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eral-
  이그드라실의 불길은 3 일 동안 계속 타올랐다. 그 불길은 멈추지 않았고, 그러면서 주변 일대의 얼음까지 증발시켜 붉은 토양을 드러내기까지 하였다. 그 불길은 마치 영원한 지옥의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었지만, 열원의 힘이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강하였기에 그러할 뿐, 결국 그 불길도 서서히 사그라들며, 마침내 그 악마의 분노를 끝냈다.
  그 이후, 남은 것은 처참한 폐허와 녹아버린 대지 뿐. 이어서 버림받은 행성의 슬픔을 덮으려는 듯이 눈이 내려 녹은 대지와 폐허 그리고 파쇄된 알피나까지 모든 것을 뒤덮으면서 오딘은 다시 조용해졌다. 그렇게 모든 것을 침묵으로 다시 덮어버린 눈은 4 일 간 계속 내려 결국 모든 것을 다시 눈으로 뒤덮으면서 그쳤다.
  그 7 일을 보내며, 아에리사는 가만히 그 광경을 지켜보기만 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그는 오랫동안 정든 것의 소멸에 대한 슬픔을 드러내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그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눈이 그치자, 그는 그 폐허를 뒤로 한 채, 발걸음을 옮기어 어디론 가를 향해 걸어가려 하였다.

-Decision-
  그 무렵, 그를 향해 한 사람이 다가왔다. 검은 긴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를 가진 소녀로서, 하얀 셔츠와 다리를 전부 드러내는 검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미니스커트에 검은색을 띠며 앞이 트여있으며, 그 치맛단이 발목 근처까지 내려가는 검은 스커트를 덧입고, 검은 구두를 신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이였다.
  소녀는 아에리사를 향해 다가간 다음에 두 손을 가슴 언저리에 모으며 서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는 동안 아에리사는 조용히 그를 향해 돌아서고서 그에게 물었다.
  "코지마, 너도 이 곳에 온 거니?"
  "예." 이에 코지마라 칭해진 소녀는 그렇게 답을 하고서 지금껏 지켜보고 있었음을 밝혔다.
  "그렇구나." 이에 아에리사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답하고서, 지금까지 발키르야들에게 괴로운 숙명을 강요하던 모든 것을 파괴했다고 말하고서, 이제 그들을 괴롭힐 것은 없다는 언급을 행한 후에 그 숙명에 의한 비극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온화한 목소리를 내며 그에게 말을 건네었다.
  하지만 코지마의 표정은 결코 밝아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연기를 뿜어내는 이그드라실의 흔적으로 잠시 시선을 향하더니 그 광경을 보아달라고 말하였다. 이에 아에리사는 "응?" 이라고 목소리를 내며 그 광경을 잠시 보려 하였다. 그리고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그드라실의 흔적을 가리키며 코지마는 그 광경에 대한 언급을 차분한 목소리로 행하기 시작하였다.
  "표면의 불길은 꺼졌지만, 아직 지하의 불길은 남아 있어요. 그리고 눈밑에 묻혀있는 채, 다시 피어오르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지요."
  그리고서 그는 오드 엔의 영혼이 불길 속으로 들어오는 광경을 보았다고 말하고서 오드 엔을 비롯하여 멸망한 제국의 군신들이 그 안으로 집결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에 아에리사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 물었고, 그 물음에 코지마는 바로 답을 하였다.
  "낙원의 끝은 지옥이라는 말을 알고 계시나요?"
  "응." 이에 아에리사가 그렇다고 화답하자, 그는 그 의미 그대로라고 화답하고서 그에 대한 말을 건네었다.
  "이제 오딘은 악마의 이름으로 칭해지며, 악령의 혼이 깃든 행성이 될 거예요. 그리고, 파멸과 함께 타락한 신들이 지하로 들어가, 땅 속에 묻힌 아스가르드에 머무르며 힘을 탐하는 자들을 유혹하여, 그들을 저주스러운 힘에 빠지게 하여 파멸시킨 후에 자신의 영전으로 들여보내려 하겠지요. 그렇게 아스가르드라는 이름의 화려한 낙원은 지하로 추락하면서 비참한 지옥으로서 최후를 맞게 되는 거예요."
  "그런 의미가 있었구나." 이에 아에리사는 그렇게 말하자, 코지마는 그렇다고 화답하고서 그 일이 아에리사의 의지에 의한 일이었다고 해도, 아에리사가 죄를 가책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서 그 이유를 밝혔다.
