할라라는 거대한 집으로 돌아와 줄 것이라고 모두 믿고 있었다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다시 만날 때가 되면 모두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 자신의 소망이었으나, 결국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어 아쉽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리고서 정말 돌아갈 것이냐고 묻는 테오도리아. 그러자 유스티니아는 그렇다고 화답하고서 그에게 말하였다.
  "다른 이들이 발할라 요새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이치야."
  그러자 테오도리아는 유스티니아가 그대로 남아 발할라의 사람들을 이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말하였으나, 유스티니아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서 그 이유를 밝혔다.
  "내가 없으면 그란 젤레바에는 루시아, 그리고 셀리나만 남게 돼. 두 사람이 자기 일은 잘 맡아서 할 수 있다고 해도, 두 사람만으로 그란 젤레바를 관리하기란 어려워. 클라레는 일이 끝나면 나갈 예정인 사람이고. 그래서 이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남아 있어줘야 해."
  그리고서, 그에 이어지는 말을 곧바로 행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셀리나, 루시아를 두고 있을 수는 없어. 그 아이들도 결국 내가 돌아오기를 누구보다도 기대하고 있을 텐데, 그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을 어떤 식으로라도 해서는 안 돼, 나는. 그러니까, 나는 그들의 곁으로 돌아가야 해."
  "지금이 아니면 다시 만날 기회는 없을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괜찮겠어?"
  이에 테오도리아가 그러한 그에게 물음을 건네자, 그는 밝은 목소리를 내며 괜찮을 것이라고 말한 다음에 각자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가다 보면 기회는 결국 다시 오게 되어 있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서 그 목소리를 이어가며 테오도리아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만한 말을 건네었다.
  "하지만, 우리들의 걷는 운명의 길은 결국 하나로 다시 모이게 되어 있어. 본래 하나의 운명에서 출발하였기에, 그 끝도 하나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 사람이 태어난 곳이 같아도 다른 운명의 길을 걸어감은 태어나는 곳읕 같다 하더라도 운명의 길, 그 시작점이 다르기에 결국에는 그 결말이 다를 수밖에 없는 거야. 하지만, 발키르야들은 애당초 인위적으로 태어났고, 하나의 목적을 가지면서 태어났잖아. 그래서 운명의 길이 같을 수밖에 없는 것이었지. 본래는 좋지 않은 것인데, 이렇게 보면 오히려 좋은 것이었을지도 몰라."
  "그 말은 무슨 의미를 가지는 것이지?"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는 결국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거야, 언니."
  그리고 수없이 많은 나날과 해를 거쳐 반드시 오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서 그 때를 위해 기다려 주지 않겠느냐고 테오도리아에게 부탁하였다. 그러자 테오도리아는 온화하게 미소를 띠며,
  "그래, 그 부탁, 들어줄게." 라고 화답하였다. 그리고 유스티니아에게 지금까지 고생만 시키다가 돌아왔을 때에는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자 그는 밝은 목소리로 그렇게 자책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 다음에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그에게 말하였다.
  "그러한 언니로 인해, 나도 스스로의 의지로 나름대로 강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계속 지켜봐 달라고 말한 다음에 어떤 시련이 다가오더라도 자신은 굳건히 견디며 살아갈 것이라고 그에게 말하였다. 그 이후, 그 말을 듣고서 환하게 미소짓는 테오도리아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고서 그에게 마지막에는 정말 고마웠다고 말하고서 밝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정말, 모든 것을 원래대로 돌려놓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어, 언니. 나는 그 일이 어떤 경우에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한계가 생기는 거야, 유스티니아."
  그 말에 테오도리아가 그렇게 화답하고서 그 생각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하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그리고서 자신이 하는 일이 무의미하다고 여기어지지 않는 한, 끝까지 도전해서 반드시 이루어내라고 말한 다음에 유스티니아와 클라레 그리고 루키아가 가지고 있는 의지가 있다면, 불가능하다고 여기어질만한 거의 모든 일은 결국 가능해질 것이라고 믿는다는 언급을 하였다.
