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다스의 동부에 위치한 라넬리스 지역의 남쪽 바다 인근에는 아스룬(Asrun) 그리고 샤티에(Schatie) 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과거에는 샤티에라는 하나의 큰 도시였고, 그래서 샤티에 인근의 만이 있어서 이를 샤티에 만이라 칭하기도 했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아스룬이 샤티에에 분리되어 2 개의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이 때, 샤티에의 영역 중 다수를 아스룬이 차지해 버려, 샤티에의 남은 영역은 상당히 작아진 상태이다.
  샤티에의 남은 영역은 바다와 인접한 만 부근으로, 바다 구경을 하기에는 그렇게 좋은 곳은 아닌 편이나, 만이 자리잡은 강가 일대로 넓게 습지가 펼쳐져 있어서 여러 훌륭한 풍경들을 만들어 내는 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러다가 지난 483 년에 세계 각지의 정원을 모사한 형태의 정원을 모아 전시한 대규모 공원을 설립, 강 줄기를 중심으로 동부와 서부로 구분하여 외지인들에게 개방하고 있었다.
  이외에 남부 먼 부근에는 갈대밭 사이로 나무 길을 조성하여, 인근의 산까지 이어져 있었으니, 그 길을 통해 갈대밭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2 월 즈음에는 몇몇 친구들과 함께 그 갈대밭으로 갔었으나, 그 당시에는 갈색과 회색만 보이는 칙칙한 인상에 별로 흥미롭다고 여기지 않아, 그냥저냥 들르기만 하였던 곳이었다. 다만, 나무길과 이어진 산길로 올라가려 하다가 그 산길로 가려 하는 도중에 친구들이 더 이상 가지 말자고 부탁하였기에, 돌아서야 했던 기억이 있기는 하였다.
  '그 때, 마련했던 요구르트는 정말 맛있었는데......'
  당시에는 별로 가고 싶지 않기는 하였으나, 샤티에 동쪽 인근의 라단(Ladan) 이라는 곳에서 제조되었다는 요구르트는 요구르트를 바탕으로 한 음료의 형태를 띠고 있기는 하였으나, 요구르트의 원형에 가깝게 걸쭉하게 만들어져서 잔에 부어 넣은 이후에도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야 했는데, 이런 맛이 진짜 요구르트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유난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것. 다시 여행하면서도 그 맛을 잊지 못해서 그 요구르트들은 상점에서 몇 개는 다시 사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기도 한 바 있었다.

  처음 간 곳은 샤티에의 명소로 알려진 정원들이 모인 대공원으로, 서문을 통해 진입해 들어갔다. 서문 쪽으로 진입해 들어갈 수 있는 공원의 서쪽은 꽃길과 고지대의 산길을 따라 나 있는 정원들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산길에는 동방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정원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산길 사이로는 하얀 다이시아(Daisia) 꽃들이 가득히 피어나 있었으니, 그 하얀 꽃들이 순수한 아름다움이라는 화사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는데, 이 풍경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진기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에는 거대한 새의 형상을 이루는 꽃나무들의 모임이 보였던 그 산길을 올라갔다가 내려온 이후에는 잠시 호수 구경을 하고 있었다. 호수에는 많은 수의 오리들이 머무르고 있으면서 헤엄도 치고, 목을 축이는 동작을 취하기도 하고 있었다. 유난히 선명한 초록색을 띠는 머리를 가지는 오리들이 보이는 다소 우스꽝스럽기도 한 행동에 흥미를 느끼며 재미나게 호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초록색 머리를 가지는 오리들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산이 주가 되었던 서쪽과 달리, 동쪽은 평지가 주이며, 세계 전역의 유서 깊은 정원을 모사한 모습이나 기발한 상상이 돋보이는 미로 정원 등이 인상적이어서 오랫동안 흥미롭게 둘러볼 수 있었다. 다만, 공원 자체가 워낙 넓다 보니, 오랫동안 걸어야 했고, 그로 인해 발이 아프기도 해 정원의 동쪽 경계 즈음에 위치한 습지대에 이를 즈음에는 이를 견디기 힘들어져 앉아서 쉬는 간격이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폐장 시간이 가까워진 17 시 30 분 즈음에는 어서 나가서 쉴 곳을 찾고 싶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다급해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은 물론, 해안에 살고 있으면서 볼 수 없었던 각종 진기한 꽃들을 보며 이를 통해 낯선 것들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오랜만에 경험할 수 있었고, 여름이 다가와 가며 더욱 선명해져 가는 초록색 이파리의 색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가는 맑은 물줄기를 보며, 마음까지 시원해져 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었다.
  비록 바다 구경을 많이 하거나 할 수는 없었지만, 이번 494 년에 있어서 가장 훌륭한 여행을 했다고 생각했기에 힘들게 계속 걷고 뛰고 하면서도 즐거워 할 수 있었다. 소정령 간 통신을 통해, 친구가 연락을 했을 때에도 서슴 없이 여태껏 해 온 여행 중에서 가장 보람 있는 여행이었음을 당당히 말할 정도였으니.
  마지막에는 공원 동쪽의 중심에 위치한 호수를 다리를 통해 건너가려 하였다. 다리의 중간 즈음에 산처럼 생긴 섬 하나가 자리잡고 있었으며, 이 산은 좁다란 나선형 길을 통해 걸어 올라갈 수 있었다. 그 좁은 나선 길목을 따라 올라간 그 봉우리에는 샤티에라는 도시의 역사를 알리는 비석들이 원형을 이루며 자리잡고 있었다.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기는 했지만, 샤티에가 어떤 역사를 거쳐 왔는지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려주고 있어서 그 역사에 대해 혹시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그 모습을 보고, 바로 알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첫째 날은 이렇게 정원들이 모여 구성된 공원을 둘러보는 것으로 보냈다. 그 이후의 여행이 어떠하였는지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설명을 하려고 한다.