  "그 낙원은 타락하고 있었으며, 언젠가는 멸망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낙원의 끝은 지옥이라는 말의 의미도 그것과 관련이 있어요. 낙원이 인간의 의지에 의해 타락하여 멸망하면 그 흔적에 남는 것은 지옥이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서 이제는 그 곳을 바라보려 하지도 말아 달라고 부탁하였다. "알았어." 이에 아에리사는 그렇게 화답하고서 이그드라실에서부터 돌아선 다음에 코지마를 동행시키기 시작하였다. 그 때, 코지마는 아에리사에게 이제 어디로 갈 것이냐고 물었다.
  "지옥으로 간다." 이에 아에리사는 바로 화답하였다. 그리고 코지마가 놀라며 그 이유를 묻자, 그 이유를 하늘로 시선을 향하며 대답으로써 언급하였다.
  "과오에 의해, 그리고 오드 엔의 탐욕에 의해 억울하게 지옥에 간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한 일이야. 그들에게 지은 죄에 용서를 빌고, 억울하게 지옥으로 간 이들이 있다면, 그들을 지옥에서 나오도록 해야 하겠지."
  그리고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나도 과오를 일으켰고, 그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희생되었다. 그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질 필요가 있어. 너도 그러할 것이고, 너도 그렇게 생각하겠지?"
  이에 코지마는 미소를 띠며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라고 화답하였다. 그리고서 같이 가겠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걱정스러워 하며 아에리사에게 물었다.
  "하지만, 악마들이 그들을 내놓아 줄 까요? 오히려 아에리사 님께 해를 끼칠지도......."
  "그렇게 하지는 못할 거야." 이에 아에리사는 미소를 띠며 화답한 다음에 아직 살아있다면, 이후에 선행을 행할 가능성이 있기에 악마들도 그런 이들은 함부로 어찌하지 못한다고 말하고서, 그들도 결국 인격체이기 때문에 오드 엔에 의해 희생된 이들이 억울하게 지옥에 갔음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언급을 한 이후에 그 사실을 분명히 인지한다면, 지옥의 판관들도 그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였다. 그리고서 그는 그에게,
  "자신의 잘못을 판관 앞에 확실히 고백하고, 그 속죄를 확실히 하겠음을 그들 앞에 맹세하거라, 코지마."
  라고 분명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러자 코지마는 명심하겠다고 말하고서, 그러면 판관들이 용서를 해 줄 것이냐고 묻자, 그는 미소를 띠며 그러하리라고 말한 후에 그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잘못을 갚을 의지가 분명한 이를 함부로 지옥으로 내몰 수는 없는 일이니까. 그리고 그 의지를 실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죽음에 이르러서도 어둠의 세계로 떨어지는 일은 없을 거야."
  그리고 다소 우울해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 전에 어차피 우리들은 잘못된 방식에 의해 태어났고, 또 영혼까지 피가 물든 존재이기도 하기에, 지옥에서조차 받아주지 못하는 이가 되어버려, 하늘의 빛을 직접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이에 코지마가 그것만큼은 어떻게 할 수 없는지에 대해 묻자, 아에리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신은 괜찮다고 말한 다음에 이그드라실에서 완전히 멀어지며 말하였다.
  "그저 억울하게 어둠의 세계로 떨어지는 영혼들이 없기를 바랄 뿐이야."

  한편, 그란 젤레바의 함교에는 저스틴이 이전의 평상복 차림을 한 채, 컴퓨터의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그 곁에는 셀리나가 자리잡고 있으면서 문서들을 정리하여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저스틴이 셀리나에게 물었다.
  "클레어는 이제 어디로 가는 거니?"
  "잘 모르겠는데, 이전에 작별하면서 나온 이야기를 통해 이전에 자신이 만났던 그 할머니와 소년을 다시 만나러 가지 않았을까 싶어, 이제는 그 곳의 모습도 많이 변해 버렸을 텐데."
  "그러하겠지, 이제는 수많은 세월이 지나가 버렸으니까. 그러면서도 가는 이유로 무엇이 있다고 하니?"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기 때문일 거야. 그 곳에서 클레어는 나름 많은 추억 거리들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거든. 그 이후에는 이전에 자신이 만났던 그 공주를 다시 만나려 할 것이기도 하고."
  그렇게 대화가 이어진 후, 클레어는 컴퓨터 내 문서 정리를 마치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때, 셀리나가 저스틴에게 한 가지 물음을 건네었다.
  "테오도리아나 발할라에 있던 이들이 마음에 남고 있어?"
  "응. 그러할 수밖에 없잖아." 이에 저스틴은 그렇게 화답하고서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기에 더욱 그러하다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온화한 목소리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 결국에는 이 곳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언젠가는 그들과 다시 만나게 될 때가 오리라는 것도 알고 있고."