  "알았어." 이에 밝은 표정을 지으며 화답하는 유스티니아. 그 이후, 그는 이전에 모습을 드러낸 '알피나' 를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그렇다고 테오도리아가 답을 하자, 그것에 타고 있던 이도 알아보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테오도리아는 이번에도 그렇다는 답을 한 이후에 그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분명, 그 아이가 타고 있으리라고 생각했었어. 본래 그 아이의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유스티니아가 이어서 그는 이제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그 물음에 대한 답으로써 그에 대한 언급을 곧바로 행하기 시작하였다.
  "잘은 모르겠지만, 자신이 저질러왔던 모든 것을 자신이 처리하기 위해 나아갈 거야. 그리고 발키르야의 운명을 좌우하였던 아스가르드에 남은 발퀴레아의 비보까지 제거할 듯 싶어. 물론 그렇게 되면......"
  그리고 잠시 말을 끊었다가, 잠시 후에 그에 이어지는 말로써, 그것을 파괴시키는 것으로써 그는 발키르야가 된 모든 이들의 숙명을 끊어버릴 작정이라고 말하고서 그로써 다른 자매들이 숙명에서 해방되어 스스로를 위한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말을 한 이후에 그에게 밝아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걱정하지 마, 오드 엔까지 물리쳤던 그 아이야. 그것 역시 바로 없애버릴 수 있겠지. 물론 오딘 성계에서 돌아올 수 있을 지는 별개의 문제이겠지만."
  "그러하겠지?" 이에 유스티니아가 그렇게 말하면서 희망적인 모습을 보이려 하였다. 그리고서 그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더니 이제 떠날 시간이 되었다고 말하고서 그에게,
  "지금까지 함께 해 주어서, 나를 이렇게 서 있을 수 있게 해 주어서 고마워, 언니."
  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잠시 테오도리아의 모습으로 시선을 향하더니 한 번만 안아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 이후, 유스티니아를 두 손으로 끌어안는 테오도리아. 그리고서 그와 조용히 입맞춤을 한 이후에 눈을 감은 채 미소를 짓는 유스티니아에게 시선을 향하며 말하였다.
  "어머니께서도 항시 지켜보시고 계실 거야. 이제는 모든 숙명에서 해방된 우리들의 모습을......."

-After the Black Rain-
  한편, 아쿠에리아가 다시 평온해지자, 세레나 등도 각자의 전투기를 이끌고 다시 집결해 있었다. 그 이후, 검은 네메시스에 탑승한 세레나는 아리아니스에게 이제 끝났음을 밝히고서 어떻게 할 것이냐고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아리아니스는 엘레나와 함께 발할라로 돌아갈 것이라고 화답하고서 루에나도 곧 합류하여 같이 가게 되리라고 말한 다음에 세레나에게 물었다.
  "세레나 언니께서는 돌아가시지 않으시는 거예요?"
  "응." 이에 세레나는 그렇게 화답하고서 자신은 조금 더 자유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서 여러가지 하고 싶은 것도 많기에 발할라로 금방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 때, 자신들의 기체를 이끌고 리에타와 메르나가 다가오자, 우선 메르나에게 말하였다.
  "메르나, 원한다면 에리사를 따르던가, 아니면 그란 젤레바로 가던가 해. 그란 젤레바 쪽으로 가는 편이 좋겠지, 비교적 고생도 덜하고, 게다가 그란 젤레바도 사람이 필요하게 된 상황이니까. 아무래도 멤버들이 예전 멤버로 돌아가니, 어쩔 수 없겠지."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하는 세레나에게 메르나가 물었다.
  "정말, 그런 길을 선택해도 되는 것인가요." 그러자 세레나는 그렇다고 화답하고서 이제 그란 젤레바는 발할라와 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서 그에 이어지는 말을 건네었다.
  "언젠가는 다시 만나야 할 사람들이 있는 곳들이니까."
  그리고 자신을 찾는 사람은 정말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서 다시 돌아오면 부끄러워질 것 같다고 그 이유를 밝히며 피식 웃었다. 이에 리에타가 말하였다.
  "하지만, 언젠가는 모두 돌아와야 해요. 그것이 어머니, 마리아의 뜻이니까요."
  "그건, 그래." 이에 세레나는 그렇게 화답하고서 그 일에 대해서는 그 때 생각하겠음을 밝힌 다음에 리에타에게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곧바로 발할라로 돌아갈 것이라고 화답하고서 시아라를 발할라로 보내는 일도 해야 하고, 또 다른 자매들을 보살피는 일도 해야 하기에 발할라에서의 일손으로 자신이 필요하다는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그러자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세레나.
  "쳇, 할 수 없네." 그리고서 돌아갈 사람은 돌아가라고 말하고서 건강히 잘 있으라고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 이후, 엘레나는 활기찬 목소리로 알았다고 말하고서, 그에게 강한 어조로 말하였다.
  "꼭, 돌아오셔야 해요." 이에 세레나는 "알았어, 야!" 라고 화답한 다음에 통신을 바로 끊어버렸다. 그 이후, 엘레나가 앞장서며 아리아니스, 리에타의 기체들은 발할라를 향해 나아가며 세레나의 눈앞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잠시 후, 메르나의 기체가 아직 남아있는 모습을 보이자 세레나는 그러한 그에게 말하였다.
  "그란 젤레바를 향한 소개문을 보내 놓았어."
  그리고서 가서 어색해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다음에 클레어가 다소 엄격하기는 하지만, 내심까지 냉혹한 사람은 아니기에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하고서 그에 대한 부연을 하였다.
  "그 언니의 코드 네임이 '로타' 야. 그 뜻은 격렬함과 관련되어 있지, 냉혹할 아이는 아니라고, 틀림없이."
  그 이후, 세레나는 잘 지내라고 말한 다음에 자신은 일단 쉴 곳을 찾기 위해 떠나야 하겠다고 말하고서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나자고 말하였다. 그러자 메르나가 그러한 그에게 당부의 말을 하였다.
  "어디 가서, 남장하고 여자를 끌어오면 안 돼요!"
  "알았어!" 이에 세레나는 그렇게 화답하고서 메르나의 에델바이스, 그 왼편으로 나아가며 메르나의 눈앞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 이후, 메르나는 차분한 표정을 지으며 그란 젤레바를 향한 다음에 "그러면, 가 볼까." 라고 말하고서 그란 젤레바로 자신의 거처를 옮기기 시작하였다.

-Gran Seleva-
  발할라 요새가 아쿠에리아에서 멀어지는 광경을 보면서 클레어 역시 끝이 왔음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루시아는 오른편 곁에 코지마를 두고 그 오른편에 서 있었으며, 그 뒤에 예나가 아미의 손을 잡은 채, 평온해진 아쿠에리아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끝난 건가." 클레어가 그렇게 묻자, 루시아는 분명 그러하다고 화답하고서 이제 셀리나도 돌아오고, 다른 이들도 다시 발할라로 돌아갈 듯 하니, 이제 정말 끝이 난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클레어가 루시아에게 물었다.
  "그런데, 그 쌍둥이 자매들은 아직 오지 않은 거야?"
  "응." 이에 루시아는 그렇다고 답을 하고서 죽은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다른 의사가 있어서 발할라로 돌아가지 않는 모양이라고 화답한 다음에 그에 대한 추측의 말을 건네었다.
  "분명, 분이 풀리지 않은 것이지. 어떻게든 결착을 지으려고, 네 앞에 모습을 드러낼 거야. 그러하니, 그 점에 대해서는 각오하고 있어."
  "응." 이에 루시아는 다소 진지해진 목소리로 화답하였다. 그리고서 클레어에게 에리사의 행방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클레어는 확실치 않다고 말하면서 그 추측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이미 먼 곳으로 가 버린 듯 해."
  "예!?" 이에 예나가 놀라고, 아미까지 불안해 하는 표정을 짓자, 그에 이어지는 말을 예나, 아미에게 하였다.
  "해야할 일이 있다면서 가 버렸지요. 하지만 죽지는 않을 거예요, 여태껏 죽을 위기를 계속 무사히 넘기면서 살아온 녀석인데, 죽을 리가 있겠어요? 돌아올 가능성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였다.