  그 이후, 그는 다시 미소를 띠며 그에 대해서는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자고 말하고서, 루시아와 새 멤버인 메르나 간에 다툼은 없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셀리나는 그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서 가끔 루시아가 메르나에게 수련을 시키면서 엄한 상황을 만드는 것 외에는 별 거 없다는 언급을 행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 셀리나는 왼손을 허리 위에 올리며 말하였다.
  "메르나도 나름 머리가 좋고, 일 처리에 밝아. 그래서, 클레어를 대신하게 만들고 싶어."
  "가능할까?" 이에 저스틴이 당황하며 묻자, 셀리나는 "기대해 봐야지." 라고 답을 하고서, 메르나도 수십년 간 살아오며 여러 일을 해 왔던 이임을 밝힌 다음에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그렇게 일 처리가 끝난 후, 저스틴은 샤워를 마친 다음에 셔츠 한 장만 걸친 다음에 에리사가 머무르고 있던 방으로 들어가 그 침대에 앉은 채, 이제는 비어버린 방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려 하였다. 메르나가 들어오기도 하였으나, 저스틴은 에리사의 방은 아무도 쓰지 못하게 했다. 그런 방으로 들어온 후, 침대를 둘러보다가 우주 공간으로 시선을 향하면서 그는 자신의 곁에 없는 에리사를 향해 말하였다.
  "지금 어디에 있니? 이제는 모든 것을 잃지 않으며 살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 때, 루시아가 방 안으로 들어오며 저스틴의 바로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에리사에 대한 소식을 코지마가 전해 주었음을 알리기도 하였다. 그 이후에 저스틴이 곧바로 그에 대해 물었다.
  "그래? 그 아이는 지금 어디에 있다고 하니?"
  "오딘에 있어, 그러다가 이제 오딘을 떠나 중대한 일을 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갈 모양이야."
  그 물음에 차분한 목소리로 그렇게 화답하는 루시아. 그리고서 저스틴에게 그가 죽을 것인지에 대해 걱정하느냐고 묻자, 저스틴은 "그렇지 않아." 라고 화답하고서 이전보다 더욱 밝아진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 아이라면, 어디에라도 살아있을 거야, 그리고 어딘가에 머무르며, 자신의 삶을 마련하겠지. 그 아이는 항상 그렇게 살아왔었어. 발할라를 떠나올 때부터 계속 그러하였지."
  그리고서 다만, 또 어려운 삶을 살아가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을 따름이라는 말을 하고서, 웃음을 지으며 메르나는 어떠하냐고 물었다. 이에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답하는 루시아.
  "변함 없이 귀여운 여동생 같은 아이야."
  "그렇구나." 이에 저스틴은 환하게 미소를 띠며 말한 다음에 전쟁이 끝났지만, 보상금을 받지 못한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루시아는 대단치 않다고 말하고서,
  "어차피 우리는 이런 일에 대한 보상따위, 안 받아도 상관없는 이들이잖아? 보상 못 받으면, 다른 일거리를 찾아 돈을 벌거나, 쓸만한 잔해들을 수거해 가면 되겠지. 영웅은 못 되었다지만, 차라리 이렇게 사는 편이 여러모로 편해. 영웅이 되면 여러~모로 불편하다는 사실은 저스틴 언니도 잘 알고 있잖아, 안 그래?"
  "그건 그래." 이에 저스틴은 잠시 웃는 소리를 내며 그 생각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Letter-
  사망했다고 알려진 함대의 전 인원이 귀환하고, 모든 것은 기적처럼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쥬디도 아버지를 다시 만났고, 그 아버지와 함께 어디론 가로 떠나갔다. 아버지의 고향이 있는 곳으로 갔다는데, 그 곳이 어디인지는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아쿠에리아의 모든 것은 원래대로 돌아갔고, 사람들은 그 곳에 일어난 전투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그 전투에 대한 경험이 부정되기까지 하고 있다. 그래서 아쿠에리아에 있었던 그 전투들은 몇몇 사람들의 환상 속에서 나타났다 하여 그것을 '환상 전투' 라 칭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그 일은 중요치 않다. 어쩌면 그 전투가 몇몇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은 채, 잊혀져 가는 편이 나에게도 편한 일일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한 가지 알고 싶은 것이 있다면, '환상 전투' 를 이끌었던 그 자들은 어떤 이들이고, 무엇을 위해 아쿠에리아로 왔는 가에 대한 것일 따름.
  그 전투를 이끈 이들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다면, 나는 그들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라도 알아내려 했겠지만, 그러하지도 못하니, 그렇게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38 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면서도 그들의 실체는 결국 알아낼 수 없었다.
  혹시 나의 이야기를 알게 된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부탁을 한다. 그 환상 전투의 진실에 대해 알고 있다면, 그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려달라고. 그렇게 해서라도 진실을 어느 정도나마 알고 싶다. 언론에 그것을 알리고자 함이 아니다. 그저, 알고 싶다는 나의 한 가지 소망에 의한 일이다.

-And......-
  그리고 몇 년 후, 루시아는 자신의 평상복 위에 하얀 망토를 걸친 채, 어느 계곡을 걷고 있었다. 그 무렵, 그러한 그를 향해 두 사람이 찾아왔다. 자주색 머리카락을 가진 이들로서, 한 사람은 머리카락이 길고, 다른 사람은 목까지 내려가는 정도였으며, 둘 다 하얀색을 띠는 반소매 셔츠와 하얀색을 띠며 다리를 전부 드러낼 정도로 짧은 단을 가진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머리카락이 긴 이는 검은 스타킹으로 다리를 감싸고, 짧은 이는 하얀 스타킹으로 다리를 감싸는 모습을 보인다는 구별점도 있었다.
  이들 중 머리카락이 긴 사람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짧은 사람은 비교적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머리카락이 긴 사람이 앞장서고 있었다.
  "오랜만이야, 루시. 결국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네."
  그 후, 머리카락이 긴 이가 루시아를 보면서 그렇게 말을 건네자, 루시아도 이에 질 수 없다는 듯이 화답하였다.
  "그렇게 말하는 그 쪽은 아잘레아 슈피겔 그리고 슈텔레 자매이겠구나, 지금껏 어디가서 안 나타나는가 싶더니, 그런 곳에 있었을 줄은."
  그리고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기 위해 왔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슈피겔이라 칭해진 소녀가 "그러하지." 라고 화답하고서 그 기회에 루시아라도 제압해서 그란 젤레바에게 자신이 지지 않을 것임을 드러내고 싶다고 그 이유를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자 루시아는 그들에게,
  "그래서 그런 조직에 들어가 용병 노릇을 하고 있는 건가?"
  라고 물으며 허리에 차고 있던 광검의 자루를 오른손으로 잡고, 푸른 칼날이 슈피겔을 향하도록 하였다. 그러자 슈피겔 역시 자신의 허리에 매어진 광검의 자루를 잡고 노란 칼날을 드러내면서 말하였다.
  "그런 방식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너와의 결착을 짓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 이즈마, 키야스 언니도 기다리고 있으니까, 기대해도 좋아."
  "그들도 와 있는 건가!?" 이에 루시아는 놀라면서 물었고, 이에 슈텔레가 슈피겔을 대신해 "확실해." 라고 화답하고서 정말 그러한지는 앞으로 그 일에 도전을 계속 하다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 말하였다. 그 이후, 슈피겔은 "알겠지?" 라고 화답하고서 그에게 마지막으로 말을 건네었다.
  "이번에는 지난 때의 굴욕, 확실히 갚아주겠어. 이 일을 위해 5 년 동안 참고 있었음을 명심해. 대결이 시작되는 순간, 그 말의 진의를 확실히 깨달을 수 있을 거야."
  그러자 루시아가 그러한 그에게 곧바로 화답하였다.
  "그러하겠지. 하지만, 그런 너희들이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이상, 이번에도 승자는 내가 될 거다. 정의가 승리한다는 말의 의미, 확실히 알게 해 주마."

  제국력 2623 년 6 월 2 일. 제국의 마지막 생명과도 같았던 이그드라실의 제어 시스템 '우르다르브룬' 이 파괴되면서 오딘 제국은 건국 2623 년 만에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 이후, 제국의 속박에서 온전히 벗어난 발키르야들은 발할라를 보수하여 은하 행성 연합이 소속된 곳에서 멀리 떨어진 구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전투로 인해 파괴된 무기는 보수되지 않았다.
  은하 행성 연합이 속한 구역을 떠나간 후, 발키르야들은 거주지의 이름을 '전사자들의 전당' 이라는 이름을 가진 발할라에서 '기믈리(Gimli)' 로 개명한 이후에 거주가 가능한 행성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기 시작하였다. 언젠가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한 이후에 그 곳에서 헤어졌던 모든 이들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하고 있으면서. 35 인이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은 기약이 없었으나, 그 날은 반드시 오리라고 그들은 믿고 있었다. 결국 그들은 하나의 운명을 가지고 있기에, 다른 삶을 살아가더라도 결국 한 운명의 길목에서 같은 삶의 궤적을 가지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마음 속에 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