  "하지만, 그 아이는 의지가 강하기에, 자신이 예나 씨, 그리고 아미 양이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그 곁으로 돌아올 거예요. 그러니까......."
  "에리사 씨께서 제 곁으로 돌아오겠다고 마음먹기를 기원해 달라는 것이지요?"
  "예,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네요."
  말을 끊으며 예나가 클레어에게 묻자, 클레어는 다소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화답하였다. 그리고서 아린다 성계로 가려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렇다고 화답한 다음에 그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 곳에서 해야할 일이 있거든요."
  이에 클레어는 다른 말 없이 알았다고 화답하기만 하고서 아직 오지 않은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이 온 직후에 모든 멤버가 왔음을 확인하고서 출발하겠음을 알렸다. 그리고서 클레어는 다시 함교의 조종 장치로 나아가 함선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 때, 함교의 문이 열리며 창을 든 셀리나가 루시아에게 다가왔다. 그리고서 그에게 못 보던 사람이 왔음을 밝히고서 그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그란 젤레바에 있고 싶다고 해서 왔는데, 루시아가 일단 만나 봐."
  "알았어, 같이 가서 보자고!" 그러자 루시아는 그러한 셀리나와 함께 함교를 떠나며 새로 온 사람의 모습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는 동안 코지마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가 두 팔을 들어, 두 손을 뒷머리에 얹은 채 의자에 누운 클레어에게 시선을 향하였다. 그 때, 그러한 그에게 물음을 건네는 클레어.
  "코지마는, 이제 어떻게 할 거니?"
  그러자 그는 앳된 목소리를 내며 자신 역시 가야할 곳이 있다고 말하고서, 눈을 감은 다음에 다음날 떠날 것임을 밝혔다. 그리고서 다음날 잠든 후에 일어나면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언급도 하였다. 이에 클레어는 그 일에 대한 짐작을 잠시 하고서 차분히 혼잣말을 하였다.
  "루시아에게 그에 대한 대비를 하라고 부탁해야 하겠네."
  그 이후, 클레어는 치마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 글을 읽어보고 있었다. 에리사가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부탁의 말. 그것은 오드 엔에게 자신이 마지막으로 전한 말을 거의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었다.
  '오드 엔은 죽었어. 하지만 그 정신은 아직 죽지 않았을지도 몰라. 전쟁을 추구하고, 사람들의 희생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의 마음 속에서 오드 엔의 정신은 저주처럼 자리잡아 발할라와 같은 묘지와 무가치한 사당을 만들어내겠지. 그런 희생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노력해야 할 거야. 이제 그 방도를 알려줄 테니, 잘 기억하고 있어주었으면 좋겠어.
  인류의 움직임 자체는 우리가 이끌지는 못해. 하지만 그들이 오드 엔와 같은 자의 저주에 의해 어리석은 길에 빠지지 않도록 할 수는 있겠지. 사람들이 어리석은 전쟁을 하지 못하도록, 저주받은 자들을 처단하도록 하고, 그 저주에 의한 전쟁을 막지 못한다면, 저주받은 자들에 의해 희생될 운명에 놓이게 된 이들의 편에 서서, 희생을 강요하는 자들과 맞서 그들의 목숨이 희생당할 이들을 대신해 사라지게 하는 것, 바로 그것이 그 방도일 거야. 그 방도를 뜻 있는 사람들부터 나아가기 시작한다면, 사람들은 점차 네가 인도하는 저주의 길에 들어서려 하지 않을 거야.
  클라레, 언젠가는 너도 그란 젤레바를 떠나 다른 곳에 있으려 하겠지. 하지만, 싸움을 선택하려 한다면, 이러한 나의 부탁을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해. 힘을 가진 이의 노력이 없으면 오드 엔이 없어진 일은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말 테니까. 그리고, 유스티니아 언니께는 떠나기 전에 반드시 전해 드려. 그 언니는 하나의 세력을 이끌고 있으니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임은 틀림 없을 거야.'
  그리고 모든 글을 다 읽은 후, 클레어는 조용히 미소를 짓고 종이를 접은 다음에 말하였다.
  "알았어, 에리사, 그 부탁, 확실히 들어주지. 저스틴에게도 확실하게 전해 줄게. 물론, 저스틴도 그런 너의 생각과 일치하는 생각을 어느 정도 하고 있기는 하겠지만."

-New Plan-
  함선 클라우제비츠(Clausewitz). 마르크스의 동형함으로서, 파울리나가 새로이 마련한 거대 함선이었다. 그 함선의 함교에 머무르는 채, 파울리나는 웃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왼편 곁에 있는 소녀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과도한 폭력의 사례를 사람들에게 보임으로써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이론의 실험은 결국 나의 과오로 남게 되었구나. 예상한 일이었다만, 좋은 이론은 아니었던 것은 사실이다. 역시, 허울만 좋은 이론은 쓸모가 없다는 것이 세상의 진리란 것인가."
  "역시, 선생님께서는....... '군주의 힘' 에 관한 이론을 내세우시려 하시겠군요, 예전 때처럼."
  "그러하지, 또 그렇게 하는 편이 나에게도 편하기도 하니까."
  대화를 마치고서 파울리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녀의 말에 응하였다. 그 이후, 한 동안 우주 공간을 바라보기만 하다가, 소녀가 다시 묻자 그 이후부터 대화를 재개하였다.
  "이제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마르크스와 엥겔스(Engels), 그리고 페테르스부르크(Petersburg) 같은 함선들도 그 필요에 관한 일에 쓰도록 가지고 있는 것이고."
  "선생님을 필요로 하는 곳이, 세상에 더 있을까요."
  "있다. 두 곳이 존재하고 있지. 모두 어리석은 자들이 사사로운 뜻으로 일어서서 힘을 얻고, 그 힘으로 부조리를 만들어 놓은 곳이다. 그 부조리로 인해 원한을 품게 된 이들이 있는데, 그 중 한 곳이 더욱 흥미롭고, 소속된 조직의 허술함이 분명하기에 그 곳으로 먼저 가려한다."
  "어떤 곳이기에 그러한가요?"
  "과학 마법 전사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다. 우주의 관리자를 자청하며, 최근 은하계의 한 군사 강국을 관리하겠다고 나서면서 그 강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유도하고 있지. 그런 곳에서 선천적인 실력자이지만, 정신적인 요소가 결핍되어 자신의 부하에게 린치를 가한 자가 있다. 그 린치를 당한 부하를 움직여서 일단 그 자가 속한 그 세상의 가장 강력한 전투 부대를 무력화시키는 작업부터 행해야지. 함선도 주고, 그 군사 강국으로부터의 지원도 약속받도록 하면서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나아가면 될 것이다."
  이에 소녀가 불안해하면서 물었다.
  "그로 인해 원한을 사지 않을까요."
  그러자 파울리나는 결국 우주의 관리자를 자처하는 자들의 교만을 우주의 사람들이 보지 않을 수 있게 된다는 명분을 확실히 내세운다면 그 세상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모든 이들의 원한을 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서, 그것이 결국 평화를 파괴한 일임은 확실하기에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일도 물론 중요하다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그는 차분해진 목소리로 소녀에게 말하였다.
  "그러면 출발하자, 일생 일대의 중요한 시간이 곧 찾아오게 될 것이다."
  "예, 긴장되네요." 이에 소녀가 바로 화답하고, 그러는 동안 함선들은 일제히 파울리나의 지시에 따라 우주의 먼 저편으로 나아가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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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알피나는 아쿠에리아와 이어진 다른 아공간을 통해 아쿠에리아와 멀리 떨어진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그란 젤레바 대의 기념 사진을 가만히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소녀. 그리고 이전에 저스틴, 클레어 등으로부터 받은 격려 편지들을 과거를 회상하는 듯이 가만히 바라보며 밝은 표정을 짓다가 그 편지들을 내려놓고, 다시 창가로 시선을 향하면서 말하였다.
  "그들의 행복은 언제라도 이어질 수 있어야 해. 그것을 위해서는 해야할 일이 있어."
  그리고 결의에 찬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래, 아직 끝은 아니야, 지금이 모든 것의 진정한 마지막을 위한 길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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